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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18세에 목수가 되었다는 당찬 소녀의 이야기를 스치듯 접한 적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진 않았지만, 일찍이 자신만의 꿈을 찾아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모습이 어린 나이임에도 참 멋지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렇게 몇 년이 흐른 뒤 우연히 인스타에서 성인이 된 소녀의 모습을 접하고, 호기심에 책까지 읽게 되었네요.
아이엠 책소개
책의 이름은 바로 I AM(아이엠)입니다. 요새 많이 나오는 킬링포인트가 되는 이름이 아니여서 그런지 검색하는 데 살짝 애먹었네요. 우연히 최근 인스타에서 이제 어엿한 대학생인 된 소녀의 모습을 보고나니 그녀의 깊은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바로 책을 들었습니다.
출판년도 : 2022
출판사 : 앤페이지
저자 : 이아진
요새 자전적 에세이를 많이 보면서 방송이나 여러 매체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에, 어떤 인물에 관심이 생기면 바로 관련 서적을 먼저 읽게 되더군요. 이러한 책에서는 방송에서는 하지 못한 그 사람의 인생과 발자취 그리고 철학이 더 깊게 묻어나오곤 하는 듯 합니다.
해맑음 속에 가려진 아픔
인스타에서는 너무 해맑고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모습에서 굉장히 행복하고 좋은 가정에서 자랐구나하는 편견이 바로 생겨버렸는데요. 물론 결과적으로 좋은 가정인 것은 맞지만, 생각지 못하게 아픈 유년시절을 보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이혼과 홀로 외롭게 지내야 했던 시간들 속에서 저자는 무척이나 힘겨웠다고 합니다.
외로운 것이 싫어서 더욱 친구와 함께 지내려 노력했던 시절, 어느 정도 적응했을 시기에 그녀는 불현듯 엄마의 의해 보호자인 이모와 함께 호주로 유학을 가게 됩니다. 그녀의 나이 14살이 일이었죠. 하지만 동양인이라고 없는 학교에 영어도 전혀 못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크게 주눅들게 되고, 친구들과 어우리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불현듯 내가 바뀌지 않는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의지를 갖고 주변의 도움을 통해 영어 공부를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서서히 소통이 가능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에게 당당하게 그러지 말라 말하고, 친구들도 생기면서 학업에 서서히 적응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학기를 보내게 되죠.
그리고 가족과 함께 한 배낭 여행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와 꿈을 찾게 되고, 그녀는 졸업반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막연한 꿈보다 현실을 택하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괴리감을 느꼈고, 이미 학교에서 충분히 배웠다고 생각한 그녀는 자퇴를 하고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세상과는 다른 나만의 기준으로 가슴 뛰는 일을 하겠다 마음먹은 그녀는 새아빠가 빌더로 참여한 건축현장에 1일 체험을 갔다가 일에 큰 매력을 발견하고, 빌더가 되기 위해 현장일에 뛰어들게 되죠. 물론 그 과정에서 녹록치 않은 시간들을 부단히 겪어야 했지만, 잘 이겨내고 많은 사람들을 위한 행복한 건축을 짓겠다는 꿈을 꾸며 열심히 도전을 현재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안다. 학교나 사회에서 좋은 성적과 결과를 얻어야만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를 만드는 것을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스스로 이해한 것, 느낀 것, 얻은 것들이다. 결과가 전부라는 사회의 기준과 시스템에 맞춰 훈련받으면 성능 좋은 로봇이 될 뿐이다. 그건 나뿐 아니라 누구여도 상관없는 모습이다. 이 모든 것을 피해 정말 나다운 사람이 되려면 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기본 규칙을 익히고, 타인과 함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온전한 나로서 남과 함께 사는 삶의 바탕을 만드는 과정일 것이다.
온전히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방법
책을 읽기 전에는 막연히 어린 나이에 스스로의 인생에 방향을 정하고 굳세게 나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읽으면서 부단히 많은 시행착오와 마음의 다짐들로 한 발씩 천천히 나아간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읽으면서 확실히 환경적으로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들긴 했어요.
