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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소설 읽기 버킷리스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책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의 속편이 비교적 최근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전작을 읽고 너무 좋아서 바로 속편을 읽고 싶었는데, 출간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던 터라 바로 만나볼 수가 없어서 무척 아쉬웠거든요. 누구보다 기다린 속편 소식에 부랴부랴 얼른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 책소개 및 리뷰

책을 읽기 전부터 제목부터 이미 마음에 쏙 들어버렸는데요. 개인적으로 말차 덕후다 보니 이미 말차 가득한 향이 느껴지는 표지에 읽기 전부터 설레었습니다. 전작에 이어 같은 표지 작가의 작품이 실린 것 같더라구요. 마치 소인국시대 사람들을 보는 듯한 미니어처 감성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표지가 벌써부터 책의 분위기를 가득 보여주는 듯 합니다.

월요일의-말차-카페-책표지

이 책을 쓴 저자는 1970년 아이치현 출생의 아오야마 미치코라는 일본 작가인데요. 대학 졸업 후 시드니에서 일본계 신문사 기자로 2년간 근무하고 귀국에 잡지 편집자를 거쳐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요코하마시에 거주중이라고 하는데요. 전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 그녀의 데뷔작이라고 하네요. 그 외에도 지금 소개해드릴 속편과 더불어 많은 도서들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책들이 일본에서 유명한 문학 상을 수상할 정도로 굉장히 떠오르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작과 자연스레 이어지는 세계관

이야기는 마블카페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요. 와타루가 아닌 마스터와 깃페이라는 교토에서 잠시 올라온 청년이 월요일 휴무일에 이벤트성으로 마블카페를 말차 카페로 탈바꿈한 장소에서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월요일의 말차 카페인 것이죠. 근무 시간표가 바뀐 줄도 모르 채 출근을 했다가 헛탕 친 26살 된 미호는 자신의 재수없는 하루를 한탄하며 추운 겨울날씨를 피하기 위해 마블카페로 향합니다. 하지만 곧 오늘이 휴무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돌아서려는 순간 왠일이지 가게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들어갑니다.

 

어설프게 고쳐 쓴 말차 카페 문구와 어딘지 이상한데 능청스런 마스터와 차가운 듯 무심하게 친절한 도련님같은 종업원에 이끌려 내부에 들어가 아주 진한 말차를 주문합니다. 재수없는 하루를 보낸 나를 위로하고자 시킨 말차는 역시나 너무 써서 실망하고 있던 그 때 우연히 종업원을 도와주게 되고 보너스로 맛있는 연한 말차를 선물로 받게 되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깃페이라는 이름을 가진 도련님같은 종업원에게 미호는 서서히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비록 재수없는 하루인 듯 했지만 우연히 나온 덕분에 단 하루 운영된 말차 카페에도 오고 깃페이를 만나게 되면서 운 좋은 하루가 되어버렸다고 말이죠. 그렇게 간절히 손안에 깊이 희망이라는 씨앗을 심어봅니다. 교토 청년 깃페이를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말이죠. 그 순간 갑자기 씨앗이 한 움큼 자라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역시나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였다는 생각을 끝으로 말이죠.

 

이렇게 미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작과 동일한 12가지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여러 인물들이 바톤터치하듯 진행되는데요. 그 흐름이 얼마나 매끄러운지 새로운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물 흐르듯 몰입하게 되는 흡입력이 여전한 작품이였습니다.

 

 

 

본편만큼이나 좋았던 속편

분명 모든 이야기들이 희미하게 연결이 되어 있긴 하지만 따로 놓고 보면 충분히 독립적이라 사실 속편을 먼저 읽어도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는 작품인데요. 다만 전편 속 인물들이 깨알같이 작품 속에 등장하기 때문에 이미 본편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속편에서 더욱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벌써 읽은지 꽤 된 터라 전편의 인물들이 살짝 기억이 안 나서 다시 찾아보기도 했는데요. 확실히 보고 다시 속편을 읽으니 굉장히 다층적으로 읽혀서 더욱 재미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드라마에서도 조연들을 비중있게 아끼듯 다루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의 성향은 확실히 취향저격이였습니다. 신기하게도 계속 연달아 이어지는 스토리 속에서도 전편의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부분은 어느 순간 감탄스럽게 느껴지더라구요. 뭔가 작가가 각 인물들을 바라보는 세심함이 잘 느껴져서 보는 내내 굉장히 따뜻해지는 기분이였습니다.

 

 

 

소소하고 따뜻한 희망을 품은 마무리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의 경우에는 소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진행되는 것은 동일했지만, 공통적으로 한 사람을 구원하게 되는 극적인 마무리로 감동을 주었다면, 속편인 <월요일의 말차 카페>의 경우는 마치 한 바탕 극적인 사건 이후에 그려지는 평온함을 그려내는 듯한 평화로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전 에피소드에서 다음 에피소드로 이어지면서 단편적으로 나왔던 조연이 주인공이 되어진다는 점인데요. 타인의 생각대로 추측되어 본 감정이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읽히면서 여러 사연들이 드러나는 에피소드는 굉장히 몰입감을 높여주어 좀 더 캐릭터들을 입체감으로 바라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있어. 더듬어 올라가다 보면 연결되는 손이 무수히 늘어날 거야. 어느 손 하나라도 떨어졌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어. 어떤 만남이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믹맥이 연결된 손과 손끝 덕분에 이루어진 거야.

