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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지 얼마 안되었는데 벌써 짧지만 정들었던 옹포리를 떠나는 날이 다가왔네요. 월정리는 벌써 기억속에서 아득하니 꿈같기만 합니다. 전날 얘기치 못하게 오랫동안 올레길 코스를 걷느라 고생하기도 했고, 떠나는 날이라 어디 가기도 뭐해서 체크아웃 전까지 느긋하게 늦잠도 자고 여유를 부리고 슬슬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제주도 뚜벅이 보름살기 6일차 

서울와서 알았지만, 저는 여태껏 숙소가 협재라는 지역에 속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한림이더군요. 하지만 숙소는 또 협재점이라고 붙어있는데, 아무래도 협재가 지역명이 아니라 협재해수욕장처럼 특정 관광지 이름이 가게 곳곳에 사용되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자세한 건 모릅니다.

 

협재-숙소-버스정류장-앞-악세사리-숍
버스정류장 앞에 있었던 이쁜 악세사리 숍

 

이제 외각을 도는 버스를 타고 옹포리에서 서귀포 신시가지까지 이동합니다. 이전 여행지 버스 이동을 하면서 느꼈지만, 생각보다 버스 소요시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이날은 바로 오전부터 서둘러 이동했어요. 어차피 협재 주변 바다는 실컷 보기도 했고, 애매하게 어디 다녀와서 늦은 시간에 힘들게 서귀포로 이동하긴 싫었거든요.

 

그리고 생각보다 무거운 캐리어 들고 이동하는 날은 진짜 진이 빠지기 때문에 오로지 이동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3시간 정도 이동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꽤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덕분에  멀리서 산방산도 보구요. 천제연폭포가 있는 중문 동네도 스쳐봤네요. 예약 당시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깔끔하고 널찍한 동네가 나와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숙소도 기대 이상으로 마음에 쏙 들었어요. 좋은 기분으로 짐을 숙소에 맡기고 근처에서 간단하게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서귀포-신시가지-풍경

 

앉아오긴 했지만 장시간 이동에 짐도 옮기느라 지쳐버려서 맛집을 찾을 여유따윈 이미 사라져버렸더라구요. 버스타고 올때 눈여겨본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밥을 먹기로 합니다. 밥을 먹으면서 쉬고 나니 한결 피로도 풀리고, 오후 시간도 아주 많이 남아서 가볍게 동네 주변이나 산책해보기로 했는데요.

 

 

 

 

지도어플로 검색해보니 근처에 법화포구라는 항구가 있길래 남쪽 바다도 볼겸 슬슬 걸어갔어요. 법환포구는 월드컵경기장에서 서귀포 소방서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숨골공원에서 남쪽으로 쭉 길따라 걸어가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어요.

 

법환포구-가는-길1

 

동네라고 해도 꽤 걸어가야 되긴 하는데, 동네 주민분들도 산책할겸 걸으시는 산책로 갔더라구요. 인도길은 나름 잘 되어 있어서 걸어가기 굉장히 편했지만, 인적은 조금 드문편이였습니다. 하지만 주변이 굉장히 깔끔하고 이뻐서 그렇게 어둑하고 위험하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자전거 타기 딱 좋은 길이랄까요.

 

법환포구-가는-길2

 

 

슬슬 걷다보니 끝에 다다라 바닷가가 보이더라구요. 글고 왠지 유명한 듯한 독특한 오름스타일의 벙커형 카페가 나왔어요. 이곳은 올레길의 일부이기도 하고, 나름 알려진 곳인지 앞에 차들도 많았고, 사람들로 꽤 바글바글하더라구요. 알고보니 이곳이 포구는 아니였더라구요. 옆에 올레길 샛길로 다시 길따라 걸어갑니다.

 

법환포구-가는-길3

 

언제봐도 반가운 올레길 표시네요. 사람은 없긴 했는데,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적당히 하늘이 개고 날씨도 선선해서 걷기는 참 좋았어요. 1일 1바다 오늘도 클리어입니다. 처음 만나는 남쪽 바다는 또 다른 느낌이더군요. 왠지 거의 다 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가볍게 들르기 좋은 법환포구

법환포구

 

 

따다단~ 드디어 법환포구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꽤 걸었는데도 불구 충분히 쉬면서 천천히 수다떨며 오다보니 금방 도착하더라구요. 법환포구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꽤 있더라구요. 원래 사람 많은데 별로 안 좋아했는데, 뭔가 제주 한적한 곳에서는 너무 없으면 무섭더라구요. 괜시리 사람 보면 반갑고 그러네요.

 

잠녀상에서-바라본-경관-지도

 

그냥 바다를 볼 때는 섬이 몇개 없는 줄 알았는데, 안내도를 보니 꽤 많은 섬이 있더라구요.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의자에 앉아서 바다도 실컷 구경해봅니다. 동네에서 산책하다가 이렇게 바다를 볼수 있다니 참 신기한 것 같아요. 강도 없는 동네에 살아서 더욱 신기방기하네요.

