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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일이면 새해가 밝아옵니다. 작년 연말에 보기 좋은 영화로 <라스트 홀리데이>를 추천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올해의 마지막이라니 정말 시간이 너무 빠른 듯 하여 아쉽기만 하네요.

 

 

비록 올해는 가지만 더 나은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따뜻하고 감동적인 영화 한 편 보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 올 연말을 책임져줄 가볍게 즐기기 좋은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영화소개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는 1950년대 런던에서 전쟁 간 남편을 홀로 기다리며 청소부로 일하던 한 부인이 우연히 디올 드레스의 아름다움에 반해 드레스를 구입하기 위해 파리의 디올 매장으로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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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2022 | 영국, 프랑스 | 116분
장르 : 드라마
감독 : 안소니 파비안
출연 : 레슬리 맨빌, 알바 바프티스타, 뤼카 브라보, 제이슨 아이작스, 이자벨 위페르

 

 

주인공 해리스 역에 연기력이 좋은 영국 배우 레슬리 맨빌이 맡았습니다. 더불어 주변 인물로는 놀랍게도 국내 영화에도 참여했던 유명한 프랑스 배우인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했는데요. 주연인데도 불구하고 워낙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넘치는 배우라 그런지 확실히 눈에 가득 띄었습니다.

 

 

줄거리

1957년 런던에서 살고 있는 해리스는 전쟁에 나간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홀로 청소부로 일하며 살고 있는데요. 까다롭고 얌체스러운 부인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느라 지쳐갈 무렵 어느 날 한 부유한 부인의 집 옷장에서 값비싼 디올 드레스를 발견하게 되고 그 아름다움에 홀딱 반해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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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곧 그녀에게 비보가 날아들게 되는데요. 바로 오랫 동안 기다려왔던 남편의 전사 소식이였죠. 깊은 시름에 빠져 몇 날 몇일을 충격에 빠져있던 그녀는 이내 마음을 추스리고 앞으로는 자신을 위해 남은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 때 몇 일 전 떠오른 비싼 디올 드레스가 생각이 나죠. 급 설렘과 꿈에 부푼 그녀는 그동안 벌어온 돈을 모아 그동안 꿈만 꾸었던 드레스를 직접 사기 위해 하던 일을 모두 관두고 파리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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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도착하자마자 기대감과 설렘을 안고 디올 매장으로 향하지만 그녀의 기대와 달리 매장은 VIP 고객들을 위한 신제품 패션쇼장을 준비하느라 분주했고, 디올 매장의 매니저급 직원 클로딘은 해리스의 행색을 보고 디올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핑계로 매장을 들여보내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운 좋게도 마침 그녀 옆을 지나가던 VIP 손님 샤사뉴 후작에 의해 게스트 자격으로 패션쇼에 참석하게 되고, 두 사람은 친해지게 되죠. 둘은 함께 디올 드레스들을 보며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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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가 끝나고 해리스는 디올 매장 직원들에게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말하고 구매하겠다고 하는데요. 클로딘은 또 다시 디올과 어울리지 않는 해리스에게 거절을 표하지만, 씩씩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는 해리스의 매력에 빠진 다른 직원들은 그녀가 드레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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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는 다른 직원들 덕분에 드레스를 구입할 수 있게 되죠. 하지만 디올의 드레스는 맞춤 제작이라 만들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 동안 파리에 머물러야 했던 해리스는 우연히 매장 입구에서 마주쳤었던 디올 매장의 모델 나타샤의 도움으로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는 매장 회계사인 안드레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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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에 대한 안드레의 마음을 눈치챈 해리스는 적극적으로 두 청춘을 밀어주면서 세 사람은 파리에서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힘든 고민들을 들어주고 든든한 멘토의 역할을 톡톡히 해줍니다.

 

그리고 그렇게 꿈에 그리던 드레스도 착착 제작이 되기 시작하죠.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았지만, 이 모든 것이 꿈만 같던 해리스는 마음껏 그 순간을 즐기고 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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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낭만적인 파리에서 소중한 순간들을 가득 채우면서 아낌없이 시간을 보내죠. 물론 예상치 못한 부끄러운 상황도 경험하긴 했지만 한순간의 꿈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인 그녀는 드디어 완성된 옷을 들고 영국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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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아까워서 그저 집에 고이 모셔두고 쳐다보며 흐뭇하게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 어느 날, 가정부로 일하며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무명 배우의 간절한 부탁에 옷을 빌려주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 날 그녀는 사라진 채 홀랑 타버리고 망가진 옷만이 그녀 곁에 돌아와버리고 말고 그녀는 큰 분노와 충격에 휩싸이게 됩니다. 과연 그녀는 다시 꿈의 드레스를 갖을 수 있을까요?

 

 

결국은 사랑으로 끝나는 마무리 (스포O)

주인공의 해리스 이야기 말고도 눈길이 가는 서브 스토리가 있는데요. 바로 디올 매장의 회계사 안드레와 모델 나타샤의 로맨스가 그 주인공이죠. 예쁘고 당찬 여주인공과 어딘지 T형같은 딱딱하지만 마음 따뜻한 모범생형 남자의 러브스토리는 딱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인지라 나름 매력적이게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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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두 배우가 너무 선남선녀처럼 잘 어울려서 마냥 흐뭇해지더라구요. 왜 해리스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 했는지 100분 이해가 되었습니다. 특히 안드레 역을 맡은 루카스 브라보 배우가 인상적이였는데요. 안경을 썼음에도 그 잘생김이 전혀 숨겨지지 않더라는.

