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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친구의 강력한 추천을 받고 재밌게 본 영화가 있는데요. 바로 <거꾸로 가는 남자>라는 제목의 프랑스 코미디 풍자 영화입니다. 

 

 

 

 

거꾸로 가는 남자 소개

<거꾸로 가는 남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2018년도에 공개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감독이 2014년에 만들었던 단편영화를 유투브에 공개했는데요. 큰 화제를 모으면서 넷플릭스의 투자로 장평영화까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작 단편의 경우 다소 현실적인 풍자가 굉장히 무겁게 깔려 어두운 톤이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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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남자 

2018 | 프랑스 | 98분
장르 : 코미디
감독 : 엘레오노르 포리아트
출연 : 빈센트 엘바즈, 마리 소피 페르딘, 피에르 베네지트, 블랑쉬 가르딘, 셀린 멘빌, 크리스텔 투알

 

넷플릭스에서는 로맨틱 코미디로 변경하길 요청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좀 더 유쾌하게 바꾼 것이 좀 더 대중적으로 좋은 선택이였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이 넷플릭스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진 프랑스 영화라고 하는데요. 넷플릭스의 투자가 무조건 좋다고 볼 순 없지만, 그래도 이러한 투자 덕분에 좋은 작품들이 세상에 빛을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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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거꾸로 가는 남자>라고 번역되긴 했지만, 원래 제목은 <Je ne suis pas un homme facile 난 쉬운 남자가 아니에요.>라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원작의 분위기상 원어 제목이 더 풍자스런 분위기에 잘 맞는 것 같아요. 확 와 닿기도 하고 말이죠.

 

 

 

눈을 떠보니 다른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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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앱 개발자 다미앵(빈센트 엘바즈)은 늘상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동료 여직원들이나 주변 여성들에게 쉽게 비하와 희롱을 하면서도 그것이 무슨 문제인지 전혀 못 느끼는 남성우월주의자인데요. 친구인 작가 크리스토프(피에르 베네지트)의 신작 출간 기념회에 가서도 비서인 알렉상드라(마리 소피 페르다느)에게 작업을 걸며 그녀를 불편하게 합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친구와 함께 길을 나오던 그는 또 다시 다른 여성들에게 추파를 던지다가 그만 길가의 기둥에 쾅 부딪치고 기절합니다. 바로 아무렇지 않게 눈을 뜬 그는 전처럼 굴지만 왜인지 친구 크리스토프가 달라져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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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에 뽕을 넣었냐라는 이상한 말을 일삼는 친구가 이해가 안 가지만 그냥 가볍게 흘리고 집으로 돌아가 잠이 듭니다. 다음 날 출근하기 위해 옷장을 여는 순간 다미앵을 경악을 하고 맙니다. 정장은 사라지고 죄다 짧은 반바지에 딱 붙는 티셔츠뿐. 간신히 넉넉한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출근한 다미앵은 회사에서 또 한 번 경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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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무시했던 여자동료가 직장 상사가 되어 있는 믿을 수 없는 현실. 심지어 들어오는 그녀의 비서는 자신의 남성동료?! 그리고 사무실 곳곳엔 여성용품들이 가득한 것을 보게 되죠. 혼란에 휩싸여있는 그에게 여상사는 그의 개발 앱이 너무 남성주의적 시각이라 허용할 수 없다고 캔슬합니다. 충격에 뛰쳐나온 그는 남성과 여성이 전혀 다른 세상을 혼란스럽게 바라보게 되죠.

 

 

 

서서히 적응해가는 이상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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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계속 자신은 다른 세상에 왔다고 주장하며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던 다미앵. 하지만 점차 주변 친구와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 또한 순응해 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과거 자신이 작업을 걸었던 알렉상드라를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전과 달리 굉장히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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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작가인 알렉상드라는 여러 남성 애인들과 원나잇을 즐기며 자유롭게 살아갔었는데요. 우연히 자신의 비서로 일하러 온 다미앵이 다른 남성들과 다르다는 느낌에 끌려 서서히 그에게 관심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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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앵 또한 알렉상드라에게 끌리는 것을 느끼고 둘은 점차 가까워지지만, 왜인지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알렉상드라가 불안한 다미앵은 그녀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과연 바뀐 세상에서 다미앵은 알렉상드라를 붙잡을 수 있을까요?

