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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본 영화 한편으로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그때부터 자비에 돌란 감독의 여러 영화들을 찾아보며 열광했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물론 현재에도 신작이 나오면 어김없이 꼭 보게 되지만, 아무래도 이전 작들의 여운의 깊이에는 못 미쳐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보게 만드는 이유가 뭘까 생각하게 만들지만 딱히 큰 이유는 생각나지 않더라구요. 그나마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아마 정형적인지 않은 자비에 돌란만의 개성이 뚝뚝 묻어나는 독특한 연출과 색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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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 돌란 영화 소개

사실 영화적 재미를 따지면 그의 작품들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소 거친듯한 감정의 폭발과 압도적인 미장센으로 가득한 작품들을 보면 어느새 그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깊이 몰입되어 엄청난 감동을 느끼는 순간이 오게되는데요. 아무래도 그러한 지점이 이 영화들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럼 이전 포스팅에 이어서 자비에 돌란의 영화들을 개봉순으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마미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던 스티브가 사고 쳐 쫓겨나게 되자, 그의 엄마 디안은 다시 한번 아들과 행복한 생활을 살아보려 합니다. 디안은 그녀만의 방식으로 잘 지내보려 하지만,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스티브를 보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연히 이들 앞에 옆집 여인 카일라가 등장하고, 이들은 서로 함께 의지하고 시간을 보내며,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행복과 안정감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디안에게 한 장의 편지가 날아오고, 그동안 안정감 있게 흘러가던 그들의 일상이 조금씩 어긋나게 됩니다.

마미

2014 | 캐나다, 프랑스 | 138분
출연 : 앤 도벌, 안토니 올리버 피론, 쉬잔느 클레먼트

 

<마미>는 자비에 돌란 작품 중 유일하게 극장에서 관람했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데요. 영화는 1:1이라는 독창적인 화면 비율로 시작부터 인물에 집중시켜 그들이 처한 현실을 극도로 밀착되도록 관객을 이끕니다. 더불어 주인공 감정 변화와 함께 1.85:1로 확장되어 비주얼과 동시에 극적인 감정전달 효과를 보여주는데요. 이러한 독특한 화면 비율 장치 덕분에 극장에서 봤을 때 훨씬 인물의 감정 변화가 극대화되어 느껴져서 굉장히 인상적이였어요. 

 

그리고 이 작품이 좋았던 이유는 결핍을 가지고 있는 3명의 인물이 각자의 상황과 감정에 집중시키면서 다양하게 변화하는 세밀한 감정변화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이였어요. 마치 영원한 행복같은 순간이 있었지만, 한 순간에 무너져버리는 양상이 마치 우리내 일상과 그다지 다르지 않고, 그것을 더욱 극대화한 느낌이라 끝나고도 한동안 여운에 빠져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개인적으로는 극장에서 이 작품을 보게된 것이 정말 다행이였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던 영화였죠.

 

 

 

2. 단지 세상의 끝

시한부 선고를 받은 유명 작가 우리가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고향을 떠난 지 12년 만에 집을 찾습니다. 그를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와 형과 형수, 그리고 여동생은 반갑게 그를 맞이합니다. 마지막 삶의 끝에서 숨겨왔던 비밀을 고백하려는 루이.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가족들은 분노와 원망의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는데.

단지-세상의-끝

2016 | 캐나다, 프랑스 | 99분
출연 : 가스파르 율리엘, 뱅상 카셀, 마리옹 꼬띠아르, 레아 세이두

 

영화 <단지 세상의 끝>은 정말 유명한 프랑스의 쟁쟁한 탑배우들이 한 작품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조금 답답하고 아쉬움이 남았던 영화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자비에 돌란 작품은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가 좋았다기 보다는 어느 특정 장면의 연출 부분이 강하게 기억에 남아서 그 클립만 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부분의 임팩트를 제대로 느끼려면 길고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모든 긴 장면들을 다 봐야하기 때문에 엄두가 잘 안 나서 좋아하는 작품임에도 N차 관람을 잘 안하게 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차기작이 나오면 또 어떤 신박한 연출로 임팩트를 줄까가 너무 궁금해서 매번 챙겨보게 되는 아이러니를 갖게 되네요.

