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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재밌게 본 일본 소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 실사화 영화로 개봉한 만들어졌다는 것은 뒤늦게 알게 되었는데요. 무려 여주인공은 쿠로키 하루가 맡아서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과연 소설 속 인물들을 어떻게 담아냈을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영화소개

영화는 2018년에 개봉되어서 벌써 5년 전 영화인데요. 사실 소설이 권수가 많았고 출간되는 데 꽤 오래 걸려서 읽다 말았더니 이 작품의 존재를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반가운 얼굴의 쿠로키 하루가 이 영화를 찍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비블리아-고서당-사건수첩-포스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018 | 일본 | 120분
장르 : 미스터리, 드라마
감독 : 미시마 유키코
출연 : 쿠로키 하루, 노무라 슈헤이

 

 

쿠로키 하루는 <립반윙클의 신부>, <중쇄를 찍자!>, <나의 누나> 등 정말 다양한 작품에서 전혀 다른 역할들로 활약하며 연기력을 톡톡히 입증받은 일본 여배우인데요. 워낙 연기력이 좋은 것을 알고 있어서 그 부분에서는 믿음직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소설 이미지 캐릭터와 어울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오히려 쿠로키 하루가 캐스팅되면서 미스캐스팅 논란이 살짝 일었다고 하는데요. 원작에서는 엄청난 미인으로 표현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엄청난 미인형은 아니여도 일단 기본적인 연기력도 좋고, 무엇보다 그 특유의 분위기가 개인적으로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남자 주인공 역에는 영화 <수상한 그녀>의 일본판에서 깜짝 등장했던 배우 노무라 슈헤이가 맡았는데요. 오히려 원작의 듬직한 남주와 달리 조금 남동생 느낌이 강해서 그렇게 잘 어울린지는 모르겠더라구요.

 

 

 

원작은 유명한 인기 일본 소설

영화의 원작은 앞서 말했듯이 동명의 일본 소설인데요. 1권이 아니라 무려 7권에 걸친 꽤 긴 이야기를 담은 중편소설입니다. 작가는 미카미 엔이며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꽤 오래걸려 완결이 났는데요.

 

비블리아-고서당-사건수첩-소설

 

 

7권 외에도 후일담 3권과 스핀오프 2권이 추가적으로 발매되었는데, 아쉽게도 국내에는 후일담 1권만 번역이 된 듯 합니다. 그런데 사실상 추가적으로 발매된 책들을 모두 합치면 거의 12권 되는 장편인 셈이죠.

 

소설은 가마쿠라시에 위치한 가상의 헌책바인 비블리아 고서당을 무대로 하는 굉장히 잔잔한 미스터리 추리물인데요. 고서당의 점장인 독서광인 미인의 여주인공 시노카와 시오리코와 직원 다이스케가 함께 손님들이 가지고 오는 고서에 얽힌 수수께끼를 푸는 이야기입니다.

 

 

 

줄거리

대학 시절 유도부를 했을 만큼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을 가진 다이스케는 태어나기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외할머니와 막내딸인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는데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와 단둘이 살게 되죠.

 

비블리아-고서당-사건수첩-스틸컷2

 

 

장례를 마치고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나쓰메 소세키 전집에서 우연히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됩니다. 진짜인지 호기심이 잃었던 다이스케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비블리아 고서당을 찾게 되고 그 곳에서 고서당 주인인 시오리코를 만나게 되죠.

 

사실 다이스케는 어린 시절 책을 좋아했지만, 할머니의 서재에 있던 책을 몰래 보다가 들켜서 크게 뺨을 맞은 트라우마로 평생 활자공포증에 시달려 왔는데요. 그 때문에 책을 펼쳐 읽기만 해도 어지러움을 느껴 이로 인해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죠.

 

비블리아-고서당-사건수첩-스틸컷3

 

반면 검은 머리에 뽀얀 피부를 가진 미모의 시오리코는 다이스케와 달리 내성적이고 낯을 굉장히 많이 가리는 성격입니다. 하지만 워낙 책벌레라 책 이야기만 나오면 완전 딴사람이 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돌변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죠.