 

 

 

거대한 소품샵 제스토리

제스토리-외관

 

 

실컷 바다구경하고 돌아가다가 발견한 거대한 제주소품샵인데요. 도저히 안 들를 수 없는 모양새더라구요. 바로 고고합니다. 다른 소품샵에서 본 제품도 있었지만, 2층의 거대한 숍답게 정말 엄청난 기념품들이 가득했어요. 덕분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요. 

 

제스토리-소품

 

한쪽에는 이렇게 이쁜 하르방과 친구들이 놓여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풍경 너무 예술이었어요. 심지어 옆에 놓여있는 예쁜 풍경종들이 얼마나 예쁘던지. 딸랑딸랑 가볍게 울리는 소리가 참 듣기 좋더라구요. 가지각색 모양의 모빌과 조명들이 창밖풍경과 너무 잘 어우러져서 한참동안 바라봤네요.

 

제스토리-창

 

신기하게도 소품가게인데도 곳곳에 앉아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있더라구요. 창밖을 바라보며 쉬기 정말 딱 좋았습니다. 수많은 물건들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몇 가지들을 소풍하고 부랴부랴 나왔네요.

 

 

 

서귀포를 대표하는 매일 올레시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1

 

슬슬 저녁이 가까워올 무렵, 버스를 타고 구서귀포로 이동합니다. 아무래도 가까워서 그런지 구서귀포로 가는 버스는 많아서 이동하는데는 참 편했어요. 신시가지에서 구서귀포까지는 대략 버스로 20분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너무 가까워서 혹시나 걸어갈 수 있나 찾아보니 1시간 40분 걸린다네요. 

 

서귀포-매일-올레-시장2

 

 

서둘러 구서귀포로 이동한 이유는 바로 매일올레시장을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매일올레시장은 서귀포에서 가장 유명한 대표 시장 중 하나인데요. 정말 맛있는 먹거리가 많아서 눈이 휘둥그레해졌어요. 여러 갈래로 출구가 나뉠정도로 정말 커다란 규모의 대형시장이였는데요. 덕분에 이리저리 길을 한참 헤맸던 것 같아요.

 

서귀포-매일-올레-시장3

 

맛있는 먹거리들 중 오늘의 목표물은 바로 마농치킨이였는데요. 처음에는 똑같이 마농치킨이라 적힌 다른 곳에서 살 뻔 했어요. 알고보니 마농치킨이라는 이름은 제주말로 '마늘'치킨을 의미하는 거더라구요. 저희가 찾는 치킨은 <마농치킨 중앙통닭> 본점이였습니다. 힘들게 찾았는데 이미 품절이었습니다.

 

마농치킨-가게

 

다행히도 분점으로 가면 구매할 수 있다는 안내표가 붙어있었네요. 분점이 어딘지 몰라 또 해메다가 우연히 나간 3번 출구에 있는 것을 힘겹게 발견하고, <마농치킨 중앙통닭> 분점에 도착했습니다. 3호점이라고 적힌 걸 보니 2호점도 있나봐요. 저희처럼 시장 본점에서 구매하지 못하셔서 걱정 노노~입니다. 분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마농치킨-포장

 

 

마농(마늘) 후라이드 치킨(18,000원) 주문해서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정류장 가는길. 맛있는 거 사가지고 가니 덩실덩실. 튀김이라 눅눅해질까봐 이렇게 봉투를 오픈해서 포장해주셨어요. 버스타고 20분, 걸어서 10분 가까이 걸리는 터라 초조한 마음으로 허겁지겁 달려왔네요.

 

마농치킨1
나-혼자-산다

 

알쓸이라 치킨과 환상궁합 탄산을 사 가지고 숙소에 서둘러 도착했습니다. 마침 나혼산 하길래 틀어놓으면서 치킨을 오픈해 봅니다. 숙소에 오니 정말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마농치킨2

 

안타깝게도 이미 튀김은 눅눅해졌어요. 받자마자 바로 한 입 먹어볼 걸 진짜 후회되더라구요. 튼실한 살 보이시나요. 치킨과 함께 안에 마늘이 가득했는데요. 사진상으로는 안 보이네요. 솔직히 기대보다는 굉장히 무난한 치킨맛이라 특별한 부분은 느끼진 못했어요. 정말 말 그대로 마늘치킨 맛.

 

 

그런데 정말 신기한 점이 자꾸 손이 간달까요. 양은 꽤 되었는데, 자잘해서 그런지 굉장히 먹기 쉽고, 마늘이 단백하니 기름기를 확 잡아주어서 느끼함도 전혀 없고, 다른 치킨에 비해 물리지가 않아서 좋더라구요. 알쓸이지만 술안주로도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티비보면서 아주 편하게 먹다보니 금새 끝까지 맛나게 먹었네요. 솔직히 특별한 맛을 기대하는 분들께는 살짝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숙소에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음식을 찾으신다면 한번쯤 먹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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