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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웹툰 한 편을 소개해드릴려고 하는데요. 바로 <묘진전>이라는 작품입니다. <묘진전>은 다음에서 연재된 젤리빈의 작가의 데뷔작인데요. 총 4권의 책으로 출간이 되었어요. 웹툰 <묘진전>은 예전에 연재될 때 보다가 중간에 멈춘 적이 있었던 작품인데요.
어느 날 갑자기 이 작품이 어떻게 끝났는지 너무 궁금해져서 다신 한 번 찾아봤는데 벌써 완결이 되었더라구요. 거기다 책으로 출간도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총 4권으로 이루어져 있어 길지 않아 부담없이 보기 정말 좋았는데요. 마지막권에서는 끝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몰입도와 후유증이 상당한 엔딩이였네요.
웹툰 묘진전 소개
<묘진전>의 스토리는 한국의 고전 설화, 신화, 민담을 배경으로 진행되는데요. 제한된 색체만 사용하여 동양화같은 스무스한 수묵화적 화풍이 굉장히 묘하고 신비롭습니다. 더불어 옛이야기를 하듯이 나지막이 읖조리는 듯한 나레이션이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시켜줘서 굉장히 몰입이 되는데요.
보다 보면 너무 자연스럽게 술술 넘어가서 책을 읽는게 아니라 이야기를 동양화로 감상하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어요. 생각보다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장면이 꽤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그림체에 과하지 않은 표현 때문인지 그다지 막 소름끼치게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물론 일부 사람들은 불편하게 느낀다고는 평도 꽤 많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포나 잔인한 거를 좋아하지 않는데요. 이상하게도 이 작품은 묘하게도 그런 신비롭고 기괴한 조화에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면서 몰입과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넘기에 만드는 마력이 있더라구요.
등장인물 소개
<묘진전>은 하늘에서 떨어진 신 묘진을 중심으로 산이, 진홍, 막만 네 명의 주인공들이 얽히고 설킨 인연을 담고 있는데요. 사실상 주인공은 묘진인 것 같고 굳이 따지자면 여주는 막만이 같은데 사실 보다보면 네 명의 인물 모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특별한 주인공이라고 할 건 없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목이 묘진전이니 만큼 묘진이 가장 메인 인물이 아닐까 싶어요.
1. 묘진
묘진은 훤칠한 체구에 수려한 외모를 지녔으나 성격은 한없이 차갑고 시크한 인물인데요. 연민이 한 톨도 없는 냉정한 인물로 보이지만 은근 막만을 챙기는 츤데레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묘진은 천계에 살지 못하는 하위계급 신들이 떨어진 곳으로 지옥같이 척박한 환경에 매일 굶주림과 싸움 속에서 살아가는 땅인 오니에서 태어나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다가 십이지 중 한명을 죽여 계급상승을 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의 출신 성분을 못마땅해한 다른 신들의 계략으로 계속되는 살인을 하게 되고 결국 지상으로 추방됩니다.
네가 혼자 복수가 추악하다 고민하며 괴로워해봤자, 알아주는 이 하나 없어. 둘러보니 세상이 그러한데... 그냥 내 몸뚱아리 하나 살리면 되는 거 아니겠어?
묘진은 묘력이 높아 지상의 요괴들에게 호시탐탐 노림을 당하지만 꿈쩍하지 않을 만큼 강합니다. 그러나 역신 각시손님에게 속아 눈 한쪽을 빼앗기게 되죠. 그녀를 쫓던 중 자신의 눈을 가진 아기 산을 발견하게 되고, 하늘로 돌아갈 덕을 쌓을 요량으로 그를 양아들로 삼아버립니다.
하지만 첫만남부터 마지막까지 시종일관 정을 주지 않고 냉정하게 기르고 사실상 양육은 자신의 하인 격인 도깨비에게 맡겨버리죠. 후에 신내린 처녀로 데리고간 막만을 죽게 한 죄로 그녀가 저주를 내려 힘을 잃게 되고 연민인지 걱정인지 모를 감정으로 막만을 따라 나서게 됩니다.
2. 막만
막막의 본명은 달래로 노비로 태어나 같은 또래의 주인댁 아씨 진홍의 계략으로 가족과 떨어져 무수한 괴롭힘을 당하는 비운의 인물인데요. 진홍의 저주로 얼굴에 비늘이 돋아 흉측하게 변해버리고 신이 막 만들었다는 의미의 ‘막만’이라 불리게 됩니다.
거기다 억울하게 멍석말이 당해 만신창이가 된 채 쫓겨난 그녀는 가족에게 가려는 도중 신내림 처녀로 지목되어 묘진에게 잡혀가 제물로 죽게 됩니다. 이에 원한을 갖고 다시 살아난 그녀는 복수를 위해 살아가게 되며 혹여 복수를 하지 못할 시 죽게될까 두려움에 떨게되죠.
나으리, 내 머리로는 말이오. 미운 것들을 마음에서 놓아야 한다는 걸 알겠는데...나를 지켜주지 못한 수호신들이 원망스럽고, 날 죽음으로 몰아간 나으리가 영산의 괴물들이, 진홍 아씨가 도저히 용서가 안 되오.
