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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예고편을 보다가 흥미가 생겨서 보게 된 영화 <북클럽>.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모임을 통해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영화인가 싶었는데요. 전혀 아니였습니다. 오히려 아주 발랄하고 솔직한 60대 여성들의 사랑과 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그러한 주제를 굉장히 유쾌발랄하면서도 로맨틱하게 연출해서 덕분에 아주 재밌게 보았습니다.
북클럽 영화소개
국내에 2018년에 개봉된 영화 <북클럽>은 40년 동안 북클럽이라는 책모임을 하며 우정을 이어온 60대 4인방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독신, 이혼, 결혼, 사별 등 다양한 사연으로 이미 살아볼 만큼 많이 살아본 그녀들의 삶에서 한 권의 특별한 책을 만나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한 마디로 제 2의 전성기를 시작하는 셈이죠.
북클럽
2018 | 미국 | 103분
장르 : 코미디
감독 : 빌 홀더먼
출연 : 다이안 키튼, 제인 폰다, 메리 스틴 버건, 캔디스 버겐, 앤디 가르시아, 돈 존슨, 크레이그 T.넬슨
이러한 개성만점 4인방의 캐스팅으로는 한 때 할리우드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배우들인 다디안 키튼, 제인 폰다, 메리 스틴 버겐, 캔디스 버겐이 맡아 4가지 버전의 다양하고 매력넘치는 삶을 보여줍니다.
줄거리
겁은 많지만 호기심은 가득한 소녀감성 다이앤(다이안 키튼)과 많은 쿨한 연애를 즐기면서도 일에 대한 열정을 보이며 호텔 CEO 자리에까지 올라간 비비안(제인 폰다), 남편과 다시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싶은 캐롤(메리 스틴 버건), 엄근진 연방판사지만 은근 허당끼있는 이혼녀 샤론(캔디스 버겐).
이렇게 각기 다른 성격과 사연을 갖고 있는 4명의 친구는 20대 때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우정을 유지해오고 있는 절친 사이인데요. 그녀들은 북클럽이라는 모임을 통해 정기적으로 책을 읽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 중 가장 자유로운 영혼이였던 비비안이 예상치 못한 책을 가지고 오는 데요. 바로 유명한 화제의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였죠.
처음에 친구들은 이 나이에 보기 남사스럽다, 교양없다 하며 난리를 피우지만 이내 곧 책의 첫 페이지를 펼져든 순간 깊숙이 자극적인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3편의 책을 모두 빠져서 완독하게 되죠. 다소 야했던 이 소설을 읽은 친구들은 책 덕분에 지루했던 노년의 삶에서 점차 사랑과 성의 감각을 깨닫고 삶의 새로운 일탈을 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다시금 전과 같은 불타는 연애와 사랑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경험하게 되죠. 친구들에게 먼저 책을 권한 비비안은 원래부터 자유로운 연애를 즐겨해왔지만, 오랜 전부터 한 남자를 잊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우연히 그와 다시 재회하게 되면서 전과 다른 자신의 감정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사랑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호텔 CEO 비비안, 번듯한 식당을 운영하는 요리사 캐롤, 연방 법원 판사 샤론, 전업주부로 가정과 아이들을 지켜낸 다이앤. 이렇게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나름의 행복하고 안온한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60대 여성으로서 기혼자들은 이미 아이들이 장성해 각자의 삶을 꾸렸으며 모두 각자 직업적인 측면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곧 맞이할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터였죠.
누군가는 이미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이 시기에 굳이 무엇을 하느냐 만류하며 그저 건강만을 챙기라 말합니다. 특히 다이앤의 딸들은 혹여나 어머니가 넘어져서 다칠세라 자신들과 함께 살기를 전전긍긍하며 걱정하죠. 분명 효녀는 맞는데 다이앤은 자신을 아무것도 못하는 아기처럼 대하는 딸들의 집착이 간혹 족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더욱 로맨틱했던 그녀들의 러브스토리
사실 다이앤은 과거 철없는 시절에 첫 딸을 임신하고 그렇게 큰 사랑없이 그저 가족을 위해서 희생해왔는데요. 이제는 남편도 사별했고, 딸들도 각자 자신의 삶을 꾸린 상황이라 홀로 자유롭게 남은 인생을 조용히 즐기고 싶을 뿐이였죠.
