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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비극적인 시대의 로맨스 영화 한 편을 보았는데요. 바로 <117편의 러브레터>라는 영화입니다. 전쟁의 비극과 힘겨운 병마의 고통을 견뎌내고 사랑을 이룬 이들의 이야기는 매우 흔해서 새롭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충분히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컸고, 실제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으로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117편의 러브레터 소개
2차 세계대전에서 벌어진 유대인의 비극을 다룬 영화들은 지금까지 꾸준히 제작되고 상영되어 왔는데요. 다시는 이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영화라는 매체는 좋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워낙 오랜 기간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은 비극이기 때문에 수많은 유대인 관련 영화가 나왔지만, 여전히 매번 볼때마다 새롭고 다양한 사연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 또한 유대인 학살로 인해 고통받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17편의 러브레터
2015 | 헝가리 | 114분
장르 : 멜로, 로맨스
감독 : 페트르 가르도스
출연 : 밀란 쉬러프, 에모크 피티
헝가리의 작가이자 감독인 피테르 가르도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에게 오래된 편지들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스퉤덴 흐톡홀름에서 부모님이 주고받은 이 러브레터를 통해 60년간 알지 못했던 부모님의 애절한 상황과 시대적 비극의 역사 그리고 그들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편지들을 토대로 자신의 첫 장편 소설인 <새벽의 열기>를 썼으며, 이 소설은 이후 30개국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그 소설 원작을 토대로 감독 자신의 첫 영화로 제작된 것이죠. 영화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줄거리
헝가리 출생의 유대인 '미클로시'는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아 스웨덴에 있는 한 보호소에 머물게 되는데요. 끔찍한 지옥 속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그에겐 시한부 선고라는 비극적인 소식만 돌아오게 됩니다. 심각한 폐질환으로 그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6개월의 시간뿐이였던 것이죠. 절망적인 본인처럼 보호소의 다른 이들도 모두 심각한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을 볼수 있는데요. 우울하고 답답한 보호소에서 미클로시는 점점 삶의 희망을 잃어갑니다.
하지만 어느날 그는 갑자기 남은 시간을 이렇게 보낼 수 없다고 느낀 미클로시는 삶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희망을 찾기 위해 자신과 똑같이 학살에서 살아남은 헝가리 출신 유대인 여성 117명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게 됩니다. 그 중 17명에게 답장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 중 마지막까지 편지를 보낸 19살의 소녀 '릴리'와 꾸준히 필담을 나누게 되는데요. 살기 위한 동기를 찾기 위해 시작한 편지는 어느새 러브레터가 되어 미클로시의 가슴을 뛰게 하고, 다른 보호소에서 힘겹게 치료를 받던 릴리에게도 설렘과 희망을 가져다 줍니다.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받은 그들은 점차 사랑에 빠지며 서로를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릴리는 나를 보러 와 줄 수 있냐고 제안하게 되죠. 이미 건강이 악화될때로 악화되었던 미클로시의 몸상태를 보고 의사와 주위사람들은 그의 여정을 반대하지만, 그녀를 통해 건강해야 할 이유가 생긴 미클로시는 무작정 자신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힘겨운 여정을 떠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극적으로 만남을 갖게되고, 만나자 마자 서로에게 반해버린 그들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결심하는데. 과연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요.
뻔하고 진부해도 여전히 감동적인 위대한 사랑이야기
뻔하고 진부할 수 있지만, 사랑의 힘은 위대하고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처럼 이 영화야 말로 그 궁극적인 사랑의 힘을 보여준 작품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전쟁이 끝난 직후지만 그들에게 남겨진 심각한 후유증이 병으로 남은 것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모든 색감이 빠진 채 뿌연 연기와도 같은 흑백 색조로 진행됩니다. 그 덕분인지 다른 것들에 눈길이 가지 않고, 오롯이 그들의 상황과 감정 그리고 사랑에 집중이 되어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어요.
얼굴 모르는 타인의 편지를 전적으로 믿고 사랑에 빠진다라는 이야기는 사실 지금같은 시대에서 보면 비현실적이고 다소 환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열악한 상황에 놓인 두 주인공들의 감정과 이야기들 속에서 왜 그들이 편지를 보내고 사랑에 빠졌는지, 그리고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 그렇게까지 절박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는지 전적으로 동감하게 되더라구요.
영화같은 그들의 진짜 러브스토리
영화 <177편의 러브레터>는 기본적으로는 로맨스 장르를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그외에 다양한 전쟁 이후의 삶의 모습과 역사적 혼란상황을 은유적으로 보여주어, 생각보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전쟁 이후에 어떻게 생존자들이 살아갔는지 알 수 있었어요. 그 시대적 분위기와 상황도 말이죠.
사실 홀로코스트 영화라고 하면 보통 전쟁 당시의 영화가 많은데 이 작품은 오히려 영화 이후 오랫동안 살아가게될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에 관련된 영화는 많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대부분의 전쟁이 그렇듯 전쟁이 끝났다고 고통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전쟁장면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무겁고 더 지극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비극으로 시작해서 초반에는 다소 어두웠던 이 작품은 그래도 결국 마지막에는 아름다운 로맨스로 귀결되면서 희망적인 메세지와 감동을 전달해주어 좋았어요. 영화 속 인물인 주인공 미클로시는 6개월 시한부였고, 실제로 영화 속에서도 정말 죽기 일보직전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그래도 마지막 부분에서는 건강한 모습을 비추며 시한부를 극복하고 더 지속적인 삶을 살게 되는 기적을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이같은 기적은 바로 앞으로 릴리와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삶의 희망을 발견했긴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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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있었던 일이기도 하고, 특히 마지막에 작가의 부모님의 실제 결혼사진이 나와서 더욱 이 스토리가 감동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정말 두 분의 멋진 사랑 너무 멋있고 대단하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전쟁의 비극속에서 일어난 기적과도 같은 사랑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영화 <117편의 러브레터> 한 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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