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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는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아주 오래된 해외 영화 한편을 보게 되었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니콜 키드먼 주연의 블랙 코미디 풍자 영화 <스텝포드 와이프>입니다. 마침 이용하던 티빙에서 무료로 볼 수 있어서 바로 감상할 수 있었네요.
스텝포드 와이프 영화소개
영화 <스텝포드 와이프>는 2004년에 개봉된 굉장히 오래된 영화인데요. 1972년의 미국 작가 아이라 레빈이 쓴 동명의 풍자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합니다. 아쉽게도 소설은 국내에 번역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 작품은 먼저 1975년에 처음으로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이후 2004년판에 코미디 요소를 더욱 가미하여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스텝포드 와이프
2004 | 미국 | 93분
장르 : 코미디
감독 : 프랭크 오즈
출연 : 니콜 키드먼, 매튜 브로데릭, 베트 미들러, 크리스토퍼 윌켄, 로저 바트
코미디 요소가 강했던 2004년 리메이크판과 달리 원작 소설과 처음 만들어졌던 75년작 영화 버전의 경우 굉장히 진지하고 사회비판적인 요소가 강했다고 하는데요. 특히 75년 영화 버전의 엔딩은 임팩트가 상당해서 후에 미국에서는 스탭포드 와이프가 순종적인 아내라는 뜻의 숙어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완벽한 부인들이 가득한 마을
뉴욕에서 유명한 프로듀서였던 조안나(니콜 키드먼)는 자신의 프로그램으로 인해 벌어진 총격 사건 때문에 일을 관두게 됩니다. 이에 같은 방송국에 부국장이자 조안나의 남편인 월터(매튜 브로데릭)는 화가 나서 함께 일을 관두고, 코네티컷 주에 있는 작은 마을로 가족들과 이사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마을 이장의 아내 클레어(글렌 클로즈)의 친절한 안내로 최첨단 시설을 갖춘 집을 소개받게 되죠. 다음 날 조안나는 클레어를 통해 마을의 부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완벽하게 꾸민 모습과 획일적인 행동으로 친절이 구는 부인들의 모습에 조안나는 위화감을 느끼게 되죠. 그리고 마을에서 유일하게 정상적이었던 보비와 게이인 로저와 친해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행사 중에 춤을 추던 부인 중 한명이 쓰러지게 되는데요. 그녀에게 다가서려던 조안나를 마을 남자들은 막아서고, 그 사이에 다가선 이장은 그녀에게 응급조치를 하고 몸에서 이상한 스파크가 튀는 모습을 보게 되죠. 무도회가 마무리된 그날 밤 월터는 그녀의 행동을 나무라고, 두 사람은 크게 싸우게 됩니다.
그 후 조안나는 다른 부인들처럼 행동해보려고 노력하나 쉽지가 않았죠. 그런데 월터는 마을에 온 뒤로 남성 협회에 드나들기 시작하더니 점차 남성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그 모습을 수상쩍게 여긴 조안나는 보비와 함께 협회에 몰래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숨겨져 있던 의문스러운 사진들을 발견하고 경악하게 됩니다.
그 사이 로저 마저 마을의 다른 부인들처럼 변한 모습과 마주친 그녀들은 마을에서 도망칠 결심을 하게 되죠. 하지만 월터의 설득으로 하룻밤 더 마을에 머무르게 되고, 그 사이에 보비마저 이상하게 변해버리고 맙니다. 그 과정에서 점차 무서운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조안나에게 마저 이상한 일이 일어나려고 하는데...
놀라운 반전과 다른 결말
영화의 초반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워커홀릭이었던 주인공이 낯선 시골 도시에 도착하면서 적응해나가는 모습은 다소 코믹스러우면서도 마을의 기묘한 분위기를 더욱 배가 시켜주었는데요. 거기다 은밀이 뭔가가 진행되고 있는 듯한 섬뜩함에 약간의 스릴러스러운 긴장감도 있더라구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톤에 유쾌한 분위기로 흘러가다 보니 생각보다 풍자적인 주제의식이나 원작에서 느낄 법한 섬뜩한 요소는 다소 약해진 듯한 느낌이었어요. 물론 원작을 보진 않았지만, 원작과 비슷한 1975년 버전의 영화의 일부분을 보고 나니 확연히 2004년 리메이크작과는 분위기나 연출면에서 굉장히 큰 차이가 느껴지더라구요.
더불어 주제 의식을 크게 드러내는 중요한 엔딩 장면에서 두 작품은 확연히 다른 선택을 하는데요. 1975년 버전의 경우 마치 히치콕의 영화같은 고전미가 드러나는 꽤나 충격적이고 섬뜩한 엔딩이였는데요. 때문에 더욱 블랙코미디 장르다운 한 방이 잘 느껴져서 좋더라구요.
하지만 2004년 리메이크작에서는 다른 시도를 통해 반전을 꽤 했는데요. 나름 신선한 반전이긴 했지만 살짝 무리수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뭔가 원작과 다른 시도를 하려고 상당히 애쓴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할리우드식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되어서 꽤나 유쾌했지만, 상대적으로 블랙코미디보다는 코미디에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상당히 옜날에 쓰여졌던터라 현 시대에는 다소 안 맞는 설정일 수 있어서 각색을 한 듯 한데요. 보면서 초반 설정은 꽤 흥미진진했지만 뭔가 전체적으로 올드한 설정에 후반부가 생각보다 지루해서 살짝 아쉽더라구요. 약간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릴 듯한 작품인데요.
오히려 똑같은 남성 중심 사회를 풍자했던 작품으로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프랑스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가 개인적으로는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비교적 최근에 만든 영화라 그런지 아이디어면이나 연출면에서도 꽤 신선하고 내용도 더 와 닿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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