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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를 이용하던 중 예전에 재밌게 봤던 영화 <미라클 벨리에>의 리메이크 버전인 <코다>를 발견했는데요. 2022년에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조연상 등 상을 휩쓸었다고 해서 '얼마나 잘 만들었길래'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영화는 2시간 남짓인데 음악도 있고 원작 스토리가 워낙 좋았어서 나름 재밌게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보고 나니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보통 작품상은 굉장히 실험적이거나 독특한 한편으로는 의미가 깊은 영화에게 가는 것이 보통인데, 아카데미 시상식은 상대적으로 대중성에 치중하는 만큼 이러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싶어요. 심지어 리메이크작인데 말이죠. 물론 그렇다고 영화가 좋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영화 코다 소개

영화-코다-포스터

코다

2021 | 미국 | 111분
장르 : 드라마, 음악, 코미디
감독 : 션 헤이더
출연 : 에밀리아 존스, 에우헤니오 데르베스, 트로이 코처, 퍼디아 윌시-필로 다니엘 듀런트, 말리 매트린

 

영화 <코다>는 2021년에 개봉했는데요. 여기서 '코다'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뜻하는 용어라고 합니다. 최근에 국내에서는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사용되어서 더욱 익숙해진 것 같아요. 영화에서는 여주인공 루비가 가족 중에서 유일한 청인으로 태어나서 가족들과 세상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합창단 선생님으로 인해 루비는 음악을 하고 싶어지면서 그것을 공감하지 못하는 가족과 갈등을 빚게 됩니다.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한편으로는 청인으로서는 알지 못했던 농인들의 삶과 갈등들을 굉장히 자연스러운 연출로 접할 수 있어서 굉장히 현실감이 가득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줄거리 (스포O)

코다-스틸컷1

 

 

농인인 부모님과 오빠와 함께 사는 고등학생 루비는 매일 아침 배를 타고 가족들의 어업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강도 높은 어업 활동에 학교에서는 항상 졸기 일쑤고, 친구들과도 놀 시간이 부족하죠. 거기다 항상 몸에서 나는 생선 비린내 때문에 일부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하죠.

 

코다-스틸컷2

 

뿐만 아니라 마을의 어업계는 노사갈등으로 인하여 큰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이에 동의할 수 없었던 아빠와 오빠를 대신해 루비는 통역사를 담당하고, 항상 가족들의 문제를 어린 시절부터 해결해 왔었죠. 심지어 알고 싶지 않은 부모님의 부부 관계에 대한 상담도 말이죠. 하지만 루비는 언제나 늘 그렇듯 담담하게 가족들을 도와왔습니다.

 

코다-스틸컷3

 

그러던 어느 날 루비는 짝사랑남 마일스를 따라 덜컥 합창단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음악 선생님은 멕시코 출신에 버클리 음대를 나온 베르나르도 선생님이었죠. 일찍이 루비의 노래 실력을 알아본 그는 마일스처럼 버클림 음대 진학을 할 것은 제의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처지를 이해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르쳐주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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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공연에서 하이라이트인 듀엣을 좋아하는 마일스와 하게 되는데요. 마치 삐걱거리는 로보트마냥 어색하던 둘은 연습을 하면서 조금씩 친해지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중간에 살짝 농인 가족에 대한 이슈로 오해가 생기긴 하지만 마일스는 자신과 달리 화목한 가족을 가진 루비가 부럽다고 진솔하게 고백하고 오해를 풉니다.

 

 

그러나 공연날까지 루비에게는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음악 레슨 수업을 받으러 가야하는데, 가족의 일을 통역해주느라 맨날 지각하게 되고 이에 선생님은 루비에게 실망스러움을 내비칩니다. 그러나 엄마 재키는 이에 굴하지 않고 가족이 출연하는 방송사 인터뷰 통역이 더 중요하다며 도우라고 강요하고 루비는 서운한 마음을 내비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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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러가지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루비는 멋지게 공연에 오르게 됩니다. 루비를 보고 응원하기 위해 왔지만 가족들에게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긴 공연 시간이 퍽 지루하게만 느껴졌죠. 하지만 루비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을 의아하게 쳐다보면서 가족들은 조금씩 루비에게 얼마나 값진 목소리를 가졌는지 느끼게 됩니다.