 

비블리아-고서당-사건수첩-스틸컷4

 

그녀는 다이스케가 가져온 책을 받아들고 서서히 추리를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점차 할머니가 오래전 간직해두었던 50년 전 이야기를 차근차근 추적하기 시작하고 그 곳에서 비밀을 간직한 한 연인을 만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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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취직이 내정되어 있던 회사가 도산되는 바람에 백수로 지내고 있던 다이스케는 할머니의 책을 계기로 비블리아 고서당에 취업하게 됩니다. 일을 하면서 종종 그녀에게 책에 대한 이야기도 들으면서 두 사람은 서서히 가까워지고 친해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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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다이스케는 시오리코가 다자이 오사무의 한 마니아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니아가 찾는 <만년>이라는 책이 비블리아 고서당에 있었던 것이죠. 할머니의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과 더불어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까지. 고서를 둘러싼 여러 비밀과 암투가 펼쳐지게 됩니다.

 

 

 

고서를 둘러싼 미스테리와 흥미로운 추리(스포O)

영화는 소설의 1권 소세키 전집과 만년이라는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만 다루고 있는데요. 사실 드라마가 아니고서야 방대한 소설의 스토리를 담긴 어려웠기 때문에 충분히 영화적인 선택 분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딱 주인공이 시오리코와 다이스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함께 첫 수수께끼 사건을 푸는데까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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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 전집과 관련된 오래된 기억 속 연인의 모습은 일본 콘텐츠를 꽤 보신분들이라면 충분히 익숙할 만한 카호와 히가시데 마사히로 배우가 맡았습니다. 둘 다 워낙 인기 많고 연기력이 좋은 배우다 보니 충분히 다작할 만하긴 하지만, 수시로 사고를 치고 계시는 히가시데 마사히로 배우가 진짜 많이 찍긴 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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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드라마나 영화 볼때마다 툭툭 안 나오는데가 없네요. 분명 옛날에는 잘생기고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서 좋아하던 배우였는데 참 그렇네요. 하지만 확실히 이 드라마에서 사연 속 인물로 등장하지만 시대적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리긴 했습니다. 그래서 더 짜증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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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등장하는 첫 사건은 엄청난 반전이라기엔 딱 아침드라마에 나올법한 치정극같은 스토리인데요. 너무 아름답고 잘 어울리는 배우 둘이 아련하게 그려서 그렇지 실상 불륜 미화인 셈이죠. 하지만 그래도 책을 소재로 숨겨진 미스테리를 차근차근 풀어가는 방식은 이 작품만의 차별화되는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크게 반전이나 충격을 주는 요소는 없지만 오래된 고서를 소재로 사건이 벌어지고 이것을 해결해나가는 잔잔한 해소법이 점차 몰입감을 선사해주거든요. 하지만 영화의 경우 아무래도 분량상 아주 짧은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긴 때문에 소설만의 매력을 다 보여주긴 역부족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드라마로 만들면 좋지 않았을까

애당초 7권이나 되는 중편소설의 분량을 영화로 만든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시리즈로 만들어도 되었겠지만 애당초 소설의 분위기가 잔잔하면서도 어딘가 의문스러운 분위기 속에 탁탁 반전과 놀라움을 주는 작품이라 긴 분량 속에서 서사를 쌓을 필요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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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지만 이지적인 여주인공 시오리코 역에 쿠로키 하루는 확실히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미 미인형이라는 것에서부터 미스가 나긴 했지만 그래도 분위기와 연기력으로 이런 부분은 커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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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연출력이 받쳐줘야 더 빛이 난다는 것을 영화를 본 후 알겠더라구요. 뭔가 좀 더 감각적이고 멋스런 연출이 들어갔다면 몰입도를 높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점이 많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이야기가 나와서 찾아보니 이미 2013년에 드라마 버전을 만들긴 했더라구요. 그런데 캐스팅은 영화보다 더 심각하고 스토리 자체도 원작에서 많이 바뀌어서 혹평을 많이 받았던 모양입니다. 저도 포스터나 예고편을 보니 딱히 드라마 버전은 보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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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드라마 버전이 한 번 실패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 영화로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오히려 영화를 보고 나니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원작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원작 소설을 재밌게 읽은 분들에게는 영화가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고서를 소재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스토리는 이색적이고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 중 잔잔한 일본 영화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감상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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