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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리메이크 비교 포스팅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소 재밌게 봤던 작품이 리메이크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원작과 어떻게 다른지 너무 궁금해져서 꼭 찾아보는 편인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작품은 바로 영화 <써니>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리메이크된 영화 <써니>
이전에 <수상한 그녀> 한중일 리메이크 비교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요. <수상한 그녀>는 국내에서 크게 흥행하고, 보편적인 정서 반영이 가능한 스토리라인 덕분에 정말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리메이크된 것을 보고 굉장히 흥미롭더라구요.
<써니> 또한 국내에서 톡톡한 인기를 얻었고, 리메이크도 꽤 많이 된 흥행작이라 꼭 한 번 리메이크작들을 비교해보고 싶더라구요. 최근 2021년에 중국에서도 <양광저매도>의 이름으로 리메이크작이 개봉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무척 궁금해서 얼른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국내 미개봉작이라 어디서 봐야할지 모르겠네요. 들리는 소식에는 아이오아이로 유명한 주결경이 출연한다고 하네요. 추후 중국판을 보게 되면 따로 포스팅을 올려보겠습니다.
1. 한국판 써니
써니
2011 | 한국 | 124분
감독 : 강형철 감독 (과속스캔들, 스윙키즈)
출연 : 심은경, 강소라, 민효린, 유호정, 천우희, 박진주, 남보라
영화 <써니>는 학장시절 7공주 써니의 멤버였던 주인공 나미가 어른이 되어 우연히 병원에서 고교동창생 춘화를 만나 옛 친구들을 찾아 다시 재회하는 내용인데요. 나미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가 반복되면서 친구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드러나요.
80년대 여고시절이 배경이라 민주화운동 시위, 라디오, 복고풍 의상, 잡지, 노래 등 당시 시대상을 방영해주는 아이템들이 가득 나와서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데요. 더불어 학창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오랜 친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서 더없이 따뜻하고 행복한 기분이 드는 영화였어요.
사실 친구를 다룬 소재의 영화는 정말 많지만 주로 남성 서사가 많은 반면, 이렇게 제대로 여성 서사로 완벽히 만들어낸 작품은 드문 것 같아요. 심지어 흥행까지 말이죠.
그런데 <써니>의 경우 한국 영화 특유의 감동과 신파스런 요소는 있지만, 그것을 유쾌하게 풀어내어 전혀 과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전 시대를 관통하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우정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감성을 다룬 덕분에 많은 나라에서 공감을 일으키고 리메이크화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2. 일본판 써니
써니 : 강한 마음, 강한 사랑
2018 | 일본 | 119분
감독 : 오오네 히토시
출연 : 히로세 스즈, 이케다 엘라이자, 야마모토 마이카, 시노하라 료코, 이타야 유카, 미우라 하루마
일본에서는 중국보다 먼저 2018년에 <써니 : 강한 마음, 강한 사랑>라는 이름으로 레메이크해서 개봉했는데요. 국내에서도 티빙, 웨이브 등에서 유료로 볼 수 있습니다. 국내판의 경우 80년대 민주화 바람이 일던 격변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반면, 일본판의 경우 갸루가 유행하던 90년대를 배경으로 설정이 바뀌었어요.
갸루화장, 루즈삭스, 노래방, SMAP이나 아무로 나미에같은 90년대 J-Pop 히트곡들 등 일본인들이 향수를 느낄 수 있는 90년대 당시의 일본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굉장히 활기차고 유쾌하더라구요.
3. 원작과 비슷하고 다른 점
아쉽게도 서금옥 캐릭터는 사라져서 총 6명의 인물들이 써니 멤버로 등장하는데요. 원작의 경우 개별 인물들의 사연과 캐릭터가 강렬하게 남았던 것 과는 달리 일본판은 인물들의 사연보다는 당시 여고생들의 문화를 표현하는 데 더 중점을 둬서 그런지 각 개별 인물들의 개성이 많이 약했던 것 같아요.
약간 극적인 장면 같은 경우도 생각보다 평이하게 흘러가서 조금 밋밋하다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큰 변화는 보니엠의 ‘sunny'라는 곡의 부재에요. 영화 제목이자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관통하고 있는 이 곡은 일본판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아요.
아마 우리나라에서 이 곡이 당시 인기가 컸기 때문에 제목으로까지 지어진 것 같은데요. 일본판에서는 그저 서클의 이름으로 쓰이고 <우리들의 실패>같은 당시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JPOP노래들을 사용해서 그런지 약간 정서적으로 확 와닿거나 임팩트가 느껴지진 않더라구요. 제가 일본인이 아니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그래도 일본판은 써니 멤버가 1명 빠진 거 빼고는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어느 정도 비슷하게 따라가서 원작 고증에 나름 충실했다는 호평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진짜 보면서 원작이 떠오르는 장면들이 꽤 많아서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이후 내용에는 결말 스포가 있으니 이점 참고해주세요.
4. 엔딩 비교
엔딩장면은 춤씬은 두 영화 모두 거의 똑같다 할 수 있도록 동일하게 흘러갔는데요. 사실 개인적으로 원작은 엔딩 장면이 무척 인상깊었던 지라 리메이크작에서 가장 기대되었던 부분이 바로 찾지 못했던 수지가 등장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국내 원작 버전의 경우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해서 연출이 극적인 효과를 거뒀죠.
국내 버전에서는 25년 전 CF스타로 활약한 후 은퇴했던 윤정 배우가 깜짝 출연을 했는데요. CF스타 답게 굉장히 인상적인 표정이 장면을 아주 멋지게 살렸고, 더불어 익숙하고 많이 알려진 배우가 등장하지 않아서 정말 감독의 선택에 엄지척을 내밀 정도였던 엔딩이였거든요.
그래서 일본판에서는 과연 누가 나올까. 어떻게 이 장면을 극적으로 살릴까 기대했는데요. 당황스럽게도 동일한 아역배우가 나오더라구요. 성인역으로 나이들게 분장은 했다지만 다른 성인멤버들과 따로 노는 듯한 어색함은 무척 아쉬웠네요. 듣기로는 중국판은 아예 성인버전 수지가 등장도 안 한다고 해서 보기도 전부터 굉장히 아쉽습니다.
5.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이 있었던 두 작품
일본판 <써니: 강한 마음, 강한 사랑>은 원작 <써니>와는 비슷한 듯 또 다른 분위기가 담긴 것 같아, 나름 잘 만들어진 것 같아서 나름 재미있게 봤는데요. 아무래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더욱 그런 듯 하지만,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쯤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청춘시대상이 잘 담겨서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더라구요. 더불어 일본판을 보고 나니 다른 나라 버전들도 어떻게 바뀌었을지 사뭇 궁금해지네요. 특히 최근 개봉된 중국판이 너무 궁금합니다. 조만간 볼 곳을 찾아서 한 번 봐야겠어요. 추후 보게 되면 또 비교 포스팅을 새롭게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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