그러던 어느 날 비행기에서 우연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굉장히 젠틀하고 멋진 독신남을 만나게 됩니다. 알고 보니 그는 자유롭게 전 세계를 여행해온 비행사였죠.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그의 관심이 싫지 않은 다이앤은 점차 새로운 사랑에 빠져들게 되는데요. 그 장면이 참 로맨틱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지더라구요.
더불어 친구들과 달리 속박없이 자유로운 연애와 삶을 살고 있던 비비안에게 찾아온 옛 사랑과의 러브 스토리도 꽤나 로맨틱하더라구요. 그는 과거 그녀에게 청혼했으나 거절당한 후 떠나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요. 이후 자녀도 나으면서 평범하게 살던 중 이혼하게 되고, 여전히 인지 못한 옛 연인 비비안을 찾아오게 됩니다.
비비안은 그와의 뜻밖의 재회가 무척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시 깊어지고, 자신의 자유로운 생활을 끝내야할까봐 걱정되어 차마 마음을 열지 못했죠.
정작 친구들에게는 팩폭을 날리며 적극적으로 연애에 지원사업을 자처하던 그녀는 오히려 자신의 찐사랑 앞에서는 굉장히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내 자신의 삶의 진짜 가치를 깨닫고 큰 마음을 먹게 되죠.
섹스앤더시티 시니어 버전같은 영화
사실 딱히 로맨스를 엄청 좋아한다거나 연애 중시는 아닌데 왠지 모르게 60대에 소녀같이 야한 책을 읽으며 꺄꺄 거리는 4인방 친구들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귀엽더라구요. 그저 나이가 들었을뿐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청춘이였고, 삶은 어디까지나 마음 먹기에 달린 일이라는 점을 그들이 여실히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사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연령대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내고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점이 부럽기까지 하더라구요. 실제로 한 시대 풍미했던 중견 여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던터라 미국에서 특히 중년층들의 인기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합니다.
국내 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연령대면 주로 할머니나 시어머니같은 특정화된 이미지에 갇힌 역할만 나오기가 쉬운데, 이렇게 한 편의 로맨스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참 신선했어요. 마치 미드 <섹스 앤더 시티>의 시니어 버전을 보는 듯하달까요.
찾아보니 놀랍게도 이 영화의 각본을 쓴 프로듀서는 실제 자신의 어머니에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소설을 선물로 준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후 중년 여성들이 독서 클럽에서 이 책을 읽으며 토론하면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생각해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랑만큼이나 더 빛났던 오랜 우정
영화를 보면서 매력적인 요소가 많았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오랜 우정이였습니다. 무려 20대부터 이어져온 끈끈한 우정이 너무 부럽더라구요. 결혼, 출산, 각장의 커리어를 쌓다보면 흔히 놓치기 쉬운 것이 우정인데 그녀들은 북클럽이라는 모임을 통해 꾸준히 정기적으로 소통을 하고 친구관계를 잘 이어옵니다.
그 덕분에 이렇게 인생의 힘든 고난이나 선택에 기로에 놓일때에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것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진정한 친구의 관계란 무엇인지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굉장히 따뜻한 영화였습니다.
사회적으로 규정해놓은 노년기의 삶의 편견에 노출되기 쉬운 그녀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고 새롭게 나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멋진데요. 그동안 조연으로만 머물러 있었던 그녀들의 삶이 달콤한 로맨스와 유쾌한 코미디가 합쳐져서 한층 더 아름다고 빛이 나게 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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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젊은 세대의 열정적인 로맨스에 비하면 조금 느리고 잔잔하게 느껴질지는 모르지만 누구든 나이가 들듯이, 인생의 한 귀퉁이를 아름답게 빛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한 번쯤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특히 다른 세대의 여성들끼리 함께 보면 더욱 감회가 새로울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완전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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