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김동전 폐지 이후 헛헛한 마음에 적어보는 글

최근 애청하던 KBS 예능 <홍김동전>이 결국 폐지 소식을 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마지막 방송이 방영되었습니다. 아직 마지막화 이후 방송 날짜인 목요일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실감이 나진 않지만, 매주 흐르다 보면 점차 실감이 날 것 같아 생각만으로도 벌써 헛헛해지네요.

 

 

 

 

우연히 봤다가 빠져들어버린 홍김동전

사실 방송이 영원할 수 없기도 하고 끝나는 게 예삿일도 아닌데 이렇게 아쉬운 이유는 아무래도 정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예전에 무한도전 이후 꾸준히 보는 예능 방송이 없었는데요. 그런데 <홍김동전>은 우연히 1화를 봤다가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어느새 매주 빼놓지 않는 프로그램이 되어버렸거든요.

 

홍김동전

방영 : 2022.07.21 - 2024.01.18
채널 : KBS2
회차 : 70부작
출연 : 김숙, 홍진경,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

 

처음에는 KBS에서 이런 신박한 걸 만들었네라는 생각에 아주 가볍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출연자인 김숙과 홍진경의 이름을 합쳐 아주 임팩트 있는 제목을 만들어낸 것도 신박하다 느껴졌고, 무엇보다 나머지 멤버들인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의 멤버 조합이 신선하고 무해한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사실 예전에 런닝맨이나 1박 2일같은 장수 프로그램도 재밌게 보던 시기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장기화가 되어버리면서 무뎌지고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멤버들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결국 애정하던 무한도전까지 폐지되면서 사실상 지상파 예능은 잘 안 보게 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홍김동전>은 정말 오랜만에 지상파 예능다운 교양과 더불어 소소한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였는데요. 멤버들 자체가 착한 것이 여실히 느껴질 정도로 서로 배려하면서 투닥거리는 모습이 굉장히 보기가 좋았던 것 같아요. 가끔 스페셜 게스트가 출연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멤버들만 진행했을 때 더욱 케미가 좋고 재밌다고 느껴질 정도로 말이죠.

 

 

 

시청률만 고집하고 폐지를 내린 아쉬움

 

솔직히 매회 다 빵빵 터지는 편만 있었던 아니에요. 사실상 모든 프로그램이 매회 다 웃기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그럼에도 다음 편을 기다리고 보게 만들었던 이유는 동전 하나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매회 다르게 변장해 웃음을 주는 멤버들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진짜 첫 정이 무섭다고. 이 방송 뭐지. 신박한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한 자리에 있네. 라고 보기 시작한 것이 마지막 70부작까지 보게 만들었네요. 사실 중간마다 방송을 통해 시청률이 낮아 고심하는 목소리가 있어서 열심히 보면서도 설마 없어지진 않겠지라는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그래도 기여코 1년을 넘겨가고 좋은 에피소드로 큰 웃음을 줄 때마다 역시 점점 더 성장하는구나 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결국 윗 사람들의 눈에는 그것이 안 보였나 봅니다. 물론 방송사 입장에서 예산과 광고가 붙는 시청률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아닌데, 요즘 같이 TV를 안 보는 세대가 많은 시대에 이러한 결정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싶어요.

 

 

 

정확하게는 모를지만 시청률 집계는 집전화가 있는 집에 선별적으로 전달이 된다고 하는데, 보통 연령대가 높을 가능성이 높아서 사실상 애당초 <홍김동전>의 TV시청률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OTT 플랫폼에서는 KBS 예능 유일하게 상위권에 들어간 프로그램이기도 한데 너무 빨리 싹을 저버린 것은 아닐까 해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레전드 3편

한 회마다 모두 소소한 재미가 있지만 그러면 너무 많으니까 최소한으로 줄여서 3편만 소개해보겠습니다. 보시고 재밌으면 이번 기회에 정주행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처음에는 가볍게 보다가도 나중에는 아까워서 아껴보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1.수저게임 편

 

동전으로 흙수저부터 금수저까지 총 5가지 계급으로 나뉘어서 진행했던 수저게임 시리즈는 그야말로 홍김동전이 낳은 제일 흥미진진한 게임이였습니다. 단순히 웃음뿐만 아니라 게임을 통해 뒤바뀌는 현 시대상의 현실을 아주 제대로 보여준 레전드 게임이죠. 로또, 결혼 등 다양한 변수로 반전미가 가득해서 막판까지 승부를 예상할 수 없는 긴장감이 있습니다.

 

 

2. 번지점프 2탄 편

 

첫 회에 번지점프 게임을 기념하여 2번째 번지점프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요. 새라는 주제에 맞춰 변장한 멤버들이 게임을 통해 번지점프 뛸 사람을 고릅니다. 모두 쫄보라 필사적으로 게임을 진행하는데요.

 

 

홍김동전 게임 중 가장 빵빵터지는 금지어 게임을 하게 되는데, 누나무새 삼총사가 탄생하게 되죠.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결정된 번지점프 주자가 너무 멋있게 뛴 덕분에 명장면을 남겨주었습니다.

 

 

3. 홍콩 편

 

해외 로케 첫 촬영으로 홍콩으로 가게 된 멤버들. 짧은 일정에 옷도 적게 가져왔는데, 갑작스러운 태풍으로 홍콩 숙소에 갇히게 됩니다. 결국 요상한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기로 하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의 상황에도 멤버들의 친화력 덕분에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던 홍콩 편인데요. 홍콩의 멋진 풍경과 함께 진행되는 멤버들의 웃픈 상황이 매우 웃깁니다.

 

 

 

시즌2로 다시 부활할 수  있기를. 이멤버 리멤버. 제발

 

 

한편으로는 속상한 마음에 마케팅을 잘하는 tvN이나 다른 케이블 방송사였다면 지속될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또 시즌제거나 자극적으로 나갈 수도 있어서 참 이래저래 속상한 마음뿐입니다. 방송을 보니 어떻게든 방송을 지키려 했던 멤버들과 제작진의 간절함이 더욱 느껴저서 막방이 어찌나 슬프던지.

 

 

이제는 시청률이 아닌 OTT와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까지 지상파에서는 이같은 방식의 집계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그래도 저만 <홍김동전>을 애정해왔던 것은 아니였는지, 폐지 소식이 들리자 방송 게시판에 폐진 반대 글로 도배가 되거나 트럭 시위 등 팬들의 저력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렇게 숨은 찐팬들이 가득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결국 올초에 종영을 해버리고 말았네요. 매주 밥친구로 아주 흐뭇하게 보낼 수 있는 낙이였는데, 이제 끝나면 무얼 낙으로 삼아야 하나 헛헛한 마음만 듭니다. 최소 1년만이라도 더 방영되었음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결국 이렇게 끝은 났지만 아직 희망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멤버들의 케미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부디 KBS가 마음을 돌려 시즌2를 내주든 아니면 다른 플랫폼에서 동일한 멤버 그대로 프로그램이 생기든 부디 다시 볼 수 있었음 하는 간절한 마음 뿐입니다. 홍김동전 제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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