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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열혈남 용식이의 퍼포머가 보고싶어서 다시 꺼내든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마침 넷플릭스에 있길래 바로 정주행해버렸죠. 이미 내용과 결말을 다 알고 보는데도 너무 재밌더라구요.

 

 

 

 

동백꽃 필 무렵 소개

옛날에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한드를 엄청 봤고 애정하는 작품도 많았는데, 어느 순간 너무 많이 봐서 반복적인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식상해져서 그런가 최근 들어 잘 못 보겠더라구요. 딱히 재밌는 것도 없는 것 같고 말이죠. 그때 오랜만에 재밌게 봤던 작품이 바로 <동백꽃 필 무렵>이였어요.

 

동백꽃-필-무렵-포스터

동백꽃 필 무렵

방영 : 2019
채널 : KBS
회차 : 20부작
출연 : 공효진, 강하늘, 김지석, 오정세, 염혜란, 손담비, 고두심, 김강훈, 이정은

 

초반의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구간을 지나서도 스릴러 장르가 복잡하게 얽혀 전혀 지루할 틈없이 끝까지 몰입하면서 봤네요. 드라마 속에 나온 동네가 너무 아기자기하니 이뻐서 찾아보니 포항의 구룡포 옛가옥거리가 촬영지였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드라마가 큰 화제를 얻고 완전 떠오르는 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 번 드라마 장소들을 따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톡톡튀는 작품을 흥행시킨 베일에 쌓인 작가

백희가-돌아왔다-쌈마이웨이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독특한 캐릭터들 등장과 인물들의 티티카카가 너무 맛깔라서 작가가 궁금해 찾아봤더니, <백희가 돌아왔다>, <쌈, 마이웨이>를 쓰셨던 임상춘 작가가 극본을 맡았더라구요. 두 작품도 너무 재밌게 본 흥행작인데, 이번 드라마도 이렇게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잡으시다니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그럴수록 이런 흥행신화를 이어간 임상춘 작가가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아쉽게도 이름도 가명이고 30대 초반이라는 것 외에는 가족 빼고는 아무도 모를 만큼 베일에 쌓여 있다고 하네요.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이나 지인들은 얼마나 신기할까 싶네요.

 

 

 

옹산을 뒤흔든 동백이의 등장

동백꽃-필-무렵-스틸컷1

 

어느 날 시골 마을 옹산에 젊고 예쁜 동백이(공효진)가 어린 아이와 함께 나타나고, 옹산 일대는 한바탕 시끄러워집니다. 하지만 동백이는 이에 남편없이도 아들은 있을 수 있지 않냐며 당당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과 이들을 소개하죠.

 

동백꽃-필-무렵-스틸컷2

 

그리고 동백이는 먹고 살기 위해 까멜리아라는 술집을 열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도 곧 마을 사람들에게 미혼모가 술집을 차렸다며 수근 대며 시기질투의 대상이 되어버리죠.

 

동백꽃-필-무렵-스틸컷3

 

사람들이 사는 게 징글징글할 때 술 마시러 오잖아요.
그러니까 나는 웬만하면, 사람들한테 다정하고 싶어요.
다정은 공짜잖아요.
서로 좀 친절해도 되잖아요.

 

동백꽃-필-무렵-스틸컷4
"여기는 그런 술집이 아니라니께~!!"

 

하지만 공동체 문화가 발달된 옹산에서 아지트가 필요로 했던 옹산의 남자들은 까멜리아의 단골이 되고 그 덕에 6년간 핫 플레이스 자리를 유지하게 됩니다. 동네 가게 다 누나, 형수, 장모 등등 연결되어 있었던터라 그들에겐 여기가 유일한 쉴틈의 장소였던 덕분이죠.

 

 

 

동백이의 가슴 아픈 사연들

동백꽃-필-무렵-스틸컷5

 

 

사실 동백이에게는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은 고아로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데요. 후에 야구선수였던 강종렬(김지석)을 만나 열렬히 사랑했고 그 덕분에 필구(김강훈)를 가졌지만, 그에 안일한 태도에 상처받은 동백이는 임신 사실을 숨긴 채 홀로 옹산으로 오게 된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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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걸 어쩌겠어요~?" 치매에 걸려 돌아온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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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정이 그리웠던 동백이는 겉으로는 대면하게 굴면서도 뒤로 은근 챙겨주는 옹산사람들 덕분에 서서히 마을에 적응하게 됩니다. 마을 아주머니들의 우두머리격인 덕순(고두심)과 단짝친구가 되고, 자신의 처지와 닮은 향미(손담비)를 직원으로 들이고, 치매증상을 보이며 갑작스럽게 엄마까지 등장하면서 동백이는 든든한 아군이 생기게 됩니다.

