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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고싶었던 뮤지컬 <킹키부츠>가 돌아옵니다. 앞서 2022 라인업 때 미리 소개해드렸는데요. 당시 글을 쓸 때만해도 여름까지 언제 기다리나했는데, 벌써 개막을 앞두고 있네요. 시간 참 빨리 지나간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뮤지컬은 7월에 오픈하기 때문에 아직 공연 전인데요. 공연에 앞서 웨스트엔드 공연실황 버전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가 극장에서 상영했는데, 아쉽게 놓쳤버렸습니다. 또 상영 안 해주나.
영화 킨키부츠 소개
아쉬운데로 요새 이용하는 웨이브에 영화 버전 <킨키부츠>가 있어서 대신 봤습니다. 무려 2005년작이니 굉장히 오래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뮤지컬보다 앞서 만들어진 원작 영화인데요. 아쉽게도 뮤지컬 속 음악은 들을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 곡이 많이 추가된 것 같아요. 뮤지컬 영화인 렌트와는 다르더라구요.
킨키부츠
2005 | 영국 | 107분
감독 : 줄리언 재롤드
출연 : 조엘 에저튼, 치웨텔 에지오포, 사라 제인 포츠, 닉 프로스트
공연을 보지도 않고 반해버린 이유가 넘버 때문이였는데, 그 넘버들을 들을 수 없는 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뮤지컬보기 전 영화를 보고 내용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래된 영화에 노래 부르는 장면도 없어서 살짝 지루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요. 생각보다 너무 재밌어서 순삭해버렸습니다.
줄거리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수제 신발 공장인 '프라이스&선 제화'를 물려 받게 되는 찰리 프라이스. 150년 동안 대대로 이어온 가업이지만 유행을 거부하고 신사화만 고집하여 생산했기 때문에 결국 회사는 자금난에 시달리게 되고 창고에는 재고가 한가득 쌓이게 됩니다.
그전까지 신발에는 관심도 없었던 찰리는 갑작기 물려받게 된 신발 공장의 경영 상태의 심각성을 발견하고 오랫동안 가족처럼 일했던 직원들을 다짜고짜 해고하기 시작하는데요. 해고소식을 들은 직원 중 한명인 로렌은 어쩔 수 없다는 그에게 날카로운 충고를 날리게 되고, 거기서 찰리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틈새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 그는 로렌의 충고를 벗삼아 우연한 계기로 만났던 드랙퀸 로라를 떠올리고, 다짜고짜 로렌과 함께 그를 찾아가게 됩니다. 그의 진심어린 제안을 받아들인 로라는 찰리에게 도움을 주기 시작하고, 찰리는 새로운 드랙퀸들을 위한 구두를 만듭니다. 하지만 찰리의 구두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로라.
버건디라니...! 구두는 무조건 빨강색이여야 해요. 섹스, 공포, 위험
섹시한 구두란 어떤 것인지 직접 디자인하여 보여주는 로라. 그 구두를 시작으로 로라는 엄청나게 아름다운 드랙퀸들을 위한 구두를 디자인합니다. 그리고 밀라노에 출품하기 위해 공장사람들과 함께 밤새서 만들어 나갑니다. 작은 시골사람들인 공장사람들은 처음에 로라를 특이하게 보고 편견을 가졌지만, 점차 그의 따뜻함 마음에 동화되어 함께 정이 들게 되죠.
드디어 밀라노로 가기 얼마남지 않은 시간. 하지만 예상치 못한 갈등이 생기고, 구두가 완성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는데... 과연 찰리는 프라이스&선 제화'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을까요?
영화 대사에서 만들어진 뮤지컬 넘버
뮤지컬 넘버 "The sex is in the heel"이 어디서 나왔나 했더니 바로 영화 대사에서 나왔더라구요. 디자이너로서 로라의 능력과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였어요. 생각보다 익숙하고도 유명한 배우들이 나와서 놀랐는데요.