 

코다-스틸컷10

 

결국 가족들은 루비가 없어 세상과 소통이 다소 어렵긴 하겠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내주기로 합니다. 더불어 비록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루비의 꿈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지지해주기로 하죠.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과 음악 선생님의 도움으로 루비는 뒤늦게 버클리 음대 입학 오디션에 참가하게 됩니다.

 

 

 

에세이 원작 프랑스 영화 리메이크 작품

코다-다이어리-미라클-벨리에-코다

 

영화 <코다>는 2014년에 개봉한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의 리메이크 작품인데요. 원작은 실제 코다였던 작가 베로니크 풀랭의 자서전 <코다 다이어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영화 <미라클 벨리에>는 개봉 당시 프랑스에서 엄청난 흥행력을 펼치며 전 세계적으로도 꽤 많이 알려진 작품인데요. 

 

 

아무래도 실화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에 굉장히 현실감있는 묘사와 대사 그리고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력 덕분에 오랜만에 재밌게 본 프랑스 영화였어요. 무엇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오디션에서 가족들에게 부르는 노래가 하이라이트인데요. 가족들이 온 것을 알아채고 중간에 수화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죠.

 

코다-스틸컷11

 

미국 버전도 나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버전의 Je vole(비상)이라는 곡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미국 버전의 경우 가사가 매우 시적이고, 멜로디도 좋고 무엇보다 에밀리아 존스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는데요. 다만 너무 시적이라 가사가 그렇게 확 와 닿진 않더라구요. 외국인이라서 더 그럴 수 있지만 말이죠.

 

반면 프랑스 버전의 경우 가사는 전혀 은유가 없이 감정 그대로 이야기를 펼치는데요. 영화 속의 주인공인 '폴라'의 상황과 너무 잘 어울리는 가사에 실제 프랑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인 '루안 에메라'의 호소력과 성량이 더해져 더욱 감동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뭔가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랄까요.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떠나요.

사랑하지만 가야만 해요.

오늘부터 두 분의 아이는 없어요.

 

도망치는 게 아니에요. 날개를 편 것 뿐.

부디 알아주세요. 비상하는 거에요.

술기운도 담배 연기도 없이

날아가요. 날아 올라요.

 

미라클-벨리에-스틸컷

 

두 버전을 다 본 상황에서 간단하게 비교를 해보자면, 스토리나 연출적인 면에서는 굉장히 비슷했는데요. 세부적인 설정은 약간씩 바뀌었더라구요. <미라클 벨리에>의 폴라에겐 남동생이 있지만 <코다>에게는 오빠가 있습니다. 그리고 농업에서 어업으로 가업도 바뀌었는데요. 

 

미국 버전의 션 헤이더 감독이 자신이 어촌 출신으로서 경험했던 어촌의 위기를 담고 싶어서 변경을 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거칠지만 자상한 아버지와 가꾸길 좋아하는 천진난만한 엄마그리고 애정가득한 부부의 모습이 비슷했습니다. 다만 프랑스 버전은 프랑스답게 섹드립과 선정적인 장면이 가득한데, 미국 버전은 다소 순화시킨 느낌이였어요.

 

 

그리고 또 다른 점은 프랑스 버전의 경우 실제 청인 배우들이 연습을 통해 연기를 했다면, 영화 <코다>에서는 주인공 루비를 제외한 아빠, 엄마, 오빠 역의 배우들은 실제 농인 배우들이라고 합니다. 엄마 역을 맡은 말리 매트린은 <작은 신의 아이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탈 정도로 뛰어난 배우인데요.