 

 

 

유쾌했던 프랑스식 풍자(스포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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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간단한 스토리만 듣고도 무척 흥미진진하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예상처럼 주인공 다미앵이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은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어딘지 통쾌한 느낌이 들었는데, 보면 볼수록 생각도 많아지고 여운이 짙은 영화였어요.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것을 영화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눌 순 없고, 같은 남성과 여성끼리도 워낙 다양한 가치관과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옳고 그름을 말할 순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보면 볼수록 이 영화가 페미니즘이나 한쪽의 성별의 우월성과 부정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것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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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남편과 아들이 있어요.
나는 개도 수컷만 키워요.
우리는 당신들의 적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여성이 우월한 세상에서도 남성에 대한 차별과 희롱이 이어지거든요. 여자들의 세상에서도 차별은 존재했고, 그러한 차별을 알리기 위한 남성들의 시위대에서 지나가던 여성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말을 똑같이 던집니다.

 

사실 영화에서 뒤바뀐 장면들은 굉장히 낯설지 모르지만, 들리는 대사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익숙하고 기시감이 일어서 놀랐어요. 그만큼 나름 평등해졌다고 생각한 사회속에서 여전히 이런 차별적인 말들이 행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죠.

 

 

 

타고나는 걸까, 강요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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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웃펐던 장면. 다미앵 왜 저렇게 앉아있는거.

 

영화를 보면서 바뀐 사회에 따라 성역할이 바뀌어버린 아니 성저체성이 바뀌어 버린 인물들을 보면서 과연 성이라는 것이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사회의 강요되는 역할으로 인해 적응되어 버리는 것일까 굉장히 혼란스러운 느낌에 빠져들었는데요. 

 

 

영화는 우리가 당연시 하던 성별에 대한 인식을 거울처럼 다른 시각으로 비추면서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으로 현시대에 일침을 가합니다. 우리가 가볍게 던진 성차별적 발언 또는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큰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이 영화는 넌지시 전달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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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했던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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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엔딩을 어떻게 끝날까 보면서 내내 궁금했는데요. 풍자영화인긴 해도 로코극이라 두 남녀주인공이 해피엔딩하게 이어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었지만. 세상에 완전 예상치 못한 엔딩을 보여주어서 놀랐습니다. 갑작스럽게 다미앵의 세계로 타임슬립해버린 알렉상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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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피엔딩 될 줄 알았지.

 

정말 상반된 이미지의 알렉상드라를 멋지게 연기해준 배우를 찾아보니 '마리 소피 페르딘'이라는 배우더라구요.  여성이 우월한 시대에 살다가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세계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장면은 정말 임팩트가 있었는데요.

 

 

배우분이 정말 연기를 잘하기도 했지만, 놀란 눈으로 진짜 세상을 말도 안된다는 듯이 기묘하게 바라보는 알렉상드라의 표정이 다 했던 것 같아요. 혼란스러워 하는 알렉상드라 옆을 지나가는 시위대의 여성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그녀를 부르는 다미앵의 모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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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완전 열린 결말에 노개연성의 전개라 보는 사람에 따라 허무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참 멋진 결말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에서 환상으로 나아갔던 스토리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며 큰 충격을 안겨줬던 영화는 그만큼 더 강렬하고, 그 메세지가 더욱 분명하게 들리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신박한 아이디어로 잘 만든 프랑스 영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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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를 많이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기발하고 유쾌한 풍자미가 돋보이는 영화들이 많은데요. 올만에 유쾌하면서도 뜻깊은 프랑스 영화를 보게 되어 무척 즐거웠어요. 배우들이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덕분에 엄청 몰입하면서 봤네요.


무겁고 예민한 주제를 기발한 상상력과 세련된 연출로 굉장히 유쾌하게 볼 수 있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거꾸로 가는 남자> 한 번 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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