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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유튜브에 떠도는 예고편에 이끌려 1화를 봤다가 끝까지 푹 빠져서 본 드라마가 있는데요. 바로 tvN에서 방영했던 <반짝이는 워터멜론>이라는 드라마입니다. 제목처럼 매 회차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물 로맨스라 가볍고 재밌게 보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묵직해지는 스토리와 감동에 마지막에는 눈물콧물 다 흘리면서 봤네요.

 

 

 

 

반짝이는 워터멜론 소개

예전에는 한드를 많이 보던 시기가 있었는데, 항상 재벌에 신데렐라같은 반복적인 뻔한 스토리에 질려서 요새는 주로 해외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인데요. 가끔씩 이렇게 보석같은 한드를 발견하면 오히려 그 희귀성에 주변에 마구마구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물씬 커집니다. 이 드라마도 보고 나서 주변에 얼마나 극찬을 하며 추천을 했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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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워터멜론

방영 : 2023
채널 : tvN
회차 : 16부작
출연 : 려운, 최현욱, 설인아, 신은수, 최원영, 서영희, 봉재현, 고두심

 

사실 처음 봤을 때는 너무 가족적인 힐링물 느낌이 물씬 나서 조금 유치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보는 순간 빨려들어가는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서 오랜만에 한드를 푹 빠져서 봤습니다. 왠만해서는 기다리는 거 싫어해서 방영 당시에는 잘 안 보는데요.

 

1화를 보기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방영 회차를 다 봐 버려서 다음 주를 오랜만에 목이 빠져라 기다려 보기도 했네요. 마치 <동백꽃 필 무렵>이나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봤을 때 느낌이랄까요. 뭔가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전개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잘 맞아들어간 느낌이였습니다. 

 

 

 

코다로 태어난 소년 아빠의 과거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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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이 가족들 사이에서 유일한 청인으로 태어난 하은결(려운)은 어릴 적부터 가족들의 의사소통을 책임지던 착한 소년이었는데요. 어느 날 이사를 온 주인집 아들이 처음에는 친근하게 굴다가 점차 친구들과 함께 괴롭히고 은결은 힘겨운 날들에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 모습을 우연히 본 비바 뮤직 사장님(천호진)은 은결은 가게로 들어오게 하죠.

 

 

무서운 소문과 달리 다정한 사장님은 은결에게 음악 용어이자 농인부모를 둔 청인아이를 뜻하는 '코다(CODA)'라는 말과 함께 기타를 가르쳐줍니다. 제자가 된 은결은 음악에 푹 빠지면서 기타에 천부적인 재능을 드러내게 되죠. 하지만 갑작스러운 화재와 함께 가족은 이사를 가야했고, 그 사이 사장님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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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고등학생으로 멋지게 성장한 은결이는 낮에는 모범생에 스포츠 선수인 형을 돕고, 밤에는 얼굴을 가린 채 거리 공연으로 음악을 이어나가는데요. 그로 인해 한 밴드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무대에 올라가게 됩니다. 하지만 무대를 보고 엇나간다고 생각했던 아빠와 큰 갈등을 겪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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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음악을 관두기 위해 기타를 부수려하는 순간 우연히 라비다 악기점이 눈 앞에 나타나고, 무심결에 들어간 은결은 그 곳에서 기타를 팔고 밖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나온 곳은 현재가 아닌 1995년의 과거의 한 장소였죠. 자신도 모르게 타임슬립한 은결은 거리에서 18세 고등학생의 모습을 한 아빠 하이찬(최현욱)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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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이찬이는 사고로 농인이 된 것이였고, 은결이 마주한 시점에는 아직 사고가 일어나기 전이였던 것이었죠. 현재와 달리 쾌활하고 유쾌한 이찬이는 우연히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하다가 마주친 동네 얼짱 최세경(설인아)에게 첫 눈에 반해버렸는데요. 하지만 도도녀 세경은 명문대 의대생인 남자친구 외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곧 미국에 갈 예정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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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꾸만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이찬이가 귀찮았던 그녀는 밴드를 만들어 무대를 성공시키라 말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버립니다. 그것도 모르고 이찬이는 친구들을 모아 밴드를 결성하려는 과정에서 우연히 자신을 아빠라 부르는 은결을 마주하고 처음에는 이상한 놈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피했지만, 결국 가짜 과외선생님으로 자신의 집에 살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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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은결이는 아빠가 엄마인 윤청아(신은수)의 존재도 모르고 낯선 여인에게 푹 빠져있는 모습에 심란해지는데요. 심지어 떠난 줄 알았던 세경이 새로운 모습과 성격으로 다시 나타나게 되고, 은결이는 미래에 자신의 존재여부가 걱정되어 둘의 사이를 열심히 방해하고, 나중에는 엄마까지 찾아 이어주려고 갖은 애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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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아빠에게 혹여나 사고가 일어나 농인이 되지 않을 전전긍긍하며 엄청난 과보호를 하게 되죠. 하지만 엄청난 개구장이였던 이찬이는 어디로 튈 지 예상할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거기다 엄마 또한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은결은 부모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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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지만 감동적인 결말 (스포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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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중반부터 조력자이자 다시 등장한 세경이 알고보니 그녀의 딸이자 은결처럼 미래에서 온은유였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알고보니 은유는 불화와 이혼으로 부모님께 상처를 입고 자신의 존재를 없애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죠. 엄마의 첫사랑을 이루게 해주면서 말이죠. 그렇게 열심히 첫사랑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결국 그 존재는 자신의 아빠였음을 알게 됩니다.