누군가 가란다고 쉽게 유학갈 수 있는 상황은 여유가 있지 않은 집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우니까 말이죠. 물론 그로 인해 엄마가 열심히 돈을 버셨겠지만, 한 편으로는 어머니의 능력 또한 대단하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뭔가 집안 전체가 많이 글로벌하고 깨어있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그런지 뭔가 그런 환경이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삶은 모두 개인적인 자기의 경험과 환경 안에서 생각하기 마련이라 누군가에게 좋아보이는 환경 속에서도 당사자는 충분히 힘들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기회와 환경을 가졌지만 그렇다고 모두 도전과 시도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꾸준히 자신을 객관화하려 노력하고 도전해나가는 저자의 실행력이 참 멋지더라구요.
무엇이든 충분한 고민을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못지 않게 빠른 실행력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시도는 두렵기 마련이지만 만약 너무 하고 싶은 일이라면 그럴수록 더 일찍 빠르게 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일찍 무언가를 해보는 시도를 할 수록 점점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고 두려움은 작아질테니 말에요.
어쩌면 무모함과 무식함 덕분에 용기가 생겼겠지만 15살의 내가 먼저 도전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더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 앞으로 더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그때의 나에게 참 고맙다.
배움의 방식은 모두 다르다. 각자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선택 방향도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이 있다. 나에게는 최선이었던 방식도 누군가에게는 최선이 될 수 없다. 내가 빠르고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나만의 방식을 찾고, 공부하고, 내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사다난한 경험 속에서 마주한 뜻깊은 성장
물론 에피소드가 모두 희망차고 아름답기만 하진 않았습니다. 읽으면서 참으로 안타까웠던 점은 목표를 향해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했던 것은 아닐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도 들더라구요. 특히 라이브 방송의 경우 좋은 의도로 한 것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로 인해 일일이 상처받게 되는 상황이 생겨버려서 읽는 내내 씁쓸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이왕이면 일단 업무에 충분히 적응하고, 천천히 라이브 방송을 시작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사람의 성향마다 다를테지만 에너지가 가득했던 저자는 일단 모든 시도를 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처를 받게 됩니다.
아마도 어린 나이라 아직 세상을 아름답게 봤던 순진한 마음을 가져서 더 그런 듯 했어요. 그러 인해 아픈 상처를 안게 되었지만, 그래도 잘 극복해서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한 결말을 봤을 때 다행스럽더라구요. 사실 읽기 전에는 이렇게 무거운 사건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참 어린 나이에 다사다난한 경험을 했구나 싶었습니다.
사람은 세상을 바꾸고 눈부신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존재이다. 그 힘의 비밀은 의지에 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의지, 더 괜찮은 나를 만들겠다는 의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겠다는 의지는 어떠한 한계도 이겨낼 힘을 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일 때 훨씬 큰 힘을 발휘한다. 세상에 더 큰 빛을 안겨줄 수 있다는 확신, 세상에 이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는 꿈을 꾸고 싶다. 이 꿈을 조금이라도 더 멀리, 더 빨리 전달하기 위해선 나의 의지뿐 아니라 모두의 의지가 모여야 가능하다는 것을 믿게 됐다.
나만의 것을 찾겠다는 열정이나 의욕과 별개로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뒤처지는 것 같은 마음이 나를 초조하게 만들 때마다 현장을 떠올렸다. 좋은 것을 골라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다짐을 반복했다.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뿐이다. 현장에서의 시간이 쌓이고, 하나씩 목표가 생겼다. 그렇게 현장을 경험하며 목표가 있는 배움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온전히 알게 되었다. 의지가 있는 배움만이 자신을 성장시킨다. 한계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의지는 그런 한계를 넘어 잃어버린 자신의 조각들을 찾아준다.
