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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일본 감성의 첫사랑 영화를 좋아해서 가끔씩 보는데요. 최근 보다는 비교적 옛날 영화의 잔잔하고 소박한 감성이 더 좋더라구요. 많은 편수의 작품을 본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일본 첫사랑 관련 영화 몇 편을 간단하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첫사랑 영화 소개

국내나 첫사랑 맛집으로 소문난 대만에서도 꽤 좋은 작품들이 많지만, 확실히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이 있는 것 같아요. 비슷한 소재여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지니까 말이죠. 특히 특징적인 것을 일본 작품의 과반수는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 특이점인 것 같아요.

 

물론 국내 작품들도 최근 들어 웹툰 원작이 많아지긴 했지만, 확실히 한 때 만화 문화산업의 중심지였던만큼 일본에서는 그에 대한 원작 수요가 여전히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 러브레터

러브레터_포스터

1995년
러닝타임 : 117분
감독 : 이와이 슌지
출연 : 나카야마 미호, 사카이 미키, 카시와바라 타카시

 

국내에서 몇 차례 재개봉을 하며 예능에서도 수시로 오겡끼데스까(잘 지내시나요?)를 외치게 만들었던 <러브레터>는 첫사랑 영화에서 항상 손꼽히는 작품이라고 볼수 있는데요. 아이너리하게도 국내에서의 이런 인기와 달리 일본에서는 그렇게 유명한 작품은 아니라고 합니다.

 

 

흥행도 생각보다 되지 않아서 일본인들 중에 이 작품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오히려 한국인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알게 되었다는 일본분들이 많다고 할 만큼 말이죠. 마치 영화 <어바웃타임>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흥행한 것처럼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에 따라 흥행하는 영화도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참 신기하기만 하네요.

 

 

 

줄거리

러브레터_포스터2

 

죽은 연인 이츠키를 그리워하던 히로코는 그의 졸업앨범에 나온 주소로 편지를 보내는데, 놀랍게도 답장을 받게 됩니다. 이에 의문이 생긴 그녀는 그의 옛 주소인 오타루로 향하게 되는데요. 알고 보니 편지를 받은 인물은 그와 똑같은 이름의 중학고교 동급생이자, 그의 첫사랑 이츠키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러브레터_스틸컷1

 

결국 편지를 받은 그녀를 온전히 만나지 못한 채 히로코는 그의 어린 시절 발자취를 따라가며 죽은 연인을 제대로 떠나보내는 시간을 갖게됩니다. 한편 여자 이츠키는 오래 전 자신과 티격태격하던 이상한 남자애 이츠키의 기억을 떠올리며 옛 추억에 잠기는데요. 히로코와 주고 받은 편지 속에서 점차 자신이 몰랐던 감정을 깨닫게 됩니다.

 

 

 

오타루의 설경과 섬세한 연출

러브레터_스틸컷2

 

오타루의 아름다운 설경을 담아 겨울이 되면 꼭 생각나는 영화 <러브레터>. 벌써 수없는 N차 관람을 할 정도로 볼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에요. 첫사랑 장인으로 불리는 이와이 슌지의 첫 장편작이자 가장 유명한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호불호가 극명한 그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대중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두 여인을 통해 이미 떠나버린 이츠키에 대한 기억을 서로 번갈아가며 진행되는 연출과 후반부 찡한 반전, 그리고 1 2역을 매우 훌륭히 소화한 나카야마 미호의 연기가 매우 먹먹하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일본 첫사랑 영화의 클래식같은 작품 <러브레터>. 아직 안 보셨다면 한 번쯤 꼭 보시길 추천드려봅니다.

 

 

 


2. 하나와 앨리스

하나와앨리스_포스터

2004년
러닝타임 : 135분  
감독 : 이와이 슌지
출연 : 아오이 유우, 스즈키 안, 카쿠 토모히로

 

이와이 슌지의 또 다른 작품 <하나와 앨리스>는 감독의 풋풋한 학창시절 감성이 가득 담긴 영화인데요. 알고 보니 원래는 킷캣 30주년 단편 영화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영화를 보다보면 약간 키치적이고 자유분방한 연출이 독특해서 광고로 쓰일 뻔했다는 게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느낌입니다.