로라역으로는 영화 <노예 12년>과 <닥터 스트레인지>에 나온 치웨텔 에지오프가 맡았고, 찰리역에는 영화 <러빙>, <위대한 개츠비>에서 나왔던 조엘 에저튼이 맡았습니다.
치웨텔 에지오프가 로라를 얼마나 잘 연기했는지, 솔직히 외적으로는 굵직한 남자의 몸이 느껴지는데도 표정이나 손짓, 말투에서 진짜 너무 섹시하고 아름다워서 상남자 돈이 반할만 하더라구요. 나중에는 진짜 무슨 친언니같이 무척 친근하게 느껴지면서 완전 정들어버립니다.
뮤지컬에서도 여성 관객들에게 롤라의 인기가 상당한데, 영화에서 스토리적으로 맥락을 보니 더욱 왜 빠져들 수 밖에 없는지 알겠더라구요. 영화에서 로라는 드랙퀸(드래그 퀸)으로 나오는데요. 드랙퀸이란 스커트, 하이힐, 화장 등의 화려한 옷차림을 통해 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여장 남자를 일컫는 말로, 주로 유희를 목적으로 한 퍼포먼스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유투버로서도 많이 활동해서 익숙해졌지만, 사실 그전에는 잘 몰랐고 실제로 매스컴에서 알게 된 것은 바로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원더우먼> 뮤비에서 보고 나서였어요.
성별을 떠나서 굉장히 뮤비가 멋있어서 한동안 자주 봤던 기억이 나요. 알고보면 드랙퀸은 트렌스젠더와는 다르고 일종의 행위예술이라고 하네요. 뭐 그래도 아직도 정확한 건 잘 모르겠어요. 영화와는 상관없지만 <원더우먼>과 함께 나왔던 뮤비<내가 날버린 이유>도 함께 봐 보시길 추천드려요. 진짜 공포스러우면서도 애절한게 엄청난 매력있습니다.
뻔한지만 유쾌하고 감동적이였던 실화 바탕 영화
성공스토리 전개가 뻔하듯 전형적으로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재밌었고 107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뻔한 감동에 빠져들듯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가끔가다 보면 오히려 예전 영화가 더욱 정스럽고 지루하지 않은 풀롯을 선사하곤 하는데, 이 작품이 딱 그랬어요. 보는 내내 유쾌했고 따뜻해지는 느낌이였어요.
물론 로라의 과거와 그에게 둘러싸인 편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그러한 편견에도 굴하지 않고 따뜻한 시선과 당당함으로 맞서나가 결국 찰리뿐만 아니라 공장사람들까지 감화시켰버렸다는 것이 그녀의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초반에 찰리는 너무 어리숙하고 무책임에 자신이 도와달라고 해놓고도 나중에서야 본인의 상황과 감정에 못 이겨 로라에게 상처를 주는게 너무 짜증났는데요. 한편으로는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 건 또 너무 비현실적인 것 같아 나름 현실적인 인물이였다고 느껴지더라구요.
그래도 사실 로라와 로렌 덕분에 진짜 새롭게 태어난 찰리인데요. 사실 따지고 보면 영화의 주인공은 찰리가 아니라 오히려 로라가 아니였을까 싶을 만큼 비중이나 존재감으로서 압도적이였어요. 이렇게 편견에 맞서서 당당하게 나아가는 작품 속 주인공들은 나도 모르게 응원해주고 싶게 만들어주는데 로라가 딱 그런 인물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영화에서는 로라의 새로운 미래를 예견하고 끝이나는데요. 과연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지 무척 궁금하더라구요. 신기한 점은 이 작품이 실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 영화 말미에 나오는데요.
실제 인물이나 공장에 대한 실사진이 있었으면 더욱 실화영화로서의 뿌뜻한 감동을 느꼈을텐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혹시 뮤지컬 <킹키부츠>를 기다리고 계시거나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원작 영화도 보시길 강력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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