 

 

 

경찰이 된 열혈남 동백이에게 반하다

동백꽃-필-무렵-스틸컷8

 

 

한편 용식(강하늘)이는 어릴 적부터 정의감에 불타 항상 범죄자들을 마주치고 맨몸으로 잡아 결국 표창까지 받은 열혈남인데요. 그 계기로 경찰이 되었으나 화가 나면 휘까닥 도는 성격에 사고치다가 옹산으로 좌천되고 말죠. 옹산으로 돌아온 용식이는 마을 서점에서 우연히 동백이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때부터 직진 구애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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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무슨 남자가 이렇게 직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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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지 싫지 않은듯한 동백이.

 

처음에는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던 동백이도 굳건힌 보여주는 용식이의 진심에 서서히 스며들게 됩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오래전 사라졌던 연쇄살인범 까불이가 등장하고 동백이를 표적으로 삼으면서 옹산은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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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반전~!!

 

 

 

산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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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귀는 거에요~?!"

 

<동백꽃 필 무렵>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정석처럼 등장하는 돈 많은 차도남이 아닌 찐한 사투리를 쓰는 순박한 시골청년이 남주인 희귀한 설정 덕분에 더욱 신박하고 재밌었는데요. 무엇보다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경상도나 전라도가 아니라 충청도 사투리가 주로 나오는 것도 새로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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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니가 먼저 잡으셨잖아요~~!

 

 

사실 현실판에서라면 거침없이 직진하는 용식이도 끈끈한 공동체적인 주민들의 모습도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왜인지 옹산에서만큼은 더군다나 사랑과 정이 간절히 필요했던 동백이에게만큼은 그들의 존재가 더없이 큰 힘이 되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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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귀여운 아주메들. 아주 사랑스럽다 이젠!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마을 주민들, 종렬이, 엄마 등 누구 하나도 절대 악역으로 만들지 않고(까불이 빼고) 각자 사연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부여한 덕분에 굉장히 입체적이였고 모든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다 사랑스러웠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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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밉상짓을 하는데도 불구 완전히 미워하게 되지 않는 신묘한 매력은 작가님의 필력 덕분인 것 같아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하나하나 묻어난다고 해야할까요.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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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늘 아홉을 뺏고도 하나를 더 달라고 조르는데 
부모는 열을 주고도 하나가 더 없는 게 가슴 아프다.
그렇게 힘껏 퍼주기만 하는데도 
자식한텐 맨날 그렇게 빚진 사람이 된다.

 

갑자기 드라마의 마지막 엔딩 장면을 다시 보고싶은 마음에 이틀만에 20부작 다시 정주행했는데요. 다시 봐도 너무 재미나서 정말 순삭하면서 본 듯합니다. 볼때마다 어딘가 꼭 있을 듯한 동백이 가족의 안타까운 처지가 너무 애처로우면서도 마지막에 셋이 다정하게 사는 모습이 보기가 너무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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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시리 뭉클해지기도 하고 말이죠. 더불어 용식이랑 동백이의 의외의 따뜻한 연결점도 너무 인상적이였습니다. 항상 사랑하는 이가 떠날까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던 동백이에게 주변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일편단심으로 직진하는 용식이의 조심스럽고도 열혈한 사랑이 더욱 진심으로 느껴져서 감동적이고 멋졌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좋아하고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보고 나면 작품이 가진 섬세한 연출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전파되어 기분이 굉장히 좋아지거든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볼수록 매력적인 남주 캐릭터

촌므파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촌스런 용식이에게 이렇게 푹 빠질줄은 몰랐어요. 그럴 정도로 용식이는 다른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정말 매력적인 남주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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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씨 저는요.
동백 씨한테는 무제한이에요.
동백 씨한테는 세상에서 젤루다가 쉬운 놈 될 거에요.
동백 씨, 저랑 제대로 연애하면은요,
진짜로 죽어요.
매일 사는 게 좋아가지고 죽게 할 수 있다고요.

 

이렇게 용식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찰떡깥이 이 역할을 소화한 강하늘배우 덕분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그 전에 굉장히 다른 이미지의 역할만 많이 봤던터라 이런 역할조차도 이렇게 잘 소화할 줄 예상 못했는데요. 이제는 용식이로밖에 안 보이네요.