가장 멋진 것은 먼 곳에서 손을 잡은 사람들이 자기가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걸 전혀 모르다는 거지. 그걸로 된 거야. 자기 일에 몰두한 것이 생판 모르는 남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

그렇다, 계승하는 것은 사람들의 희망사항이다. 이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고난과 맞서서 극복해야만 한다. 혼자서는 대처할 방법이 없는, 상정할 수 없는 재앙을 전부 받아들이며.

나도 이런 식으로 정말 좋아하는 것과 소중한 것, 알고 싶은 것을 더 , 더 모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은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내게 기분 좋은 장소에서, 내가 하고 싶은 타이밍에. 아직 우리에게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달도 지금 바로 저 곳에서 몰래 커져가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파란 하늘에 몸을 숨기고 있던 보름달이 빛나는 것은 이제부터 찾아올 아름다운 칠흑의 밤하늘에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스치는 가벼운 인연들조차 분명 약간씩 서로간의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큰 나비효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대리 경험하는 듯했는데요. 보통은 본편만한 속편이 없다고 하던데 이 책 시리즈는 달랐던 것 같아요.

 

 

 

세트로 선물하기 좋은 힐링 소설 추천

됴코와 시드니를 연결했던 전과 달리 도쿄와 쿄토라는 무대 연결점만 바뀌었을 뿐 모든 사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살아가려 애쓰는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은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 속에서 은근하고 묵직하게 와 닿는 감동은 속편 또한 똑같아서 무척 재밌게 감동적으로 읽혔습니다. 무엇보다 전작처럼 시작과 끝을 포개는 듯한 완결성은 더 할 나위없는 뿌듯함을 안겨주며 여운을 주는데요. 두 권을 읽고 나니 이 책은 개별적으로 읽히기 보다는 두 권이 한 세트로 묶어 읽거나 선물하기 매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 이어지는 아오야마 미치코의 두 번째 연작 소설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역시나 따뜻하다. 코코아를 잇는 말차의 깊은 맛이 듬뿍 전해지는 아름답고 찬란한 소설이다. 누구나 마주칠 수밖에 없는 삶의 힘든 순간들을 위로하고, 앞으로의 나날을 격려하는 스토리의 힘이 충만한, 소설의 가치를 역설하는 소설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모든 등장인물이 서로 연결되는 열두 편의 스토리는 이렇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오늘 하루 재수가 없다고 여긴 어느 여성이, 우연히 1일 말차 이벤트를 하는 카페에 들어섰다가 그곳에서 서빙하는 남성과 인연의 씨앗을 뿌리는 내용이다. 〈편지 쓸게〉는 기억이 꽂히는 ‘핀’의 위치가 달라서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이 어긋나 있는 부부가 다시 서로를 알아보는 이야기고, 〈초봄의 제비〉는 속옷 가게를 하는 히로코가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주는 손님을 응대하며, 새로운 삶의 결의를 하는 이야기며, 〈천창에서 내리는 비〉는 친구 사이인 사치와 미츠의 만남의 한 장면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별이 된 쏙독새〉는 종이 연극을 하는 미츠가 고향집에 가서 애증의 관계인 할머니와 화해 아닌 화해를 하는 이야기고, 〈전해지는 마음〉는 일본에서 나고시노하라에 날에 먹는 특별한 액막이 음식인 미나즈키 생과자를 둘러싼 에피소드다. 〈아저씨와 단사쿠〉는 칠월칠석 날 단사쿠 나무에 소원을 매다는 일본 풍속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그린 이야기고, 〈빠진 책 찾기〉는 헌책방을 운영하는 노부부가 그리는 ‘나다운 삶’의 이야기며, 〈삼각주의 소나무 아래서〉는 여자친구에게 차여 의기소침해 있던 다카하루가 친구 덕분에 불현듯 발상을 전환해 스스로를 다시 빛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이야기다. 〈캥거루가 기다리고 있다〉는 마크와 마스터 두 사람의 인연을 소재로 한 이야기,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말하고, 〈환상의 사마귀〉는 초등학생 다쿠미가 자신을 키우는 것이 세상 그 자체임을 깨닫는 내용이다. 그리고 마지막 〈길일〉은 다시 처음 말차 카페 에피소드로 돌아와서, 그리워하던 남녀가 서로 재회하며 인연의 소중함을 새기는 내용이다.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
출판
문예춘추사
출판일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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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세상이 더욱 각박해져서 그런지 힐링 소설이 많이 인기와 호평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 또한 최근 들어 많은 힐링 소설들을 읽으면서 왜 사랑을 받는지 제대로 경험하는 해였던 것 같아요. 따뜻한 이야기로 소소한 감동이나 위로를 얻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본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과 속편 <월요일의 말치 카페> 모두 추천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