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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왔던 tvN 토일 드라마 <철인왕후>를 드디어 정주행했네요. 초반에 여러 논란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체 시청률을 갱신하며 20부작을 끝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럼 이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얻은 드라마 <철인왕후>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 철인왕후 소개

드마라 <철인왕후>는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웹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웹드라마를 정식 리메이크해서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현대 남성의 영혼이 과거 왕후의 몸에 들어간다는 기본적인 설정만 가져왔을뿐, 나머지 스토리나 이야기의 전개는 원작과 전혀 다르게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철인왕후-포스터

철인왕후

방영 : 2020 - 2021
채널 : tvN
회차 : 20부작
출연 : 신혜선, 김정현, 배종옥, 김태우, 설인아, 나인우

 

드라마 <철인왕후>는 초반 예고편 자체가 이미 나는 퓨전 사극이다 하는 느낌을 여실히 주었는데요. 짧은 영상만으로도 약간 B급 감성이 가득 느껴지는 코미디스러움에 굉장히 호기심이 일더라구요.

 

사실 초반 방영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 너무 많아서 조금 고민이 되었는데요. 하지만 하도 주변에서 재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보게 되었는데요. 1화를 보자마자 순삭하면서 끝까지 완전 빠져들며 봤네요.

 

 

 

철인왕후 원작은 중드 웹소설

철인왕후-한국판-중국판

 

철인왕후는 중국의 웹드라마인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는데요. <태자비승직기>는 2015년부터 2016년에 방영되어 무려 37부작으로 마무리된 장편의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원래 중드 특성상 회차당 40분 정도이고, 더군다나 웹드라마라 더욱 가볍게 정주행하기 좋은 분량이죠. 중드의 보편적인 회차들과 비교해서 말이죠.

 

원작의 기본 스토리는 바람둥이 장붕이 물에 빠져 천년 전 태자비 장봉봉의 몸으로 깨어나며, 황위 쟁탈전을 벌이는 황궁의 암투 속에서 황궁 생활을 적응하고, 자신을 지켜나가는 이야기입니다. 포스터 사진을 보면 느껴지겠지만, 사실 원작의 이미지는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로 B급 느낌이 강렬한데요.

 

 

사극인데도 불구 웹드라마에 워낙 전예산으로 제작된 터라 인물들의 의상이 가히 충격적일 정도로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원래 이렇게 재밌는 작품에 원작이 있으면 꼭 보게 마련인데, 실상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실제로 초반은 개그요소때문에 재미있다는 분들도 있지만 원작에서 혐한 논란도 있었고, 너무 퀄리티가 떨어지다보니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궁금했지만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국 역사적 인물로 바뀐 설정

철인왕후-스틸컷1

 

원작과는 다르게 실제 역사적 인물인 철종과 철인왕후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초반에 여러 논란에 모든 등장인물과 사건 등은 허구라는 공지를 드라마 시작 전 띄우며, 가공의 세계관으로 방향을 틀어야했는데요. 주 세력으로 나오는 가문도 약간의 이름은 변경하여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모티브가 된 역사적 인물들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조선왕조 제 25대 왕 철종은 가족과 함께 강화도에 유배되어 농부로 살아가던 인물이였는데요. 영조의 혈손인 헌종이 후사가 없이 죽자 그 뒤를 이어 갑자기 왕으로 신분상승하게 된 인물입니다.

 

 

안동김씨 가문과 수렴청정을 하는 대왕대비의 세도정치로 인해 꼭두각시 왕노릇을 해야했는데요. 또한 당시 전국 각지의 대규모 민란도 크게 일었지만, 이미 권력과 부패에 찌든 조정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시기였기에 철종은 소극적으로밖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고, 많은 병마에 재위 14년이라는 이른 나이에 병사하게된 비운의 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철인왕후-스틸컷2

 

실제 역사에서 철인왕후는 안동김씨 가문으로 왕비가 되었지만, 친정을 두둔하지 않고, 정치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성품이 올곧고 왕비가 된 이후에도 검소하게 생활하며, 남을 헐뜯는 신하에게는 대답을 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인물이였다고 합니다.

 

출산한 아들은 6개월만에 사망하여 평생 자식없이 살았으며, 철종이 승하한 후 순원왕후와 신정왕후를 섬기며 집안의 어른으로써 품위를 지키고, 15년 뒤 42세의 나이에 숨을 거뒀다고 합니다.

 

 

 

신박한 연기와 조연들의 케미

철인왕후-스틸컷3

 

독특한 컨셉의 개그코드가 가미된 초반에서부터 역사적 모티브에서 얻은 궁중암투와 권력다툼을 그린 진지한 후반부까지 변화무쌍한 극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기력이 정말 중요했는데요.

