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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사실 대만여행에서 처음 접했어요. 저의 첫 대만 여행지였던 타이중에서 여행을 끝내고 밤에 숙소로 돌아왔을 때 우연히 틀어놓다가 보게된 작품이 알고 보니 <녹비홍수>였음을 한국에서 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중드 녹비홍수 소개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도 자막도 없어서 무슨 내용인지는 몰랐지만, 여행 가기 전에 <화천골>이라는 작품을 통해 알게된 조려영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보게 되었는데요. 내용을 알아 듣지 못해도 뭔가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냥 숙소에 있을 때마다 틀어놨었던 추억의 드라마 <녹비홍수>를 드디어 한국에서 정주행 완료했습니다.

 

녹비홍수-포스터1

녹비홍수

방영 : 2018 - 2019
채널 : 중국 후난위성TV
회차 : 73부작
출연 : 조려영, 풍소봉, 주일룡

 

 

여행에서 돌아온지 꽤 되었지만 바쁘게 지내다 보니 이 드라마의 존재를 잊고 있었는데요. 보고싶었던 선협물들과 무협까지 보고나니 더 이상 볼게 없던 순간 갑자기 대만에서 재미있게 봤던 이 드라마가 생각났습니다. 

 

제목은 몰라서 익숙한 조려영을 배우를 검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다행히도 국내에 방영되었던 작품이라 티빙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자막으로 보니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는 드라마라 순식간에 정주행해버렸네요.

 

 

 

녹비홍수 뜻

국내에는 <녹비홍수>로 알려져 있지만 원제는 <지부지부응시녹비홍수>로 굉장히 길었는데요. 이 드라마는 관심즉란(關心則亂)의 소설인 '서녀명란전'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이며, 이 제목의 송나라 시대의 여류작가인 이청조의 '여몽령'이라는 고전시의 마지막 구절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녹비홍수-포스터2

昨夜雨疏風驟  어젯 밤에 성근 비가 내리고 세찬 바람이 불었네
濃睡不消殘酒  깊이 자고 난 후에도 남은 술기운이 가시지 않네
試問捲簾人 주렴을 말아 올리고 있는 시종에게 물어보니 
卻道海棠依舊 오히려 해당화는 여전히 피어 있다고 하네
知否? 知否? (지부지부) 알고있니? 알고있니?
應是綠肥紅瘦 (응시록비홍수) 푸른 잎만 무성해지고 붉었던 꽃은 모두 시들었을 것이란다

 

이 문장은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 같이 밤을 보낸 시종은 자연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작가는 정확히 변화를 눈치채며 민감하고 예민한 심리를 표현하였는데요.

 

이 구절의 깊은 뜻은 봄이 지나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자신의 청춘시절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해석하는 쪽이 있고, 다른 해석으로는 당시 시대적으로 혼례시에 여자는 녹색 옷과 남자는 붉은 옷을 입었다고 하네요.

 

 

 

철저한 고증과 아름다운 연출

이상적인 남편을 만난 여성을 살이 찌게 되고 이는 복이 있는 것이라 여겨, 남자는 마르고 여자는 살이 쪄야 행복하고 이상적인 생활을 누린다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녹비홍수-포스터3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구절이지만, 작가가 이 부분을 제목으로 사용한 이유는 명란이 이 시처럼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합니다. 제목에 생각보다 깊은 뜻이 담겨 있어서 놀랐어요.

 

이 드라마의 감독은 정오양관으로 최근 <청평악>을 아름답게 연출한 감독과 국내에서도 유명한 명작 <랑야방> 제작진이 뭉쳐 만들어져서 국내외 팬들 사이에 입소문을 일으켰다고 하는데요.

 

배경은 송나라를 무대로 하는 가상시대이지만, 그 시대의 환경과 생활 양식, 의복 등을 철저히 고증하여 완성도면에서도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줄거리

<녹비홍수>는 송나라 시대 관리직인 성씨 가문의 서녀(첩의 딸)이자 여섯 째인 막내 성명란의 불행했던 어린시절과 그것을 딛고 훌륭하게 성장하여 힘차게 난관을 극복해나가는 삶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녹비홍수-스틸컷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소개하자면, 아버지 성굉의 두번째 첩의 딸로 태어난 명란은 어린 시절 계모들의 질투로 인한 음모로 임신한 어머니가 죽게 되자 그로 인한 충격으로 살아남기 위해 집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며 조용히 버티며 성장합니다.

 

원래 똑똑하고 다부졌던 성격과 더불어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 대신 키워준 할머니 덕분에 계모와 이복언니들의 괴롭힘 속에서도 현명한 여인으로 성장하여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도 밝혀냅니다.