"자퇴까지 하셨으면 하고 싶은 일이 있겠네요. 꿈이 뭐예요?" 이 질문을 보는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학교에 다닐 때는 꿈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막상 전혀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꿈을 묻자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한참 어색하게 있다 간신히 대단한 말은 "잘 모르겠어요"였다. 내 모습을 보던 그분은 "학교까지 자퇴했다고 해서 자기만의 철학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죽기 살기로 하고 싶은 걸 위해 뛰어들지 않는 이상 그냥 도망자일 뿐이에요."라고 말하며 방송에서 나갔다. 안전한 길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꿈이 실패했을 때 또 다른 해결책이 되어줄 보험을 찾고 있었다. 시작하기도 전에 도망갈 곳을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넓게 바라보게 해준 든든한 조력자
첫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초반부터 수많은 경험들과 이야기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너무 쉬운 문장만이 아닌 실제 경험과 생각이 잘 녹아있어서 꽤 괜찮은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후반부에는 약간 일기에 나올 듯한 반복되는 다짐식의 문장이 반복되서 잘 안 읽히긴 하더라구요.
하지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렇게 수많은 글로 잘 정도되어 꽉 채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엄청난 내공과 능력치가 느껴집니다. 읽으면서 환경적이 요인에 경제적인 부분도 전혀 무시할 수 없었지만, 무엇보다 부러웠던 것은 현숙한 어름들이 주변에 많았다는 점인데요.
무엇보다 어린 시절부터 가장 가까이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머니가 저자에게 해준 말들이 참으로 주옥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가끔은 너무 엄격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굉장히 애정 어린 소리였죠. 뭔가 어머니가 더 대단한 분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보통의 어머니와 다른 시각과 생각으로 해주시는 말씀들은 굉장히 의미가 깊었고, 그 덕분에 저자 또한 새로운 도전과 시도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러한 든든한 바탕을 딛고서 저자의 노력으로 현재에 멋진 삶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꿈을 꿀 때, 어떤 삶을 살 때, 어떤 선택의 순간을 만날 때라도 늘 지금 알게 된 사실을 기억해야 해. 인생에서 중요한 건 돈이나 명예가 아니야. 반짝이고 화려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내가 반짝이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야. 내 이야기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드로,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워. 진아, 이 사실을 꼭 기억해.
많은 사람이 하는 말에 흔들리지 마라. 귀담아듣겠지만, 너 자신과 대화를 통해 선택해야 한단다. 선택은 오롯이 너만 할 수 있는 거란다. 네가 좋아하는 것인지 세상이 말하는 것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해.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네가 좋아한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네가 좋아하는 이유도 분명하게 알아야 해. 단지 세상이 말하는 멋진 일, 훌륭한 일이 아니라 네가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행복해야 하는 거란다.
사람들은 자칫 잘못 판단할 때가 있어. 세상이 말하는 것들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거든. 다수의 사람이 그리 말하니 혼자 아닌 것을 선택했을 때 느끼는 혼란에 당황하지. 꼭 내가 틀린 것 같거든. 그러나 세상에 틀린 것은 하나도 없어. 단지 다름만 있을 뿐이지. 그러니 네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때 이게 맞는 것일까? 틀린 것일까?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네 안에서 들리는 너의 소리를 듣고 선택하면 돼.
비교와 경쟁이 아닌 너만의 소신과 어울림으로 살아가렴. 너의 색을 과감히 세상에 터치하렴. 모두가 같은 색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각양각색의 모양과 색이 어우러져야 세상이 아름답지 않을까? 마치 자연 속에 있는 꽃밭처럼 말이야.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세상에 너의 색을 칠하렴.
예쁜 색이 아니어도 돼. 어떤 색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색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누구도 선택하지 않은 색이라 해도, 그 색이 칠해질 때 세상은 또 다른 그림으로 완성될거란다. 무엇이 더 좋고 덜 좋은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쓰임을 가지는 것이거든.
다양한 삶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기를
읽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과 무수한 세상의 편견들이 참으로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시도해보고 경험하기에 좋은 나이에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싶은지를 우선하지 못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달까요.
그래서 한번 뿐인 귀한 우리의 인생이 저자처럼 모두 빛나게 달려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편견과 우려를 표하기 보단 적극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말이죠. 2022년의 책과 현재의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얼마나 빛나고 멋지게 성장할지 참으로 기대가 되더라구요. 부디 끝까지 힘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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