 

 

 

3. 더 데스 앤 라이프 오브 존 F. 도노반 (존 F. 도노반의 죽음과 삶)

영화 <더 데스 앤 라이프 오브 존F.도노반>는 가상의 할리우드 스타 F.도노반과 그의 11살 팬이 주고받은 편지가 매스컴에 노출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인데요. 제작은 2년이 소요되었으며, 런닝타임은 후덜덜하게도 무려 4시간이라고 하네요. 4시간짜리 영화를 본적이 있던가 생각해보게 되는데 정말 흔치 않은 막대한 분량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인 것 같네요. 그런데 최근에 다시 찾아보니 2시간 7분으로 다시 조정되었더라구요. 기존에 공개된 러닝타임이 오보였던 건지, 아니면 대중적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분량을 줄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였습니다.

더-데스-앤-라이프-오브-존F.도노반

2018 | 캐나다 | 127분
출연 : 키트 해링턴, 제시카 차스테인, 나탈리 포트만, 사라 가돈, 수잔 서랜든

 

<왕좌의 게임>에서 '존스노우'로 우리에게 익숙한 키트 해링턴과 예전부터 돌란이 존경해왔다는 배우 수잔 서랜든, 그리고 나탈리 포트만, 제시카 차스테인, 사라 가돈, , 제이콥 트렘블레이 등 엄청나게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촬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그동안 프랑스어 영화만 찍어왔던 자비에 돌란 감독의 첫 영어권 영화이며, 이미 2019년에 캐나다에서 개봉을 했다고 하는데, 아직 국내에는 개봉 소식이 들리지 않네요. 

 

존 F. 도노반 (키트 해링턴) - 하이틴 드라마로 유명해진 스타
그레이스 (수잔 서랜든) - 도노반의 어머니
바바라 (캐시 베이츠) - 도노반의 매니저
리즈 존스 (사라 가돈) - 도노반의 상대 배우

루퍼트 터너 (제이콥 트렘블레이) - 11살 꼬마 팬
루퍼트 터너 (벤 슈네처) - 성인이 된 루퍼트 (원래는 니콜라스 홀트가 캐스팅되었으나 하차했다 함)
샘 터너 (나탈리 포트만) - 과거 배우 생활을 했던 루퍼트의 어머니
오드리 뉴하우스 (탠디 뉴튼) - 저널리스트
모이라 (제시카 차스테인) - 존과 루퍼트가 주고받은 편지를 이용하는 칼럼니스트
자네트 (벨라 손) - 모이라의 어시스트

 

이렇게 유명한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으기도 힘들기 때문에 더더욱 이 작품이 정체가 너무 궁금한데 생각보다 나온 정보가 별로 없더라구요. 얼른 보고싶은데 도대체 어디서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아쉬운대로 미리 공개된 주요 배역 정보만 짧게 소개해보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부디 어서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4. 마티아스와 막심

영화 <마티아스와 막심>은 가장 최근작으로 작년 여름에 국내에서도 개봉했습니다. 자비에 돌란이 자신의 작품에 오랫만에 주연으로 돌아온 작품인데요. 단지 친구 사이였던 마티아스와 막심이 뜻밖의 키스 이후 마주한 세상에서 그 시작의 뜨겁고 빛나는 순간을 담은 드라마입니다. 오랫만에 자비에 돌란이 직접 출연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마티아스와-막심

2019 | 캐나다, 프랑스 | 120분
출연 : 자비에 돌란, 가브리엘 달메이다 프레이타스

 

전작들의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연출과는 달라서 그런지 조금은 사뭇 다른 느낌이였습니다. 이렇게 종종 직접 연기를 하는 걸 보면 감독말고도 배우로서의 욕심도 있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연기도 잘하고 말이죠. 자비에 돌란의 작품을 오래 기다리셨던 분들께 이 신작 추천드립니다. 사실 전작들에 비해서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오랫만이라 반갑더라구요.

 

 

 

완벽하진 않지만 자비에 돌란만의 색이 확고한 영화들

이렇게 가장 애정하는 작품인 <마미>를 포함하여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신작 <마티아스와 막심>까지 소개해드렸는데요. 강렬한 영상미로 인상깊은 연출력을 보여주었던 초반작과는 달리 최근에 만들어진 영화들은 다소 아쉬운 면모가 가득하긴 하지만, 항상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관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나가는 모습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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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최신작이 성에 차지 않더라도, 늘 앞으로가 기대되고 또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 궁금하게 만들어서 꼭 챙겨보게 되는 감독 중 한 명인데요. 워낙 호불호가 큰 작품들이라 모두에게 추천하기 어렵지만, 독특한 영상미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이왕이면 감독의 초기작부터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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