 

 

은유를 아줌마의 어린 시절이라 착각했던 은결은 최대한 그녀와 떨어지려 하지만, 자꾸만 마음이 가게 되고 자신 또한 부모님과 똑같이 현재에 청춘임을 자각하고 그 동안 가족에 대한 의무감을 잠시 떨쳐버리고 은유에게 마음을 고백하게 되죠. 그렇게 달달한 연인이 된 청춘은 미래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은결이 부모님을 함께 지켜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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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엄마 청아는 부유한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엄마가 떠나고 가정교사로 들어온 계모의 학대와 의붓형제의 무시 속에서 힘겹게 지내고 있었죠. 거기다 친아빠는 그녀를 아끼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못된 부정으로 그녀를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알게 된 은결은 분노를 표하며 엄마를 그 곳에서 구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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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은결과 은유의 계획대로 이찬이는 청아가 자신을 짝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에게 좋은 감정이 생기게 됩니다. 수화까지 배워가며 열심히 소통을 하면서 둘은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가 되죠. 그러나 은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찬이는 은결을 구하기 위해 차도에 뛰어들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귀가 들리지 않게 되어 절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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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꿀 수 없었다는 것에 좌절한 은결은 아빠 곁은 떠나고 싶진 않았지만,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꼭 자신의 아빠로 성장해달라고 외치며 현재로 돌아오게 됩니다. 눈을 뜨는 순간 달라진 환경에 놀람도 잠시, 행복한 모습의 가족들과 과거 이찬이가 장애를 얻고 외면했던 친구들의 우정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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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빠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외할아버지의 악기 회사를 물려받아 멋지게 CEO로 일하고 있었고, 자신도 밴드부의 일원으로 유명한 가수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따로 현실로 돌아온 은유가 은결을 찾아오며 끝이 나죠. 더불어 은결과 은유를 과거로 보낸 라비다 악기점 주인이 비바 뮤직 사장님이였음이 밝혀집니다.

 

 

 

결국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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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과 청아 그리고 세경과 은유는 모두 부모의 학대와 방치 속에서 큰 상처를 안고 있는데요. 현재의 모습과 전혀 다른 결의 과거를 마주한 은결이 안타까워하며 부모를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 처음에는 유쾌하게 그려졌지만, 마지막에는 굉장히 눈물나는 감동이 물밀듯 밀려들었습니다. 특히나 청아를 구해내는 장면은 너무 슬프면서 다행이다 싶더라구요.

