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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4번째 소설은 바로 현재까지도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자리하고 있는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으로 선택했습니다. 생각보다 꾸준히 베스트셀러 매대에 놓여있길래 무슨 소설일까 굉장히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왜 인지 읽기도 전에 불편하다는 제목과 달리 힐링 소설 느낌이 다분히 느껴지는 작품이였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책소개

현재 몇 번째가 될지 모를 무려 4권의 대서사시 <전쟁과 평화>를 힘겹게 읽고 있는 중이라 굉장히 눈과 뇌과 지쳐있었는데요. 1권을 완독하고 도저히 읽히지 않는 뇌를 잠시 쉬고자 가벼운 소설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불편한 편의점>이 눈에 띄더라구요.

 

불편한-편의점-책-표지

출판년도 : 2021
출판사 : 나무옆의자
저자 : 김호연
 

다행히도 읽자마자 가볍게 술술 읽기는 편안한 문체 덕분에 모처럼만에 즐겁고 유쾌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원래도 소설을 잘 읽지 못하는 편이라 1권 읽기도 매번 버거워했었더랬죠. 그나마 가볍고 짧은 일본소설조차 겨우겨우 읽는 편이였고, 국내에서도 잘 읽히는 작가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편식쟁이인데요. 이 책은 너무 신기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읽히더라구요. 

 

 

 

줄거리

 

 

이 책의 간단한 줄거리는 서울역에서 노숙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우연히 70대 염여사의 지갑을 찾아주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충분히 나쁘게 이용할수도 있었던 지갑을 정직하게 지켜준 그의 좋은 마음씨를 눈여겨본 염여사는 마침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 빈 야간알바자리를 독고씨에게 제안하게 됩니다.

 

알콜성 치매로 기억을 잃은지 오래, 더군다나 곰같은 덩치에 말과 행동이 굼뜨고 어눌한 그가 과연 편의점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주변 사람들은 처음에 이러한 정체불명의 알바생 독고씨를 의구심을 갖게 되는데요.

 

하지만 맡은 일을 척척 묵묵히 해내는 것도 모자라서 동료와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점차 동네의 밤을 든든히 지켜주는 이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찾지 않던 불편한 편의점에 점차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하고, 편의점은 다소 불편하지만 따뜻하고 아늑한 누군가의 소중한 휴식처로 거듭나게 됩니다.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불편한 편의점>을 쓴 김호연 작가는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한 <망원동 브라더스>로 데뷔하여 일상적 현실을 굉장히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리기로 유명한 작가인데요. <불편한 편의점>은 작가의 5번째 장편소설입니다.

 

소설가 이전에도 영화 시나리오, 만화 스토리 작가 등의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쓴 경험 덕분인지 특유의 유머와 빠른 전개와 깔끔함이 돋보이는 작품이였습니다. 소설을 재밌게 읽고 나니,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왠지 엄청 발랄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무엇보다 잘 읽힐 것 같고 말이죠.

 

이 소설이 출간된지도 벌써 2021년 4월이니까 1년도 훨씬 넘은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베스트셀러로 사랑을 받는 것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사실 이 책의 담긴 이야기는 그다지 특별하지는 않아요. 특별한 판타지가 나오는 것도 그렇다고 긴장감 넘치는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소시민의 이야기가 담겨있죠. 

 

어찌보면 뻔하다 할 수 있는 힐링 소설의 전형적인 구성인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확실히 매력이 있고 마음 속 어딘가 뭉근하게 울리는 감동이 툭툭 가볍게 묻어있는 느낌입니다. 마치 어눌하면서도 은근히 사람들을 챙겨주던 독고씨의 행동처럼 말이죠.

 

 

 

극적인 해피엔딩보다 자연스러운 위로와 소통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세상과 단절되어 살던 그는 편의점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마음속 갈등을 우연치 않게 해소해주는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이러한 묘한 독고씨의 편안함으로 인해 불편한 편의점이라 부르면서도 계속 마음의 안식처인양 찾아들게 되는 거겠죠.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대체적으로 일상 힐링 소설처럼 무조건적인 해피엔딩으로 가득하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각자 지니고 있는 문제나 잘못들을 담담히 풀어내고 그것을 극적으로 해피엔딩으로 바꾸기 보다는 상황적으로 자연스럽게 해소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점이죠.

 

하지만 어디까지만 모든 문제 해결의 키는 자신이 지고 있고, 그것을 해내고자 용기를 내야한다는 점. 결국 독고씨는 다른 이들에게 가르쳐준 해답을 자신에게 적용하기에 이릅니다. 그동안 외면했던 자신의 삶에게 말이죠.

 

가볍게 그러나 친숙하게 드나들며 항상 우리 곁에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편의점의 존재처럼 불편한 편의점에 들른 손님들도 그리고 일하던 사람들 모두 이곳을 통해 작은 위로와 힘을 얻고 새로운 발판을 디딜 힘을 내게 됩니다. 그런 인물들의 작지만 소중한 용기와 변화를 통해 읽는 내내 미소 지어지고 조금이나마 에너지를 얻은 기분이 들어서 마지막에는 괜시리 찡해지게 됩니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지금은 알 것 같다.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살기로 했다.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가야겠다.

 

 

 

 

지금 시대에 오히려 더 필요한 소통의 힘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도 초반에는 내내 독고씨와 같은 인물을 실제로 만나면 염여사나 다른 인물들처럼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을까. 무서워하지 않을까 싶은 편견들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솔직히 세상은 소설과 달리 무서운 일들도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이야기처럼 마냥 따뜻하게 바라보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소설을 읽는 내내 뇌리를 떠나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꿈같은 소설이 그래도 와닿았던 점은 바로 모든 사람들이 독고씨나 다른 사람들처럼 수많은 고민속에 살아간다는 공감대가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거기다 특별한 해결법으로 극적으로 그들의 상황을 고쳐나간 것이 아니라 그저 들어주고 대화를 한 것만으로도 길을 찾게 해준 소통의 힘이 가장 이 소설을 매력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와닿게 해준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더욱이 현재 코로나 시대로 대면과 소통이 단절된 시대라서 그런지 더욱 이런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글이 간절했고,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덕분에 잘 읽히면서도 따뜻한 소설을 읽어서 기분이 참 좋네요. 혹시 가볍게 읽을 힐링소설 찾으신다면 <불편한 편의점>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봅니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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