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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은 서양 문학사에서 영향력 있는 중요 작가로 손꼽히는 영국의 여류 작가인데요. 6편의 장편소설 중 그녀가 가장 사랑했던 캐릭터가 주인공인 <엠마>가 2020년에 새롭게 리메이크되었습니다. 주인공 엠마 역에 놀랍게도 안야 테일러 조이가 맡아서 한층 더 기대감을 안겨주었네요.

 

 

 

 

엠마 영화 소개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좋아해서 관련 영화나 드라마는 거의 다 챙겨보는 편인데요. 그녀의 작품 중에서도 <엠마>는 꽤 리메이크가 많이 된 편인데요. 개인적으로 BBC 드라마 편을 가장 좋아하지만, 드라마 <퀸스 갬빗>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안야 테일러 조이가 맡은 엠마가 어떨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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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2020 | 영국 | 124분
장르 : 로맨스, 코미디
감독 : 어텀 드 와일드
출연 : 안야 테일러 조이, 자니 플린, 미아 고스, 빌 나이, 미란다 하트, 칼럼 터너, 조쉬 오코너

 

안야 테일러 조이 외에도 미란다 하트, 칼럼 터너 등 꽤 익숙한 얼굴의 배우들이 많아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영화감독은 사진작가 출신의 어텀 드 와일드가 맡았는데요. 그 덕분인지 이전의 다른 <엠마>와는 다르게 환상적인 색감이 굉장히 인상적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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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입니다. 무엇보다 표지가 너무 감각적으로 예뻐서 고전 소설 마니아뿐만 아니라 고전 소설을 잘 보지 않던 이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느낌이였습니다.

 

 

영화 <엠마>는 부유한 젠트리 계급의 젊은 여성 엠마가 주변 사람들을 맺어주려는 중매에 나서다가 여러 사건들로 일련의 감정 혼란을 겪은 뒤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발랄하고 로맨틱한 이야기인데요. 제인 오스틴의 다른 주인공들과 달리 엠마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는 성격을 지녔지만 후반부에 들어서서 반성하고 성장하는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줄거리 (스포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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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고 부유한 가문의 엠마 우드하우스는 아름답고 총명한 스물 한 살의 아가씨인데요.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출가한 언니 대신 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었죠. 그녀는 최근 자신이 자신이 중매를 선 덕분에 자신의 가정교사 테일러 양과 웨스턴 씨의 결혼을 성사시킨 것으로 굉장히 흡족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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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베풀기 좋아하고 활달한 그녀는 첫 중매의 성공에 힘입어 다음은 누구로 할까 고민하던 중에 해리엇 스미스라는 여자 기숙학교의 학생을 점찍게 됩니다. 사실 그녀는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사생아였고, 농부 마틴과 수줍은 썸을 타는 관계였죠. 하지만 마틴의 출신이 탐탁치 않았던 엠마는 해리엇을 마을의 목사 엘튼과 이어주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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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엘튼은 잘생기고 친절한 외모와 달리 굉장히 속물적인 인간이였습니다. 그 때문에 해리엇에게는 일절 관심이 없었고, 부유한 엠마에게 잘 보일려고 노력했었죠. 결국 웨스턴 가의 저녁만찬 후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엘튼은 엠마에게 청혼하고 엠마는 단호히 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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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의 거절과 자신을 수준 낮은 해리엇과 엮을 생각을 했다는 것에 화가 난 엘튼은 불같이 화를 내며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버리죠. 그 후 바스로 떠나서 부유하지만 자신처럼 속물에 교양없는 오거스타 호킨스 양과 결혼하여 다시 마을에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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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와 사돈 관계인 조지 나이틀리는 품격있고 배려심이 넘치는 젠트리 계급의 신사인데요. 주기적으로 엠마와 그녀의 아버지를 찾아뵈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는 엠마가 태어났을 때를 기억할만큼 오랜 인연이였죠. 지적이고 다정하지만 통찰력도 좋았던 그는 엠마의 다소 철없고 오만한 행동에 꼰대같은 조언들을 종종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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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이웃 주민이자 어머니를 홀로 모시며 가난하게 살고 있었던 노처녀 베이츠 양의 조카가 마을에 오게 됩니다. 그녀는 일찍이 부모를 잃고 아버지의 친구 캠벨 대령에게 양육되어 지적이고 차분한 여성으로 성장하였죠. 하지만 비밀스러운 사연으로 마을로 돌아오게 되었고, 이것은 엠마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녀와 함께 웨스턴 씨의 아들 프랭크 처칠도 갑작스레 마을에 등장하는데요. 큰 키에 잘생기고 호방한 성격으로 단 번에 엠마와 절친 사이가 되죠. 프랭크는 사실 현재 부유한 외숙부 부부의 양자로 있지만 외숙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였습니다. 이 때문에 그 동안 마을에 한 번도 오지 못한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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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는 해리엇의 첫 중매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프랭크와 그녀를 엮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 빠졌던 해리엇을 프랭크가 구해주는 일이 생기게 되죠. 하지만 생각보다 둘의 썸씽을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프랭크는 엠마에게 왠지 모를 적극성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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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종종 함께 다니던 제인을 약올리며 엠마와 못된 장단을 맞춰 일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랭크의 외숙모가 돌아가셨다는 소식과 함께 그가 제인에게 청혼했다는 소식이 온 마을에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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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그는 과거 이미 제인과 약혼한 사이였으나 이를 숨기고 마을 사람들을 속여왔던 것이죠. 하지만 자신을 간섭하던 외숙모가 돌아가시게 되자 그는 드디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 같은 놀라운 사실에 엠마는 큰 혼란에 빠지고 맙니다.