 

 

엄마와 전혀 다른 성격에 한없이 쾌할해 보였던 은유도 상처가 있었는데요. 은결을 통해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모습이 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였습니다. 어찌보면 진짜 할아버지였던 비바 뮤직 사장님이 자신의 손녀에게 은결을 보내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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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과거로 돌아가서 사건을 막으려고 노력하는 스토리는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떠오르게 만들었는데요. 사실 고전 타임리프 설정 중 하나라 그렇게 새로울 것도 없고, 어떤 방향으로 스토리가 나아갈지도 대충 예상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짝이는 워터멜론>이 흥미로웠던 것은 정석적인 플롯을 제대로 잘 활용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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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무리수로 반전을 이어가기 보다는 톡톡 튀는 발랄한 연출로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시켜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구요. 무엇보다 주조연 배우들이 너무도 찰떡같이 배역을 소화해서 그런지 판타지 장르임에도 몰입감이 아주 상당했네요. 물론 결말 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했음에도 너무 급박하게 빨리 끝내버린 감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선방한 듯 합니다.

 

 

드라마를 볼 당시에는 신인 작가가 썼나 싶었는데요. 알고 보니 <경성스캔들>, <킬미 힐미> 등으로 엄청난 히트작을 냈던 진수완 작가의 신작이였더라구요. 어쩐지 톡톡 튀는 전개가 참 매력적이게 흘러간다 싶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기존 작들도 굉장히 말도 안되는 판타지 설정임에도 굉장히 설득적으로 흥미롭게 이끌어가서 무척 재밌게 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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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작가의 인터뷰를 찾아보니 그 동안 많은 흥행작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슬럼프에 빠진 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그냥 힘을 쭉 빼고 한 번 써보자라는 마음에서 썼다고 하죠.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청춘물이 뚝딱 나오다니 확실히 능력자가 아닌가 싶네요.

 

 

 

복합 장르와 매력적인 캐릭터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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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한 장르만 명확히 있는 것보다 복합적으로 다양성이 섞여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데요. <반짝이는 워터멜론>의 경우 단순히 로맨스에만 그치는 청춘물이 아니라 타임슬립 판타지, 가족애, 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시사점까지 다양한 장르와 깊은 의미들이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게 잘 버무려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배우들의 합이 가장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아무래도 <라켓소년단>, , <모범택시>, <약한영웅> 등 어린 나이임에도 벌써 굵직한 필모를 쌓은 최현욱 배우가 연기한 하이찬이였는데요. 하도 많이 나와서 꽤 나이대가 있는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리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고등학생 연기가 실감났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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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기하게 매번 고등학생인데도 다른 느낌을 굉장히 잘 소화해내는 것이 참 연기력이 좋고 타고난 배우구나 싶더라구요. 그러나 아쉽게도 최근에 살짝 논란거리가 있어서 조금 아쉬운데, 큰 논란만 없다면 앞으로 참으로 기대되는 유망주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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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려운과 설인아 배우도 그동안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비춰져서 굉장히 신선했는데요. 그 외에도 신인급의 배우들이 많았음에도 그다지 어색함없이 산뜻한 전개와 마무리가 잘 된 듯 합니다. 그냥 여기서 나온 등장인물들이 뭔가 빌런들을 제외하고 너무 사랑스럽고, 당시 고등학생다운 풋풋한 매력이 잘 드러나서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더불어 그동안 장애를 그려왔던 우울하고 편견이 가득한 모습보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그려진 것도 꽤 좋았습니다. 물론 그 속에 농인 가족들만 겪을 수 있는 문제들도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려내서 느껴지는 바가 많기도 했고 말이죠. 그래도 전체적으로 꽤나 긍정적이고 밝게 표현된 점은 이 드라마가 가진 또 다른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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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화 <코다>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처럼 전부는 아니더라도, 한 두 명 정도 실제 장애를 지닌 배우가 출연했으면 더욱 의미가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최근에 비슷한 시대를 연출한 <동감>이나 대만 히트작을 리메이크한 <너의 시간속으로>는 레트로한 감성이나 인물들간의 케미가 약해서 참 아쉬웠는데요.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국내에서 빅히트했던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모처럼 잘 만든 타임슬립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은근 해외에 입소문이 나서 인기가 상당하더라구요. 끝까지 흥미진진하고 여운짙게 본 한드가 너무 오랜만이라 앞으로 종종 가끔씩 꺼내 볼 듯 합니다. 응답하라같은 청춘물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보시길 정말 강추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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