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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 소설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완독했습니다. 1년을 넘기는 줄 알았는데, 후반부에 부지런히 읽은 덕분에 다행히 해를 넘기지 않아서 어찌나 다행인지. 그 덕에 소설책 10권 읽기 버킷리스트 목표를 달성했네요. 짝짝짝. 스스로 자축해봅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책소개
매트 헤이그의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출간 이후 10개월 만에 3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뉴욕타임즈와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이후 국내 출간 후에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해내며 2021년 가장 많이 소설이 되었죠. 사실 신비롭고 아름다운 표지에 눈길이 먼저 가긴 했으나 영미소설이라 살짝 망설여졌어요.
몇 권 읽어 보진 않았지만, 영미권 소설은 워낙에나 페이지 빼곡히 글자가 가득하고 페이지수도 많아서 다소 버거웠던 경험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화려한 수식어에 책 내용이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어떤 감동과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말이에요.
당신에게 다시 살아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인공 노라는 어머니의 죽음, 파혼, 해고, 반려 고양이의 죽음 등의 연속적인 사건과 더불어 과거의 후회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그런데 정작 그녀가 눈을 뜬 곳은 자정의 도서관. 그곳에는 수많은 초록색 책이 가득했고, 과거 학교 사서로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함께 체스를 두었던 엘름 여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이 서가의 책들이 모두 노라가 살았을지도 모르는 삶을 담고 있음을 알려주고, 후회의 책을 건네 그녀가 후회되는 순간들이 무엇이었는지 보게 해줍니다. 그리고 노라는 엘름 부인의 안내로 후회가 되었던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들을 살아보게 되죠.
삶에는 어떤 패턴이... 리듬이 있어요. 한 삶에만 갇혀 있는 동안에는 슬픔이나 비극 혹은 실패나 두려움이 그 삶을 산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 것들은 단순히 삶의 부산물일 뿐인데 우리는 그게 특정한 방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슬픔이 없는 삶이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훨씬 쉬워질 거에요.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라는 사실도요. 슬픔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없어요.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와 양이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영원히 순수한 행복에만 머물 수 있는 삶은 없어요. 그런 삶이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요.
체스에서 한 번이라도 이기려면 무언가를 깨달아야 해.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체스판에 폰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경기는 끝난 게 아니야. 폰이 가장 마법 같은 기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 폰은 하찮고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왜냐하면 폰은 절대 그냥 폰이 아니니까. 폰은 차기 퀸이야. 넌 그저 계속 앞으로 나아갈 방법만 찾으면 돼. (폰은 끝줄로 넘어가면 킹 제외한 다른 기물로 승급 가능. 보통 퀸으로 승급.)
헤어졌던 남친 댄과 결혼해서 동네 펍을 운영하는 삶, 친구 이지를 따라 오스트레일라에 가는 삶, 오빠와의 밴드를 포기하지 않고 뮤지션으로 사는 삶. 수영을 포기하지 않고 국가대표가 되는 삶, 북극의 연구원으로 빙하를 연구하는 삶, 동물 보호소에서 일하는 삶, 와인 농장에서 사는 평화로운 삶 등 그녀는 후회했던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 살아보면서, 실망을 느끼면 다시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돌아오고 또 다시 새로운 삶을 들어가는 것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도무지 행복해지지 않고, 다른 삶을 살수록 나비효과처럼 문제가 벌어지는 것들을 보면서 결국 그녀는 이러한 시도에 매너리즘을 느끼게 되죠. 그러나 엘름 부인의 조언으로 그녀는 다시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삶들을 시도해보고 결국은 그녀가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길을 찾게 됩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영미소설에 대한 편견에도 불구하고 400페이지가 술술 정말 잘 읽혔던 책이였어요.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상황들과 더불어 짧게 끝나는 회차들이 더욱 책넘기기에 좋았던 것 같아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신비로운 설정에 더불어 노라의 다양한 삶들을 대리경험하면서 느끼는 바도 많았습니다. 마치 이전에 인상깊게 본 영화 <나비효과>가 자꾸 떠오르더라구요.
어쩌면 그녀를 위한 완벽한 삶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딘가에 틀림없이 살 가치가 있는 인생이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살아볼 가치가 있는 인생을 발견하려면 더 큰 그물을 던져야 한다는 걸 노라는 깨달았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포도밭을 소유하거나 캘리포니아 석양을 봐야 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넓은 집과 완벽한 가정도 필요치 않다. 그저 잠재력만 있으면 된다. 그기고 노라는 잠재력 덩어리였다. 왜 전에는 이걸 몰랐는지 노라는 의아했다.
영화 속 에반과 이 책의 노라 모두 과거의 삶을 바꾸려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자꾸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다양한 삶들을 경험해보면서 과연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를 자꾸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노라 또한 처음에는 본인이 하지 않아서 후회되었던 일들을 되돌리는 삶을 시도했지만, 막상 그 삶들을 겪어보고 나서 정작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을 위한 후회들이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였기에 그녀는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없었던 것이죠.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스토리
소설을 읽으면서 과연 이것은 어떤 답을 끝나게 될 것인가 궁금했어요.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갈수록 노라의 여러 삶을 보면서 불현듯 끝이 어떻게 될지 살짝 예상이 되더라구요.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를 후회하기 보다는 인생의 무한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점을 배웠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항상 새로운 시선으로 앞을 보려고 노력해야겠다고 말이죠.
- 저자
- 매트 헤이그
- 출판
- 인플루엔셜
- 출판일
- 2021.04.28
사실 인생의 가능성이나 다른 시선을 봐라 같은 철학을 담은 소설이나 책들은 많지만, 이 책은 그러한 메세지를 강제적으로 주입시키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저 수많은 인생을 살아보는 노라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독자도 여러 생각을 갖게 만드는 방식이 참 매력적이더라구요. 스스로 깨닫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더욱 와 닿고 감동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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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스토리가 너무 좋아서 영화로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요. 왠지 조만간 나올 것 같기도 해서 조금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부디 만들어지기를 바래봅니다. 너무 어렵고 읽기 부담스러운 영미소설에 버거움을 느끼셨다면,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가볍게 리프레쉬 하시길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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