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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산책이나 수목원 가는 것을 좋아해서 종종 시간을 내서 다녀오는 편인데요.요새는 워낙 인스타각으로 이쁘게 꾸며진 포토존을 겸비한 곳들이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좀 더 자연친화적인 곳이 더 좋더라구요. 그래서 국내 최초 시립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올 여름이 가기 전 시간이 나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태안 천리포 수목원 소개
태안은 바닷가와 많이 인접해있는 지역이라 주로 해수욕장을 가기 위해 많이 방문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번에는 순전히 수목원을 목적으로 향해봅니다.
천리포 수목원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천리포수목원
하절기(4월-10월) 매일 9시 18시(입장마감 17시)
동절기(11월-3월) 매일 9시 17시(입장마감 16시)
7-8월 사이 1시간 연장운영하니 홈페이지 참고
www.chollipo.org
041-672-9982
충청남도라 사실상 남부지방에 비하면 수도권에서 상당히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서산을 통해서 바닷가 쪽으로 꽤 한참을 가야하다보니 자가용을 이용해도 은근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구요. 가까워서 금방 도착할 것 같았지만 생각외로 꽤 시간이 걸려 도착했습니다. 대략 차로는 개인차에 따라 다르겠지만 3~4시간 정도 소요가 되었던 것 같아요.
입장료 및 지도
먼 길을 달려 드디어 도착한 천리포수목원. 이렇게 입구 앞쪽에 주차장이 있었는데요. 엄청 크진 않았지만 세울 곳은 충분했던 것 같아요. 다만 주말의 경우에는 일찍 오지 않으면 주차하기 살짝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차가 아니여도 천리포수목원 앞에 941번 버스와 952번 버스가 다니는데요. 태안터미널에서 탈 수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대중교통이라 조금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그래도 뚜벅이로도 올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입장시간과 요금은 기간에 따라 달랐는데요. 오픈 시간은 9시로 동일했지만, 동절기(12-2월)와 하절기(3-11), 그리고 봄과 여름의 연장운영 기간에 따라 마감시간이 달랐습니다. 요금 또한 동절기, 하절기 그리고 4,5월의 극성수기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다행히 연중무휴로 쉬는 날은 없기 때문에 너무 늦게만 가지 않는다면 충분히 입장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시간과 요금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제가 간 날은 하절기라 9시부터 18시까지 운영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성인 9,000원으로 이용이 가능했는데, 지금 홈페이지로 확인해보니 1,000원이 더 오른 10,000원으로 변경되었네요. 아무래도 그 사이에 인상되었나 봅니다. 들어가기 전에 지도보기는 필수죠. 원래 수목원이나 식물원이 큰 곳이 많지만, 그림으로만 봐도 천리포수목원의 규모가 상당함이 느껴졌습니다.
아기자기한 입구와 시원한 바닷가 산책로
개인적으로 애매한 크기에 어설픈 규모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천리포수목원은 그림으로만 봐도 규모면에서나 볼거리가 가득할 것 같아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이쁜 입구로 들어섭니다. 날씨가 살짝 흐린날이라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비가 오지 않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비가 폭우처럼 오면 못 거닐겠지만, 조금씩 올때도 우산 쓰고 다니면 참 운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아기자기한 포토존들이 많았어요. 정말 하늘이 파랬다면 더욱 이뻤을 듯한 귀여운 곰돌이와 브로콜리씨. 정갈한 연못도 참 이뻤습니다.
덩그러니 놓여있는 민트색 꼬마의자. 분명 포토존인 것 같은데 직접 눈으로 볼 때보다 사진으로는 영 안나오네요. 아기자기한 공간을 넘어가니 나무 숲 사이로 한적하게 걷기 좋은 길이 나옵니다. 늦여름이였지만 날이 흐린 덕분인지 너무 덥지 않아서 걷기 좋았어요.
걷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바닷가 산책로. 다른 곳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수목원에서 바로 바다를 옆으로 두고 걷는 산책로는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어요. 바다를 보면서 걸으니 너무 기분 좋았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산책로였습니다. 길도 거의 평지길에 계단도 많지 않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어서 남녀노소 모두 걸어가기 참 좋았어요.