 

코다-스틸컷12

 

아빠와 오빠 역에 농인 배우들을 캐스팅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을꺼라고 단언한 덕분에 이런 캐스팅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한마디로 원작인 프랑스 버전보다 더 리얼하고 생동감 넘치는 연기가 가능했던 겁니다.

 

찰떡 캐스팅에 뛰어난 연기력 덕분에 아빠 역을 맡은 배우 트로이 코처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되었죠. 그의 실제 딸도 코다라 더욱 극중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 초반에 볼 때는 프랑스 버전의 19금이긴 해도 유쾌발랄한 모습이 그리워질 정도로 살짝 실망스러웠는데요.

 

보다 보니 적응이 되어서 미국 버전도 나쁘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남동생보다 오빠와의 관계성도 새로웠고 말이죠. 결론적으로는 워낙 스토리가 감동적으로 좋고 각각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둘 다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코다-남주

 

마지막으로는 초반부터 중반까지 아주 큰 비중을 차지했던 남주인데요. 프랑스 버전에서는 프랑스 배우 '일리안 버갈라'가 미국 버전에서는 뮤지컬 영화 <싱 스트리트>로 유명해진 '퍼디아 월시-필로'가 맡았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취향일지 모르지만 프랑스 버전의 경우 왜 짝사랑하는지 모를 정도로 그다지 큰 매력은 느껴지진 않았는데요.

 

 

영화 <코다>의 마일스의 경우 주인공과 굉장히 잘 어울리면서도 뭔가 풋풋한 느낌이 들어서 로맨스 합이 더 좋다고 느껴졌어요. 물론 퍼디아 월시-필로의 노래 실력도 한 몫하고 말이죠. 다만 그 전에 인종차별 문제로 실망감을 안겼던 배우로 조금 아쉬울 따름이랄까요. 찾아보니 일리안 버갈라의 풍성한 곱슬머리가 문제였는지, 단정한 머리를 하니 핸섬하더라구요.

 

 

 

프랑스 버전, 미국 버전 모두 추천!!

영화-코다-포스터2

 

<미라클 벨리에>는 가끔씩 생각날 정도로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인데요. 미국 버전도 처음엔 다소 심심한 듯 했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주인공 역을 맡은 에밀리아 존스가 굉장히 안정적이고도 매력적으로 연기한 것도 한 몫한 것 같은데요. 영국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엄청 성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서 미국 아카데미 수상에 의문을 살짝 제기하긴 했지만, 영화와 관련된 비하인드를 접해보니 나름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들인 공이 상당한 것 같더라구요. 아무래도 영화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루비의 가족들이 모두 실제 농인 배우다 보니까 의견을 조율하거나 소통하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해 보였구요.

 

 

실제 영화를 제작하는 데 뿐만 아니라 연출이나 스토리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농인 배우들과 많은 의견을 조율하면서 아주 섬세하게 작업을 해나갔다고 합니다. 특히 루비가 공연을 할 때 가족들이 듣는 시점으로 긴 침묵이 나오는데요. 사실 청인들에게는 침묵이 매우 불편해서 이를 수정하려고 했지만, 현실감 있는 연출을 위해 침묵으로 우직하게 밀고나갔다죠.

 

영화-코다-포스터3

 

그 덕분에 실제 농인과 관련된 관객들에게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그 동안 브라운관에서 도움이 필요하거나 무력하고 우울한 장애를 가진 이들의 모습이 아닌 직접 사업을 꾸리고 공동체를 이끌어나갈 뿐만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으로 연출하면서 그 동안의 고정관념을 확 바꿔버린 것이었죠.

 

이러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비춰볼 때 어찌보면 <코다>가 많은 영화제에서 주목받아 아카데미 수상까지도 이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에서도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실제 역할과 동일한 장애를 가진 배우들이 출연한 사례가 생기고 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고정관념이 많은 사회에서 이러한 영화가 따뜻하게 편견을 무너뜨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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