 

과장된 연기가 필요했음에도 그것을 부자연스럽지 않게 잘 표현해야했던, 남자영혼을 가진 중전을 신혜선 배우가 잘 연기한 덕분에 매력적인 소봉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더군다나 남주인 철종역의 김정현 배우 또한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보여주었던 진지한 개그캐를 잘 표현해서 둘의 케미가 더욱 돋보였는데요. 이렇게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준 주연과 더불어 탄탄한 연기력과 더불어 극중 분위기를 더없이 살려주었던 조연들의 연기의 합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드라마 후반부까지 즐겁게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철인왕후-스틸컷4

 

중전과 최상궁, 그리고 홍연의 신분을 뛰어넘는 우정과 서로 적의 신분임에도 끈끈한 로맨스같은 우정을 보여준 홍별감과 김환의 케미 역시 드라마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철인왕후-스틸컷5

 

특히 최상궁 역의 차청화 배우의 경우 이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연기력을 소화하는 배우로 재조명되며 주목받았는데요.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아했던 캐릭터였던지라 앞으로도 좋은 역할에 종종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원작과 다른 엔딩(스포O)

원작소설의 경우 장봉봉이 아들을 나아 황제에 앉히고 대비가 되는 해피엔딩 결말이라고 하는데요. 드라마 <태자비승직기>의 경우 결말이 3가지나 된다고 하는데, 하나같이 다소 황당한 결말이더라구요.

 

 

1. 현실로 돌아온 장봉이 제성(황제)을 그리워하며 수영장으로 돌아가 물속에 뛰어듬
2. 장봉봉과 제성이 의문의 자객의 습격을 받고 숨을 거두고, 장봉이로 현실에 돌아온 주인공이 제성과 똑같이 생긴 의사를 발견하고 끝남
3. 왕위를 태자에게 물려주고 행복하게 살던 장봉봉과 제성이 키스를 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작품을 촬영중이 스태프들이 나오면서 모든 것이 드라마라는 것을 보여줌

 

국내버전의 경우는 소봉(소용이 몸에 들어온 봉환 줄임말)이는 다시 현실의 봉환으로 돌아가고, 철종은 중전이 전과는 다름을 은연중 느끼지만, 돌아온 소용과 행복한 재회로 끝이납니다.

 

어린 시절 철종이 소용과 인연이 있었긴 하지만, 애당초 그가 반한 인물은 소봉이였기 때문에 사실상 둘이 이어지지 않고 끝나는 엔딩이라 다소 아쉽긴 하지만, 그렇다고 소용의 죽음을 바랄수도, 현실의 봉환의 죽음도 바랄수도 없기에 나름대로 현실적인 엔딩이였습니다.

 

철인왕후-스틸컷6

 

이런 아쉬운 엔딩을 달래줄 에필로가 공개되었는데요. 바로 <철인왕후: 대나무숲>이라는 에필로그화 2부작을 추가로 제작하여 티빙에만 단독공개하였습니다. 

 

추가 에필로그에서는 철종과 소용의 첫 만남과 그외에 인물들의 보너스 에피소드가 담겨 본 드라마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는데요. 에피소드가 생각보다 너무 깨알 재미가 있어서 너무 즐겁게 보았습니다.

 

 

 

감각적인 연출과 찰떡BGM

원작과 달리 이 드라마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었던 것은 바로 감각적인 퀄리티 높은 연출과 극 분위기에 찰떡이였던 신박한 BGM과 OST였던 것 같아요. 드라마의 첫 이미지를 각인시켜주는 오프닝 타이틀의 경우, 전통적인 느낌의 콜라주형식으로 작업하여 굉장히 멋졌는데요.

 

 

 

딱 봐도 만든이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을지 여실히 느껴질만큼 아름답더라구요. 특히 드라마에 메인 OST인 '봉환아'는 웃기는 장면에서 꼭 등장하여 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정말 찰떡 배경음악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가사도 너무 재미있고, 들을 때마다 무척 신이났는데요.

 

과연 이런 기가막힌 노래를 누가 불렀을까 싶었는데, 가수 노라조가 불렀더라구요. 딱 듣자마자 발랄한 소봉이가 떠오르는 기가막힌 중전 테마곡같은 노래입니다.

 

 

 

재밌었으나 너무 아쉬운 역사왜곡 논란

극중 배경들도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 많이 나왔는데요. 특히 중전이 빠졌던 정좌가 있는 연못은 무척 아름다웠는데요. 알고보니 서울이 아닌 부여의 궁남지였더라구요. 실제로 보니 굉장히 아름다운 연못으로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한 번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재밌는 스토리와 신박한 연출 덕분에 푹 빠져서 본 <철인왕후>이지만 역사적 왜곡 논란이 있어서 여러 모로 아쉬웠던 드라마였습니다. 사실 찰떡같이 연기를 잘한 배우들은 무슨 잘못인가 싶기도 한데요.

 

그래도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나 제작진의 이러한 꼼꼼하지 못한 고증 확인이 매우 아쉽더라구요. 최근 들어 여러 번 역사왜곡 문제가 자꾸 터져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사극을 맘껏 즐기지 못하는 게 너무 씁쓸하네요. 부디 앞으로는 논란없이 재밌는 사극들이 많이 만들어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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