걷다보니 드문 드문 보이던 집들. 알고 보니 이곳에서 게스트하우스처럼 숙박이 가능한 것 같더라구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하루쯤 숙박을 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아요.관람객이 모두 나간 저녁 시간에 온전히 수목원을 즐겨보는 것도 참 낭만적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현재 유일하게 개방된 구간은 밀러가든인데요. 천리포수목원 내 총 7개의 관리 지역 중 첫 번째 정원으로 2009년 3월 1일부터 개방이 되었다고 하네요. 길은 입구에서 솔바람길, 꽃샘길, 수풀길, 소릿길, 민병갈의 길, 오릿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걸을때마다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줍니다. 사실 길이 한 길이 아니라 여기저기 연결되어 있어서 좋더라구요. 탐방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습니다.
소릿길과 미니 식물원
걷다보니 어느새 가장 멀리 위치한 소릿길로 넘어왔어요. 소릿길이라는 이름은 충청도 방언으로 지름길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이름이 참 이쁜 것 같아요. 소릿길에는 이렇게 작은 실내 식물원도 있었는데요. 따뜻한 열대지방의 나무들 같았어요.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굉장히 다양한 식물종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 계속적으로 직원분들이 꾸준히 관리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이쁜 포토존과 활짝 핀 파란 수국
천리포수목원 이름도 있고, 이렇게 하얀 의자가 이쁜 포토존이 되어줍니다. 여전히 하늘이 아쉬울 뿐입니다. 걷다보니 이쁜 덩쿨 길도 만나게 되었는데요. 운 좋게도 아직 지지 않은 수국꽃밭을 만날 수 있었어요. 살짝 지려는 모양새였지만, 충분히 아름다웠는데요. 무엇보다 파란수국을 너무 좋아하는지라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관리소로 추정되는 집 한채 그림같이 있네요. 아무래도 소릿길이 가장 멀리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관람객이 가장 적었던 곳이였어요. 한적한 여유를 느끼시고 싶으시다면 소릿길로 오시길 추천드려봅니다.
곳곳에 쉴 곳과 포토존이 있었던 오릿길
걷다보니 이렇게 도로길 옆으로 걷는 길도 나옵니다. 바닷길과는 또 다른 색다른 매력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오릿길로 넘어옵니다. 오릿길은 매년 오리들의 부화시기에 일부 지역을 통제해 안전하게 아기 오리들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에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호수가 굉장히 커서 둘레만 걷는 데도 꽤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이렇게 곳곳에 앉아서 쉬거나 사진찍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이렇게 천리포수목원 글자장식이 있어서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참 이쁘게 나온답니다. 호수를 따라 옆으로 걷는 길들도 정갈하니 참 이뻤어요.
알록달록한 나무와 식물들 사이로 걸으니 제대로 힐링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길도 참 거디 너무 좋더라구요. 바로 옆에 연못도 있고. 입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가장 메인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정취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까 포토존도 이뻤지만, 민병갈 기념관이 마주보이는 이곳이 가장 베스트였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사진을 찍었네. 걷다보니 수국철인지 정말 많은 수국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모양이 정말 다른 다양한 모양의 이국적인 수국들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재밌는 것은 걷다보니 또 딴 길로 새서 이렇게 숲속같은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또 바닷길 산책로가 살짝 등장하더라구요. 길을 잃는 재미가 있는 천리포 수목원입니다.
쉬기 좋았던 민병갈 기념관
그리고 다시 중앙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 다음 근처 민병갈 기념관 건물로 들어왔어요. 1층에는 수목원을 대상으로 그린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중앙에 앉는 공간도 있습니다. 그리고 옆에는 카페도 있고 건물 자체에 에어컨도 나와서 쉬기 정말 좋은데요. 이날 날씨가 무척 더웠던 터라 시원한 내부 공간이 더욱 간절해졌는데 이곳이 딱이였습니다.
