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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스맨>에서 풋풋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는 안나 파킨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텔 잇 투 더 비즈>. 제목이 길고 영어식이라 어려워서 여전히 기억되지 않지만 꽤 잔잔하게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라 기대를 안고 보았습니다.

 

 

 

 

 

텔 잇 투 더 비즈 영화소개

영화 <텔 잇 투 비즈(Tell it to Bees)>는 피오나 쇼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영화의 뜻을 직역하면 '벌들에게 전해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에서 "벌들에게 비밀을 얘기하면 날아가지 않는단다"라는 대사에서 느낄 수 있듯이 비밀과 관련된 함축적인 제목이라고 볼 수 있죠.

 

텔-잇-투-더-비즈-포스터

텔 잇 투 더 비즈

2019 | 영국 | 108분
장르 : 드라마
감독 : 아나벨 얀켈
출연 : 안나 파킨, 홀리데이 그레인저, 그레고르 셀커크, 이뮨 엘리엇, 케이트 딕키

 

영화는 1952년 스코틀랜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던 두 여인 리디아와 진의 금기시된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리디아의 아들 찰리의 시선에서 영화는 다소 따뜻하면서도 아름답게 흘러갑니다. 

 

 

연출은 아나벨 얀켈이라는 영국 감독이 맡았는데요. 이전에 많은 영화를 찍은 것은 아니고 딱히 유명한 작품도 없는 듯 해서 잘 모르겠지만 확연히 이번 영화와는 분위기가 전혀 달리 거칠더라구요. 하지만 신작인 <텔 잇 투 더 비즈>에서는 굉장히 섬세하고 아름다운 연출을 보여주었네요.

 

 

 

줄거리

1952년 싱글맘인 리디아(홀리 그레인저)와 아들 찰리는 스코틀랜드 시골 마을에 단 둘이 살고 있는데요. 바람난 남편 로버트는 자신들따윈 안중에도 없고, 리디아는 아들과 먹고 살기 위해 공장일을 하며 근근히 살아갑니다. 하지만 계속 되는 생활고에 결국 집마저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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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의사로 진(안나 파킨)이 오게 됩니다. 오래 전 고향을 떠났던 진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자 남겨진 집에 살기 위해 돌아오게 된 것이었죠.

 

 

찰리는 친구와 크게 싸우고 다쳐 진을 찾아가게 되는데요. 책상에 있는 벌집에 흥미를 느끼는 찰리를 보고 진은 추후 마당에 있는 벌을 보여주겠다면 놀러오라고 초대합니다. 이후 찰리는 리디아와 함께 진의 집을 방문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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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산에 의사라는 직업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는데요. 무책임한 남편에 홀로 아들을 키우며 생활고에 고통받고 있는 리디아의 사연을 접하면서 점차 그녀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고 함께 자신의 집에서 살기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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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하고 행복하게 생활을 하던 중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면서 점차 알 수 없는 끌림에 빠지게 되고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하지만 순수했던 찰리에 의해 두 사람은 비밀스런 사랑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순식간에 돌변하여 그들을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과연 두 사람과 찰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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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준 사랑 (스포O)

영화는 1950년대라는 굉장히 보수적인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싱글맘이나 동성애, 생활고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소재로 하고 있느나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연출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극이 어둡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뽀얀 필터를 낀 마냥 아름답고 밝게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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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는 남편의 바람으로 홀로 생계를 이어가던 싱글맘이였고, 진은 과거 사랑하던 동성 연인이 있었지만 가슴 아픈 사건이 벌어지고, 결국 그로 인한 소문으로 마을을 떠난 아픔이 있는 인물이였는데요. 이러한 상처가 가득한 두 사람이 서로를 보듬으며 서서히 사랑에 빠지는 장면은 굉장히 감성적이면서도 애틋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냥 그렇게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경제적 어려움도 느끼지 않고 행복하게 셋이 살았으면 좋았으련만. 안타깝게 의도치 않은 어린 찰리에 의해 이러한 평화는 깨져버리고 맙니다. 사실 10살 찰리의 입장에서 바라본 엄마와 진의 모습이 다소 이상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더욱 안타까운 비극같은 느낌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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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용이되지 않는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들은 세간의 비판을 한 몸에 받게 됩니다. 그리고 항상 그들은 떠나는 위치에 있게 되죠. 사실 그들은 사랑을 했을 뿐인데, 오히려 바람을 피우고 아내와 아들을 무책임하게 내버려둔 찰리의 아버지보다 더 큰 비난을 받게 되다니 참 아이러니하고 분통하게 되는 서사입니다.

 

 

 

그저 사랑일 뿐

고모의 집으로 돌아간 찰리는 찰리는 흑인과 사랑에 빠져 아이를 임신한 사촌누나가 고모와 아빠에 의해 낙태당할 위기에 처하자 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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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찰리를 찾기 위해 진의 집에 찾아간 아빠 로버트는 리디아에 대한 분노로 그녀를 겁탈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찰리가 벌들에게 도와달라 소리치게 되고 로버트는 벌들에게 공격을 당하며 그 사이 리디아가 구해지게 되죠.

 

이 사건을 계기로 리디아는 찰리와 살아가기 위해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진은 찰리의 사촌누나를 구한 것을 계기로 마을에서 붙잡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홀로 남기로 하죠. 결국 서로의 사랑을 비밀로 안고 헤어지기로 결심한 두 사람은 서로의 앞날을 응원하며 마지막 키스로 이별을 고합니다.

 

 

시대적인 차별 속에서 사랑과 살아감을 선택한 용기 있는 그녀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고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응원하게 만들었는데요. 결국 이별을 선택한 새드엔딩인데요. 아마도 평생 서로의 사랑을 숨기며 그리워할 것 같아 더욱 애틋하고 뭉클한 엔딩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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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엔딩이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끝까지 용기 있게 함께 떠나서 아무도 자신들을 모르는 곳에서 몰래 사랑을 이어가면 안 되었나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어찌보면 리디아는 연인 이전에 엄마였고 이 모든 건 찰리를 위한 선택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 리디아의 선택에 진 또한 존중한 결과였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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