 

 

프랭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엠마가 걱정되었던 나이틀리는 곧바로 그녀를 찾아오고 고백하는데요. 이미 프랭크에 대한 마음이 우정이였다는 것을 깨달았던 엠마는 오히려 그들의 관계도 모른 채 해리엇을 또 이어주려 했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그를 피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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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이틀리는 이것이 그의 마음을 거절하려는 줄 알고 오해하죠. 하지만 결국 엠마는 사실 그를 좋아하고 있었음을 깨닫고 그의 고백을 받아줍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과 더불어 진정한 사랑을 깨달은 엠마는 더 이상 중매를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한층 더 성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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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라퍼 철없는 엠마의 성장기

엠마는 예쁘고 매력적이지만 다소 철없고 오만한 면도 있어서 호불호가 큰 캐릭터입니다. 특히 중반부부터는 더욱 주인공에게 호감을 갖기가 어렵죠.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정형스러운 주인공 면모가 다분합니다. 자기주도적이고 발랄하며 통통 튀는 매력이 그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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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중반에 살짝 불호가 뜸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부유한 가문에 사교성도 좋은 그녀가 오히려 완벽하지 않은 흠을 갖고 있다는 것이 더욱 인간미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성장 스토리답게 갈수록 의도와 달리 어그러지는 상황과 더불어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모습 때문에 웃픈데요.

 

 

서사적인 측면에서도 굉장히 흥미롭게 그려져서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짧은 분량에 다양한 인물들이 맞물리는 스토리를 담으려다 보니 다소 정신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듯 하여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더라구요. 아마도 원작을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더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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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엠마를 연기한 안야 테일러 조이의 새로운 모습은 굉장히 신선했는데요. 강렬한 포스를 내비쳤던 전작들과 달리 고전 작품의 옷을 입은 안야 테일러 조이는 사실 고전미와는 살짝 안 어울리는 개성적인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적인 각색과 굉장히 잘 어울리면서 매력적인 주인공 엠마를 잘 소화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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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산만한 스토리 전개에도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이틀리 역을 자니 플린과의 의외의 케미도 인상적이였는데요. 이전 나이틀리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시니컬하고 품겨있는 모습과는 달리 좀 더 야생미가 느껴지는 풍미에 초반에는 살짝 실망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둘의 나이차이가 16살인 것을 생각하면 사실 거의 아저씨뻘인 셈이라 이런 이미지도 납득은 가더라구요. 그래서 둘의 약간 티격대는 모습이 귀엽긴 했지만 엄청나게 로맨틱한 케미는 아니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또 다른 편으로 생각해보면 사실 안야 테일러 조이가 전통적인 미인상이 아니였기 때문에 오히려 자니 플린같은 이미지가 더 잘 어울렸던 것 같기도 한 것 같아서 참 묘한 느낌이였습니다.

 

 

 

아름다운 영상미만큼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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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새롭게 만들어진 <엠마>는 신분제에 대한 내용이 줄고 많이 현대적으로 각색이 되면서 한층 더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바뀐 것이 특징인데요.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시각적인 연출입니다. 아마도 영화감독이 사진작가 출신에 여성이다 보니 더욱 시각적으로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더라구요.

 

 

메이킹 필름이나 여러 촬영 자료를 보면 생각보다 고증에도 엄청 충실히 임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엠마의 의복이나 추운 날씨에 치마를 들고 엉덩이를 난로가에서 녹이는 등의 독특한 행동들도 모두 실제 당시 귀족들의 생활양식이여서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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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작품 중 영상미의 최고를 뽑으라면 2005년에 만들어진 키이라 나이틀리, 매슈 맥패디언 주연의 영화 <오만과 편견>을 들 수 있는데요.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2020년 버전 <엠마>도 충분히 아름다운 연출과 풍광이 무척 인상적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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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토리의 시간 흐름을 나누듯이 계절로 표현한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였는데요. 아무래도 영화 특성상 분량을 조절해야 했을텐데 이러한 연출은 참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덕분에 다소 정신없을 스토리도 그나마 조금은 정리된 듯 보이는 듯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면이 예쁘기도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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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은 있지만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확실히 주인공 <엠마>는 제인 오스틴의 다른 인물들보다 흠이 많은 캐릭터입니다. 실제 원작의 경우 신분제에 대한 편견을 잔뜩 내보이는 오만한 엠마의 모습이 비춰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기도 하구요. 하지만 원래 당시 신분제 사회의 엄격함으로 미뤄봤을 때 엠마의 행동은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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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오만하고 철없는 행동으로서 마무리가 되었다면 이 작품이 이렇게 사랑받지는 못 했겠죠. 지금까지도 제인 오스틴의 작품 중 명작으로 <엠마>가 늘 손꼽히고 이렇게 많이 리메이크가 된 이유는 아무래도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와 더불어 주인공 엠마의 성장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록 제인과 마틴을 무시하고 베이츠 양에게 무례함을 내보이며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엠마가 가진 베풀기 좋아하고 선한 성격은 그대로였기 때문이죠. 그 덕분에 그녀는 후에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며 한층 더 성숙한 인물로 거듭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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