 

알고 보니 넷플릭스의 파리의 낭만을 담은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남자주인공으로 출연해서 꽤 인기 있는 배우더라구요. 영화와는 이미지가 전혀 다르지만 말이죠. 그러고 보니 둘 다 파리가 무대 배경지인 작품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좀 더 클래식한 느낌이 드는 어리숙한 '안드레'역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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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잃고 상실감을 경험했던 해리스에게도 새로운 설레임이 다가오는데요. 영화 중반에는 샤사뉴 후작과의 달달한 데이트 장면을 간간히 보여줘서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안타깝게도 환상으로 끝이 나고 맙니다. 사실 샤사뉴 후작과 이어지는 너무 신데렐라 스토리같아서 별로였을 것 같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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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했던 부끄러움도 잠시 샤사뉴 후작과 좋은 친구로 남기로 헤어져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 해리스는 재향 군인회 파티에서 디올 드레스를 멋지게 입고 등장합니다. 그곳에서 해리스의 절친으로 항상 티격대면서도 그녀를 도와주었던 아치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녀의 멋진 모습에 단단히 반한 아치의 제안으로 두 사람은 아름답게 춤을 추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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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의 안드레와 나타샤, 그리고 런던에서 해리스와 아치가 커플로 맺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 영화는 내 곁에 항상 있던 인연이 연인이 되는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로맨스를 잘 보여주는데요. 비록 엄청난 환상과 낭만을 가져다주진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자연스러운 만남 속에 따뜻함을 잘 보여주는 듯 합니다.

 

 

시종일관 짜증나게 했던 빌런들

이자벨 위페르가 연기한 클로딘은 디올 매장에서 중간관리급의 위치한 직원이데요. 꽤 오랫동안 일한 만큼 디올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엄청난 인물입니다. 오히려 디자이너인 크리스티앙 디올보다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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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과도한 디올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관리의 명목으로 고객들을 겉치레 판단하며 차별하는데요. 그녀는 시종일관 디올의 이미지에 전혀 많지 않는 해리스를 못마땅해하고 딴지를 겁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면서 마구 해고하는 등 아주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서 정말 밉상 캐릭터 그 자체죠.

 

하지만 추후 영화를 보다보면 그녀에게도 꽤 씁쓸한 사연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모든 행동들이 용납되는 건 아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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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클로딘보다 더한 빌런이 있었으니 바로 해리스의 고객 중 한 명인 파멜라인데요. 배우 지망생으로 매번 오디션을 보지만 자꾸 떨어져 상심하는 그녀를 해리스는 아주 따뜻하게 응원을 해주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었죠. 초반만 해도 다소 불성실한 모습이지만 통통 튀는 성격이 나쁘게만 보이진 않았는데, 후반부에 아주 큰 빌런짓을 저지르죠.

 

바로 선의로 빌려준 드레스를 입고 파트에 참석했다가 홀라당 태워먹은 것이죠. 그것도 모잘라 자신은 무사하니 걱정하지 말고 당분간 엄마 집에 가서 쉬겠다고 편지만 남기고 낼름 튀어버리고 맙니다. 진짜 이 장면 보면서 해리스보다 더 빡이 치더라구요. 영화 속으로 들어가서 잡아가지고 아주 혼쭐을 내주고 싶더라는.

 

 

눈이 즐거워지는 디올 드레스의 향연

솔직히 명품에 전혀 관심도 없고, 그다지 이쁜 줄도 몰랐는데요. 영화 초반에 패션쇼 장면에서 디올의 여러 드레스가 촤라락 나오는데 진짜 예쁘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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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파티에 갈 일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일반인들이 얼마나 이 드레스를 현실에서 입을까 싶을 만큼 비실용성의 끝판왕이긴 하지만 왜 해리스가 드레스를 갖고 싶은 꿈을 꾸게 되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장면이였습니다.

 

평생 몇 번 못 입어보거나 아니면 집안에 고이 모셔두고 바라만 볼 가능성이 매우 큰 고가의 드레스지만 그녀에게는 드레스 자체가 그야말로 고단한 현실과 일상을 벗어나게 해주는 달콤한 꿈같은 존재였지 않을까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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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화적인 연출로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긴 했겠지만, 실제로 눈 앞에서 저렇게 멋진 드레스들을 볼 수 있다면 꽤 황홀한 기분이 들 것 같긴 했습니다. 뭔가 일반 드레스와 달리 디자이너의 장인 정신이 물씬 드러나는 고급짐이랄까요.

 

 

다소 현실적이지 않더라도 연말에 보기에는 딱

솔직히 영화의 개연성 측면에서 본다면 이 작품은 다소 낭만과 우연에 기대어 그렇게 현실적으로 와 닿긴 어려운 환상적인 측면이 굉장히 강한 작품입니다. 한편의 동화같은 이야기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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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상하게도 연말에는 이런 환상적인 영화들이 오히려 더 감동과 힘을 줄 때가 있는데요. 특히 낭만적인 파리를 무대로 해서 더욱 그런 듯 합니다. 물론 실제 파리의 모습은 영화만큼 마냥 낭만만 있진 않겠지만 왜인지 영화 속에 그려지는 파리는 환상적으로 그려질 때가 많은데요.

 

이 영화 또한 딱 정형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바라본 파리의 낭만과 이상향을 가득 담고 있어서 그냥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따뜻하게 즐기기 참 좋은 것 같아요. 적당히 시련과 극복, 그리고 누구나 설레일만한 로맨스와 꿈이라는 주제가 적절히 버무려져서 모처럼 흐뭇하게 끝까지 영화를 감상한 듯 합니다.

 

굉장히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일지라도 파리라는 이름 자체만으로도 낭만을 가져다 주듯이, 연말에 이 영화를 통해 하루를 따뜻하게 마무리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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