원한으로 복수심에 찬 그녀는 묘진을 찾아가 저주를 걸고 자신을 죽게 만든 산주인들을 한명씩 죽이며 평양으로 올라갑니다. 막만은 엄청나게 착한 인물이라고 할 순 없지만, 심성 자체는 순박하고 선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복수를 하면서도 내내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정작 제일 복수하고 싶었던 진홍을 마주쳐도 그녀를 쉽사리 죽이지 못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습니다.
3. 산
산이는 역신 각시손님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나자마자 양쪽 눈이 없었는데요. 이를 가엽게 여긴 엄마 각시손님이 꾀를 내어 묘진에게 뺏어 강제로 한쪽 눈 심은 덕분에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묘진의 양아들로 길러지나 거의 양육은 도깨비 미동 담당하게 되죠. 거의 미동의 자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살뜰한 도깨비의 품에서 자라납니다.
하지만 묘진을 친아빠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애정없이 외롭게 자라게 만든 그를 원망하며 결국 떠나게 되버리죠. 그는 천성이 선하고 올곧은 성향 덕분에 어릴 적 약손이 영감에게 배운 의술을 활용하여 다른 이들을 치료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아버진... 별이 되지 못하실 겁니다. 단 한순간도 누군가의 빛이 되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산이는 어린 시절 만난 모란과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꿈꾸지만 자신으로부터 전해진 역신의 능력을 지닌 딸을 낳다 견디지 못하고 모란이 죽자 큰 절망에 빠져버립니다. 그로 인해 삶의 모든 희망을 잃은 그는 양쪽 눈도 없이 태어난 딸을 버리고, 역신으로서의 본능대로 이곳저곳을 떠돌며 막 살기 시작합니다.
4. 진홍
진홍은 부유한 양반집 외동딸로 태어났지만, 가문을 이끌어갈 아들을 원한 아버지의 미움을 받고 자라나 심성이 엄청 비뚤어진 인물인데요. 자신이 가지지 못한 행복한 가정을 가진 막만을 질투해, 그녀를 가족과 강제로 떼어놓고 수시로 괴롭히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최고의 빌런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막만을 괴롭히던 그 때, 그녀의 악의 기운을 느낀 동자 요괴가 각성하여 그녀의 악행을 도우게 되죠. 이후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막만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여 요괴를 통해 저주를 내려 그녀의 얼굴을 망가트려버립니다.
후에 막만을 내쫓고 권력을 얻기 위해 권세있는 집안에 시집을 가지만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불공을 드리는 과정에서 묘진과 막만에게 잡혀 보복을 당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마음 약한 막만이 차마 죽이지 못해 살아나게 되죠. 그러나 도적에 의해 겁탈당했다 의심을 산 시댁에 의해 별채로 쫓겨나게 되면서 막만을 더욱 원망하게 됩니다.
진홍은 참 보면 이해가 안갈 정도로 무슨 상황에서든 맹목적으로 막만만 원망하며 악을 쓰는게 되려 안타까울 정도인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질투와 증오심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전략을 써서 다시 권력을 얻어 집안을 장악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흡입력 높은 연출
<묘진전>은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세계관을 갖고 있어서 어둡지만 단순히 거기서 그치지 않고, 뭔가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끝나는 것이 굉장히 인상깊은 작품이였는데요. 큰 서사를 진행하면서도 짜잘한 에피들을 놓치지 않고 잘 녹여내어 굉장히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장면 전환이 돋보입니다. 거기에 연출력 또한 정말 좋은 작가라 생각이 들었는데요.
다시 기괴스러울 수 있는 소재와 스토리를 기막힌 연출을 통해 굉장히 묘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다음이 궁금해지게 만들어 계속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흡입력이 상당했습니다. 끝없이 추락하는 비극적인 이야기가 반복되지만, 그러한 절망 속에서 다시금 희망과 연민을 찾는 인간의 모습이 대비적으로 극대화되면서 더욱 심금을 울리더라구요.
더불어 단순히 선한 주인공을 그리지 않아 진부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신임에도 인간적인 내면의 갈등과 고뇌를 묘진을 통해서 그리고 복수에서 연민 그리고 화해와 용서로 이어지는 복잡다난한 인간의 모습을 막만을 통해서 말이죠.
그렇다고 엄청난 교훈을 전하려 하지 않고, 이 작품은 그저 담담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엄청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보고 나면 한참 깊은 여운에 빠져있게 되는 정말 신묘한 느낌이 드는 작품으로 완전 애정작이 되어버렸네요.
기대되는 젤리빈 작가의 다음 신작
최근 작가님의 또 다른 신작이 나온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번 작품을 너무 재밌게 읽었던 터라 신작은 과연 어떤 새로움과 감동을 줄지 기대되었습니다.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확실히 <묘진전>은 마니악틱한 장르의 느낌이라 호불호는 확실히 가릴 수 있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제대로 빠져들만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에요. 특히 고전 설화나 기묘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신분들이나 아니면 서양 판타지에 염증을 느끼시는 분들은 한 번 쯤 읽어보시길 추천 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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