 

 

 

줄거리

하나와앨리스_스틸컷1

 

하나는 어린시절 단짝인 앨리스가 점찍은 남자애를 보여준다고 데려간 자리에서 한 학년 선배인 미야모토에게 첫 눈에 반해버리고 맙니다. 그때부터 하나는 몰래 그를 스토킹을 하는데요. 어느 날 평소처럼 쫓다가 미야모토가 어딘가 크게 부딪쳐 쓰러졌다 깨어나자 자신에게 고백을 했었고 현재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해버립니다.

 

 

하지만 미야모토는 순진하게도 그 말을 믿어버립니다. 그렇게 하나는 기억을 찾을 때까지 여자친구가 되어주겠다면 그와 어색한 데이트를 하게 되죠. 그러나 하나가 몰래 찍은 사진을 미야모토가 발견하고 그녀를 추궁하기 시작합니다. 이에 하나는 앨리스가 전 여친인데 몰래 찍은거라고 또 다른 거짓말을 하며 위기를 모면합니다.

 

절친한 하나를 위해 앨리스는 거짓말에 동참해주지만 어느 순간 미야모토에게 서서히 끌리게 됩니다. 미야모토 또한 앨리스에게 점차 끌리게 되고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하나와 묘한 삼각관계의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감성필터 입힌 풋풋한 소녀들의 이야기

하나와앨리스_스틸컷2

 

영화는 자꾸만 반복되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과 꼬여가는 상황 속에 놓인 세 인물의 웃픈 상황을 그리고 있는데요. 짝사랑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자꾸 하는 하나와 약간 말도 안 되는 거짓말에 순순하게 넘어간 어리숙한 미야모토. 그리고 절친을 위해 거짓말에 동참해버린 앨리스.

 

이렇게 독특하고 개성강한 세 인물이 만들어내는 소소한 감정의 사건들을 영화는 집중해서 보여줍니다. 다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거짓말로 누군가를 속인 부분은 단순히 귀엽게만 볼 수는 없어서 약간 국내 정서에는 안 맞아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싶더라구요.

 

 

하지만 또 혼란스러운 사춘기의 제멋대로적인 행동과 짝사랑, 친구와의 우정 , 성장통 등 그 시기에만 느낄 수 있는 풋풋한 감정과 생각들이 여과없이 그려져서 굉장히 학창시절 추억에 잠기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실 스토리적으로는 엄청나게 탄탄하거나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는데요. 그렇지만 뽀얀 옛 필카로 찍은 듯한 몽환적이고 따뜻한 색채와 영상미는 단연코 이 영화의 감성을 제대로 상기시켜주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서 아오이 유우의 입지는 상당히 높아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발레를 하는 장면은 압도적으로 명장면이라 꼽을 수 있을만큼 아름답습니다.  지금도 아름답지만 풋풋하고 아름다운 아오이 유우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는 점도 이 영화 의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3. 모래시계

모래시계_포스터

2008년 
러닝타임 : 121분  
감독 : 사토 신스케
출연 : 카호, 이케마츠 소스케

 

<모래시계>는 사연 있는 여주인공의 소꿉친구와의 오랜 사랑과 이별, 재회를 그린 전통적인 멜로 장르입니다. 동명의 만화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국내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오래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만화를 무척 감동적으로 봐서 호기심에 영화까지 보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분량의 차이 때문에 만화보다는 살짝 아쉬운 느낌이지만 그래도 만화를 실사화로 볼 수 있음에 어느 정도 만족했습니다.

 

 

 

줄거리

모래시계_스틸컷1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외가의 한 시골로 내려온 안은 처음에는 시골생활을 불편해했지만, 또래인 다이고와 후지, 시이카와 친해지면서 점차 적응하게 됩니다. 행복도 잠시 남몰래 속병이 깊었던 안의 엄마는 자살을 하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안은 평생에 걸쳐 큰 트라우마를 갖게 됩니다.

 

모래시계_스틸컷2

 

안은 그런 자신을 위로하고 끝까지 붙들어준 다이고와 사귀게 되지만 작은 오해로 헤어지게 되고, 결국 10년 후 동창회에서 둘은 다시 한 번 재회를 하게 됩니다.

