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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독립영화관에서 몰입하며 봤던 인상깊은 영화 한편이 조용히 개봉했었습니다. 독립영화가 지금처럼 많이 알려지지도 않은 시절이라, 적은 수의 관객으로 조용히 몰입하며 봤던 기억이 나는데요. 바로 영화 <다슬이>입니다.

 

 

 

영화 다슬이 소개

영화<다슬이>는 굉장히 오래 전에 봤지만, 아름답고 순순했던 아이의 모습이 무척 기억에 남아 지금까지 맑은 감성의 여운이 남아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다슬이는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녀인데요. 여기서 서번트 증후군이란 자폐증이나 지적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 능력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영화-다슬이-포스터

다슬이

2011 | 한국 | 86분
장르 : 드라마
감독 : 박철순
출연 : 유해정, 김송일, 주부진

 

 

영화 <다슬이>에서는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다소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으로 그려졌던 서번트 증후군의 모습과는 다르게 비교적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특정 분야의 천재적인 능력이 있다는 것뿐이지 지적이나 자폐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속에서 잘 적응하기가 쉽지 않지 않기 때문이죠. 

 

다슬이 또한 그림에는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아 마을 사람들과 큰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다행히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와 삼촌만은 다슬이의 행동들을 제대로 이해해주는데요. 영화는 다슬이의 행동을 따라가면서 천천희 그녀의 시점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담담히 들려줍니다.

 

 

줄거리

울진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할머니와 삼촌과 함께 살고있는 9살 다슬이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감성을 지닌 아이입니다. 낮에는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리고, 저녁에는 눈사람이 나오는 만화를 보며 하루를 보내죠. 

 

영화-다슬이-스틸컷1

 

 

매일 마을 곳곳을 그림으로 채우는 다슬이 때문에 동네사람들은 불만이 쌓이고 결국 할머니와 삼촌에게 항의를 하지만, 그들은 묵묵히 다슬이를 지지하며 보살핍니다.

 

마을에 눈이 내리자 다슬이는 정성스럽게 눈사람을 만드는데요. 날이 따뜻해지면 눈사람이 녹을까봐 걱정하며 밤새 눈사람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어느 날 크레파스가 아닌 페인트로 온 동네를 칠하기 시작한 다슬이의 모습에  마을사람들은 또 다시 구박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구박속에 완성된 그림은 처음에 삼촌도 알아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다슬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멋진 그림이 등장합니다.

 

 

장애를 향한 불편한 시선

주인공 다슬이는 그림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가졌는데요. 때문에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엄청난 몰입력을 발휘하며 멋진 그림들을 그려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진심을 오해하기까지 하죠.

 

영화-다슬이-스틸컷2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러한 편견적 시선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는 사람들로 인해 정작 피어나야할 재능이 묻히고 구박덩이로 전략해버린다는 점이 말이죠.

 

이야기는 다슬이의 행동을 따라가면서 굉장히 천천히 진행되는데요. 아무래도 극적이거나 드라마틱한 전개가 없다보니 보는 이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감성적이고 잔잔한 연출을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다슬이에게 포커싱된 화면에 몰입하다보니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충격적이지만 현실을 반추하게 되는 엔딩

전체적으로 굉장히 감성적으로 흘러가서 좋았는데, 솔직히 마지막 엔딩은 너무 충격적이고 급작스러웠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 가족들을 따뜻하게 해주려는 마음에 다슬이가 연탄불을 갈아주었는데, 그만 실수로 가스가 퍼져 할머니와 삼촌이 세상을 떠나버리면서 끝이 나버렸거든요.

 

유일하게 이해해주던 가족이 떠나고 홀로 떠나버린 다슬이의 상황이 너무 슬프고 비극적으로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급작스러운 전개이지만 감독이 이렇게 엔딩을 맺은 것에 대한 부분이 약간 이해가 가기도 했어요.

 

 

이전에 유튜브를 통해 장애아동의 부모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홀로 남을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지 두려워 자식보다 하루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정말 마음 아프게 들렸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게 현실이다 보니 어찌보면 다슬이의 엔딩 장면은 오히려 더 현실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생각하고 싶진 않겠지만, 홀로 남은 장애아동이 어디로갈지, 혹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마무리될지 예상이 되기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영화는 감성적이고 따뜻했던 다슬이의 일상을 다소 충격적이지만 환상에서 현실로 되돌려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록 금방 녹아 없어질 눈사람만이 남지 않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다슬이가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램이 들어 씁쓸해지는 엔딩이였습니다.

 

 

실화가 아닌 감독의 경험담으로 탄생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온전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박철순 감독의 개인적인 어린시절 경험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어릴 때 같은 동네에 살던 자폐를 가진 친구를 다른 친구들과 놀리고 괴롭혔었는데, 추후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 자폐 아동에 대한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다슬이-스틸컷3

 

 

이 실화같은 이야기 속 다슬이를 연기한 주인공은 바로 유해정 아역배우인데요. 어린 나이에 성인 연기자 못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진짜 다슬이가 느껴졌어요. 순수함과 귀여운 그리고 천진난만함을 동시에 갖춘 듯한 복합적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주어 덕분에 영화 속에 푹 빠져서 볼 수 있었는데요. 

 

다슬이 말고도 드라마 <굿닥터>에서 늑대소녀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내며 주목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스타일의 연기력을 지닌 배우더라구요. 이 영화가 2011년도에 나왔기 때문에 현재는 성인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워낙 연기력이 좋았던 배우라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가 됩니다.

 

잔잔하지만 따뜻한 감성적인 여운이 짙은 영화나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독립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영화 <다슬이> 꼭 한 번 보시길 강력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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