 

신분을 뛰어넘는 혼례를 올리고, 시기와 음모가 도사린 귀족 가문사이에서 단호하면서도 현명하게 대처하며 삶을 똑바로 마주보며 살아가게 되는 한 여인의 성장 스토리라고 볼 수 있어요. 이후 내용에는 스포가 담겨있으니 이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시대적 한계 속에서 살아야했던 한 여성 이야기

이미 포스터에서 결혼 장면이 떡하니 보여주며 스포를 하고 있는데요. 어찌보면 이 드라마에서 누군가와 결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 서명란이 자신의 집에서 그리고 결혼 후에 어떻게 생존하고 살아가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스틸컷

 

 

그 속에서 다양한 사건과 사람들을 만나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란의 태도와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한 성장한 모습을 집중해서 집중하죠.

 

스토리는 크게 전반부는 성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불안없이 평범하게 살기 위한 혼처를 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어 진행되는데요. 후반부는 고정엽과의 혼인 후 들어가게 된 녕원후부와 다른 귀족가문의 시기와 질투 속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며 살아내는 부인이자 어머니의 명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느리지만 탄탄하고 입체적으로 쌓아올리는 스토리

판타지나 무협이 나오는 스토리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초반과 혼인 후의 중반부는 살짝 지루한 감도 있어요. 무려 73부작으로 편수도 길기 때문에 정말 차근차근봤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와 그로 인한 사건들 때문에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고, 보다보니 원작이 궁금해지더라구요.

 

드라마-스틸컷3

그런 집안에서 태어난 방 어멈도 스스로 노력해서 행복한 인생을 일궜어요. 한데 금지옥엽인 부인은 어째서 이 방안에 처박혀서 허송세월하고 있어요? 인생은 길어요. 끝까지 살아봐야 결과를 알 수 있고요. 괴롭게 살든 즐겁게 살든 어차피 한 평생이죠. 매일같이 근심만 안고서 원망만 하고 산다면 인생이 너무 불행하잖아요. 노력해 봐요. 앞으로 나아가요.

극 中 <명란이 절망에 빠진 장부인에게 하는 말>

 

그만큼 스토리가 탄탄하고 인물들도 입체적이여서 다시금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명란이 여러 시련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현명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모습이 후반부로 갈수록 잘 보여지는데요.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어서 올려봅니다.

 

 

 

드라마의 인연으로 진짜 부부가 된 주인공들

이 드라마는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도 담겨있지만, 어찌보면 이 시대 여성으로 살아가기에 제한적이고 힘겨웠던 그녀들의 삶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드라마-포스터

 

 

시기와 질투를 하기도 하지만 여성이기에 그 한계 속에서도 살아날 방법을 찾고,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려는 모습들이 굉장히 공감되면서 찡해지는 부분이기도 해요. 같은 유교권 문화이긴 하지만, 이혼같은 부분에서 조선시대보다는 좀 더 여성의 지위가 조금은 높아보였던 송나라 시대상의 풍습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드라마를 보던 중에 우연히 알게되었는데요. 알고보니 두 주인공 조려영과 풍소봉은 드라마 촬영 당시 사귀는 사이였고, 추후 결혼하여 최근에 득남도 했다고 하네요. 드라마랑 상황이 뭔가 비슷해서 놀랐어요. 어쩐지 보는 내내 부부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웠는데 다 이유가 있었나 봅니다.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든 엔딩곡

마지막으로 드라마의 ost를 소개해드릴까 하는데요. 많은 곡들이 있지만 특히 엔딩 때 흘러나오는 녹비홍수 메인곡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전체적인 가사나 뜻은 모르지만 후렴구의 '지부~지부~'가 들릴 때면 나도 모르게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나네요.

 

 

원래는 실제 다른 가수가 불렀지만, 이 드라마가 방영당시 중국에서 1위를 할 정도로 정말 흥행했었던 작품이라 그런지 주연배우가 직접 부른 버전이 있더라구요. 무려 73화 엄청난 대서사시가 담긴 작품이라 그런지 주연의 목소리에 그동안의 스토리들이 함축된 영상들을 보니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워낙 원작과 감독, 제작진 모두 탄탄하고 유명할 만큼 엄청난 투자와 힘이 들어간 작품이라 OST도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위에 보이는 2명이 실제 원곡을 부른 가수인데요. 우연히 무대에서 부른 모습을 봤는데, 실제로도 노래를 잘 불러서 놀랐습니다.

 

이렇게 73부작의 녹비홍수를 정주행했는데요. 사실 보다보니 원작의 타임슬립 부분이 너무 궁금해져서, 조만간 시간이 될 때 원작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찾아보니까 무려 8권이더라구요.

 

언제가 다 보게 될진 모르겠지만 혹여 원작을 보게 된다면 드라마 비교 후기와 함께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선협물 장르나 판타지적인 요소보다는 현실적인 인간사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녹비홍수> 조심스레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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