 

 

 

만화에 비해 아쉬웠던 연출과 스토리

모래시계_스틸컷3

 

기대가 너무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는데요. 일단 캐스팅 부분에서 아역은 나름 괜찮았는데, 성인 배우로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살짝 갭이 너무 커서 몰입이 깨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현실적으로 만화보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한정적이다 보니 분량이 확 줄어서 서사적 밀도가 떨어지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사실 만화를 보면 전체적으로 민폐여주가 생각날 정도로 안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고 답답한 구석인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요. 거기다 안의 고집으로 인해 매번 다이고가 쩔쩔맬 때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후반부에 보면 다이고 덕분에 안이 치유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답답한 구간에도 불구하고 만화책은 여러 권의 서사를 탄탄히 쌓아가며 스토리를 진행하고, 인물들의 심리묘사도 잘 드러내주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빠져들고 몰입하게 만들면서 점차 모든 상황과 인물의 행동에 자연스럽게 이입하게 만들더라구요.

 

두 사람의 치열한 시간들이 쌓인 후 만들어진 엔딩은 그 덕분에 더 강한 여운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두 매체로 보면 만화쪽을 더 추천하지만, 워낙 스토리의 서사가 탄탄해서 영화를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이왕이면 두 가지 모두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4. 너에게 닿기를

너에게닿기를_포스터

2010년
러닝타임 : 128분
감독 : 쿠마자와 나오토
출연 : 타베 미카코, 미우라 하루마

 

영화 <너에게 닿기를>은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정말 풋풋한 학창시절의 첫사랑의 어색하고 설레는 느낌을 잘 담아낸 영화인데요. 만화가 완결되기도 전에 영화가 먼저 나온 터라 이야기는 만화에서 두 사람이 첫 만남과 어긋남에 관한 초반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활약을 하고 있는 미우라 하루마와 타베 미카코가 출연해서 더욱 호감이 갔던 영화인데요. 사실 일본에서 미우라 하루마의 미스 캐스팅이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꽤 많이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배우이긴 하지만 만화 속 카제하야는 청량미 가득한 모범생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줄거리

너에게닿기를_스틸컷

 

여주인공 사와코는 겉모습은 어둡고 굉장히 내성적이라 반에서 겉돌지만, 내면은 매우 긍정적이고 착하고 성실한 소녀인데요. 반면 같은 반 카제하야는 밝고 사교적이며 전교생 모두와도 친할 것 같은 인기남입니다. 그는 남몰래 사와코를 좋아하고 있었고, 그녀에게 마음이 닿길 바라며 적극적으로 은근히 다가갑니다.

 

사와코는 밝고 적극적인 카제하야 덕분에 치즈루, 아야네와 친구가 되고, 여러 학교 행사에 참여하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사와코 또한 본인 스스로 모르는 감정을 카제하야에게 느끼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마음이 닿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꾸 상황은 꼬이고 오해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스토리 전개는 살짝 아쉽지만 나쁘지 않았던 배우들 케미

 

 

호불호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우라 하루마의 카제하야는 좋았던 것 같아요. 반에 꼭 한 명씩 있을 것 같은 인싸 남학생 모습도 제대로 표현이 되었지만 무엇보다 청량한 느낌의 미소를 짓는 순간이 참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더불어 사와 역에 타베 미카코는 초반부터 만화 속 음울한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해주어서 놀랍더라구요.

 

<수상한 그녀>에서도 느꼈지만 확실히 연기를 잘 하는 배우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작품이 먼저라 영화를 보고 완전 팬이 되어버렸어요. 반전 매력의 사랑스러운 사와코 역을 굉장히 잘 소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둘의 케미가 굉장히 달달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물론 스토리적으로 보면 아무래도 많은 분량의 만화를 단편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살짝 아쉬운 점은 있는데요. 그래도 만화의 첫사랑과 설렘의 포인트를 제대로 잘 표현한 것 같아서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혹여 이 둘의 이후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만화책도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4편의 일본 첫사랑 영화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사실 이외에도 정말 유명하고 많이 사랑받은 일본 영화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작품들을 소개해보았습니다. 혹시 또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장르의 재미있는 일본 영화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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