밖으로 나와서 계단을 오르면 이렇게 민병갈 기념관을 만날 수 있는데요. 놀랍게도 이 수목원을 설립한 민병갈 박사는 푸른눈의 미국인이셨더라구요. 한국을 진정으로 사랑해서 대한민국 국적으로 귀화를 한 것도 모자라 6.25 전쟁 후에 전 재산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고 16,0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식물들을 심어 국내 최고의 수목원으로 이끄는데 큰 일조를 하셨다고 합니다.
천리포 수목원의 연대기가 담긴 방을 나와서 투명 창에 햇살리 비추는 통로로 넘어가면 아름다운 공간이 나오는데요. 민병갈 박사의 방을 재현해놓은 공간이더라구요. 크리스마스 트리에 고풍스러운 가구와 화려한 패턴의 카펫이 참 이국적이였는데요. 더불어 삼면의 통창 가득 바깥 식물들이 비쳐서 너무 아름다운 공간이였습니다. 계속 머물고 쉬어가고 싶었어요.
사실 민병갈 박사는 식물의 전문가는 아니였는데요. 오로지 식물에 대한 열정으로 결혼도 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수목원 조성 사업에 열중했다고 합니다. 방 앞의 테라스로 나가서 바라보면 신기하게도 논에 민병갈 박사를 기념하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꼭 2층 위에서만 봐야 형태를 알아볼 수 있게 해놓았더라구요.
귀화를 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본인의 나라도 아닌데 이렇게 타국에 자신의 전 재산과 열정을 받쳐 이런 공간을 만든다는 건 참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 그의 헌신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수목원을 현재까지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고, 앞으로도 꾸준히 잘 지켜나갔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조성된 대규모 수목원
천리포 수목원에는 곳곳에 걸을 곳도 쉴곳도 많아서 너무 좋았는데요. 이쁘게 조성된 수목원이나 식물원들을 많이 보긴 했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자연스럽게 조성된 곳은 참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갈하게 조성된 부분도 있지만, 너무 인공적인 느낌이 크게 들지 않아서 정말 자연속을 걷는 느낌이 들어 좋더라구요.
규모가 크긴 했지만 그래도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히 다 둘러볼 수 있어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 평지길에 곳곳에 쉴 곳도 깨알같이 많았거든요. 다만 어디든 그렇겠지만, 한여름의 뜨거운 땡볕에는 살짝 힘들겠다 싶은 구간은 느껴졌는데요. 그래도 꽤 곳곳에 우거진 곳도 많아서 그늘에서 쉬기도 좋았습니다.
가장 좋았던 바닷길 왕추천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바닷길. 수목원 내에서 이렇게 바다를 가까이에서 느끼며 걸을 수 있다니 참 좋았어요.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건 북적한 해변이 아니여서 한적하게 산책하기 좋았다는 점이죠. 그래서 그런지 유독 바닷길에 관람객들이 많더라구요.
바로 앞에 해변에서 볼 법한 눕베드도 조성되어 있어서 그냥 가만히 바라만 봐도 힐링되는 기분이였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누워서 바다를 오래도록 바라보며 모처럼 여유를 푹 즐겼네요.
출구 및 굿즈샵
굉장히 여유롭게 돌다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점심 시간이 넘은 무렵이라 배가 너무 고파져서 서둘러 출구로 나가봅니다. 출구는 주차장에서 봤던 플랜트 센터를 통해 나갈 수 있어요. 안에는 다양한 식물들도 구경하거나 구매할 수 있었구요. 그 외에 티셔츠나 에코백같은 디자인 굿즈도 소박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 넘어가면 스카프나 향수, 핸드크림 등등 정말 만물상같은 굿즈샵을 볼 수 있는데요. 진짜 제품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크더라구요. 아쉽게도 사진촬영은 불가라 찍지 못해지만, 가시는 분들은 꼭 구경하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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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 수목원은 한 사람의 열정과 헌신으로 오랫동안 이어져온 국내 최대 규모의 수목원인만큼 그 전통성과 아름다움이 가득 느껴지는 곳이였는데요. 관리도 굉장히 잘 되어 있었고 구경할 거리도 너무 많아서 입장료가 정말이지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혹시 식물을 좋아하시거나 쉼과 힐링을 필요로 하신다면 한 번쯤 꼭 가보시길 완전 강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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