 

 

 

믿보좌 공효진 배우 그리고 인상깊은 향미 캐릭터

공효진-배우-고맙습니다

 

히트메이커 공블리 공효진 배우도 동백이를 너무 찰떡같이 소화했는데요. 이전에 다른 작품들을 봤을 때도 참 공효진 배우의 캐릭터 소화력은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제대로 동백이를 보여줍니다. 그러고 보면 공효진 배우는 이런 박복하지만 애틋하고 청순가련한 연기를 진짜 잘 하는 것 같아요.

 

 

이전에도 드라마 <고맙습니다>에서 동백이랑 비슷한 처지의 미혼모 설정의 여주를 너무 잘 연기해서 인상깊었었거든요. 참고로 이 작품도 굉장히 명작 중에 하나죠. 안 보신분들은 꼭 한 번 보시길 완전 강추드리는 드라마입니다.

 

그 외에 모든 배우들이 다 너무 훌륭했지만, 외의로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손담비 배우가 눈길을 많이 끌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향미는 그녀의 인생역할이 아니였을까 싶을 정도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의 캐릭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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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물망초 꽃말이 뭔지 알아?
나를 잊지 말아요.
그니깐 너도 나 잊지마.
엄마니 동생이니 다들 나 제껴두고 잘만 사는데
너 하나쯤은 그냥 나 좀 기억해줘라.
그래야 나도 세상에 살다간 것 같지.

 

그것도 초반에 엄청 튀는 캐릭터였는데, 점차 깊숙한 내면 연기가 더해지면서 빛을 발한 인물인데요. 한편으로는 동백이의 따뜻한 마음에 동화되다가도 자꾸 잘못된 선택을 해버리는 향미가 참 안쓰러웠어요. 진심 향미의 남동생은 너무 짜증났구요. 나중에는 안쓰럽다 못해 참 슬프더라구요. 그녀의 삶과 끝 모두 말이죠.

 

 

 

사람냄새 나는 감동적이고 유쾌한 작품

동백꽃-필-무렵-스틸컷20

내 인생은 모래밭 위 사과나무 같았다.
파도는 쉬지도 않고 달려드는데
발밑에 움켜쥘 흙도
팔을 뻗어 기댈 나무 한 그루가 없었다.
이제 내 옆에 사람들이 돋아나고
그들과 뿌리를 섞었을 뿐인데
이토록 발밑이 단단해지다니.
이제야 곁에서 항상 꿈틀댔을 바닷바람, 모래알
그리고 눈물 나게 예쁜 하늘이 보였다.

 

<동백꽃 필 무렵>은 초반부터 시종일관 유쾌하게 펼쳐지는 용식이와 옹산사람들로 빵빵 터지면서 웃으면서 봤는데요. 그러다가 언제 미워했냐는 듯 츤데레같이 동백이를 까불이로부터 지키는 마을사람들의 정스러움에 뭉클해지기도 했어요.

 

더불어 버린 줄 알았던 동백이의 엄마의 찡한 사연과 향미 등 다양한 사람들의 눈물짓게 만드는 사연들이 묻어나면서 정말 사람냄새 가득한 드라마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맨스와 스릴러가 적절히 섞인 드라마

동백꽃-필-무렵-포스터2

행복은 쫓는 게 아니라 음미하는 거야, 음미.
내가 서 있는 데서 이렇게 발 딱 붙이고 찬찬히 둘러보면,
봐봐.
천지가 꽃밭이지.

 

요새 장르가 섞인 작품을 꽤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사람에 따라 이런 부분은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가 있다고 느껴지는데, 개인적으로 완전 호였습니다. 로맨스와 스릴러가 섞인 <동백꽃 필 무렵>의 스토리 구성은 오래 전에 너무 재미있게 봤던 <난폭한 로맨스>라는 드라마가 생각나게 만들더라구요.

 

 

두 작품 모두 전혀 상반되는 두 장르를 절묘하게 잘 섞어 전반과 후반부에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만들었는데요. 그 덕분에 끝까지 지루할 틈없이 볼 수 있었던 듯 합니다.

 

가끔 따뜻한 봄날이 되면 항상 생각나는 봄같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저의 완전 인생작이 되었는데요. 보기 전에는 그냥 로맨스물이겠거니 생각했지만 보고 나서는 완전 편견을 와자창 깨준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혹시 그동안 뻔한 로맨스 장르에 질리셨다면 조금 촌스럽지만 신박한 이 드라마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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