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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잘 쓴 철학 입문서로 손꼽히는 <소피의 세계>를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어렵기만 한 방대한 철학사를 한권의 소설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듯 합니다. 유명한 작품이니 만큼 왠지 꼭 한 번은 끝까지 읽어봐야하지 않나하는 알 수 없는 도전 의식을 가져다 주었는데요. 힘겹게 완독한 <전쟁과 평화> 다음으로 꽤나 버거운 독서의 여정이였습니다.
소피의 세계 책소개
소피의 세계는 총 3권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한 권당 200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이라 단권으로 읽기에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찾아보니 3권을 한 되 묶은 약 700이상 분량의 합본도 따로 출간되어 있긴 하더라구요. 하지만 한 번에 무거운 책을 읽어나가기 보다는 뭔가 한 권씩 끝내는 것이 더 수월한 느낌이 들어서 저는 3권으로 나눠서 보았습니다.
책을 보면 비슷한 컨셉에 약간 다른 이쁜 일러스트가 눈에 띄는데요. 알고 보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윤예지 작가(https://seeouterspace.com/) 일러스트 작품이였더라구요. 책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에 표지가 일기도 전에 먼저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소설 <소피의 세계>는 1991년 노르웨이어본으로 출간된 후, 2년 뒤 독일어 번역본이 나오면서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읽힌 철학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소설로 읽는 철학이라는 부제에서 보 듯 이 책의 내용은 방대한 철학 정신에 관한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온전히 철학적이지도, 그렇다고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복합적인 책이라고 볼 수 있쬬.
이 책을 쓴 저자인 요슈타인 가아더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철학, 신학, 문학을 공부했고, 작가로 데뷔하기 전까지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이후 단편집과 더불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책들을 쓰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진 소피의 세계
철학을 대중화한 것으로 극찬을 받은 <소피의 세계>는 현재 6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뮤지컬,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끊임없이 재탄생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콘텐츠로는 노르웨이 감독 에리크 구스타브손이 1990년에 영화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200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서도 EBS에서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EBS는 교육방송이라 그런지 은근 오랜된 고전 명작들이나 좀처럼 보기 힘든 해외 작품들을 많이 선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형태는 소설이긴 하지만 다소 강의 형태로 진행이 되는 터라 설마 영화화되겠나 싶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있다니 참 신기했습니다. 짧은 스틸컷으로 보니 좀 더 당시 철학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직접 주인공들이 체험하면서 진행되는 스토리인 것 같더라구요. 재밌을 것 같진 않지만 살짝 궁금하긴 한데, 너무 오래된 영화에 심지어 노르웨이 영화라 딱히 볼 방법은 없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책 줄거리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 클뢰베르베이엔에 살고 있는 열네 살 소녀 소피는 어느 날 의문을 편지를 받게 됩니다. '너는 누구니?'라는 내용으로 시작된 첫 편지에 이어 계속 그녀에게 편지들이 오게 되고, 그 편지 내용안에는 자신을 철학자라고 소개하는 알베르토 크녹스라는 인물의 철학의 역사에 대한 강의가 시작됩니다.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앞섰던 소피는 어느 샌가 편지의 내용에 빠져들게 되고, 철학을 배워나갈수록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삶과 죽음, 그리고 세계와 우주에 관한 심오한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포함해서 시간 순서대로 여러 철학자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역사의 흐름에 푹 빠져나가던 어느 날, 소피 주변에는 기이한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우연히 발견한 호숫가의 빈 오두막의 거울 속에서 낯선 소녀와의 마주침, 그리고 힐데 아빠라는 '크나그 소령'이 딸의 이름으로 쓴 편지가 자신에게 오는 등의 이상한 일들이 자꾸 벌어지고 반복되며 점차 알 수 없는 의문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하고, 철학 공부가 한참 진행될 무렵 소피는 이 세계의 기이한 진실을 마주하고 큰 충격에 빠져들게 됩니다.
어려운 철학 쉽게 접하기 좋은 입문서로 추천
우연히 발견한 편지로 갑자기 시작되는 철학 강의로 이야기는 소설은 시작되는데요. 소피와 헨델 그리고 크나그 소령이라는 인물들을 통해 소설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이야기는 철학자 알베르토 크녹스의 철학 역사에 대한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소피와 대화하는 형태로 진행되긴 하지만 방대한 철학사의 주요 인물들과 더불어 그들의 사상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다 보니 사실 잘 읽히진 않더라구요. 한 번에 많이 읽기는 버거워서 매일 한 챕터씩 차근차근 읽어나갔습니다. 그 덕분에 총 3권에 책을 한달 반에 걸쳐서 겨우 완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책을 읽었다고 해서 철학적 지식에 깊이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실 읽는 과정에서도 계속 이해가 안 되어 여러번 읽기도 했고, 겨우 이해하고 넘어가도 금세 다른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전에 이야기들은 모조리 까먹는 일이 다반사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주인공 소피는 강의 내용을 너무 제대로 이해하다 못해 완전 빠져들며 크녹스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모습을 보며 약간의 자괴감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소피처럼 철썩같이 알아듣고 모두 잘 기억하면 더욱 이 책의 내용이 재미있었을텐데 말이에요.
사랑하는 힐데야. 나는 가끔 사람들이 조금만 더 현명하게 생각한다면 전쟁과 폭력을 충분히 피할 수 있지 않을싸 스스로 묻곤 한단다. 어쩌면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이 작은 철학 강의일지도 몰라.
물론 여러 번 읽으면 이전보다 이해가 높아질지 모르지만, 한 번조차 힘겹게 읽었던터라 두 번 보게 될 것 같진 않습니다. 비록 철학적인 지식에 깊이가 엄청나게 얻은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완전 철학에 문외한이였기에 책을 읽으면서 철학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로 한지 더불어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하는지를 약간이나마 배울 수 있었습니다.
▼ 다양한 시선을 사유할 수 있는 책추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자정의 도서관에서 시작되는 두번째 기회
표범이 말했다 - 철학적 사유가 뛰어난 그래픽노블 추천
모네 - 허나영 (클래식 클라우드 14) 여행으로 만나는 빛과 색의 화가
그리고 책의 내용처럼 소피도 힐데도 그리고 우리조차도 진정 존재하는 존재인지 의문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을 보면서 소설로 만들기 어려운 철학을 생각보다 잘 품은 거였구나 라는 새로운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권장도서로 항상 떠오르는 것을 보면 그렇게 어려운 책은 아니것 같아요. 방대한 철학사의 흐름 전반적으로 가볍고 쉽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소설을 통해서 철학이라는 학문을 가볍게 입문하기에는 좋은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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