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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배우의 오랜만의 복귀라는 소식만으로도 이 드라마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바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인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런지.
박하경 여행기 소개
<박하경 여행기>는 2023년에 웨이브에 공개된 드라마인데요. 연출은 <도리화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찍었던 이종필 감독이 맡았더라구요. 이번 <박하경 여행기>가 이종필 감독의 첫 드라마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보다는 오히려 단편 영화적인 느낌이 더 강하더라구요.
박하경 여행기
방영 : 2023
채널 : 웨이브
회차 : 8부작
출연 : 이나영, 박세완, 구교환, 길해연, 조현철, 한예리, 심은경, 서현우, 박인환, 선우정아
드라마는 주인공 박하경이 매주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만남을 그리고 있는데요. 여행기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굉장히 잔잔하고 편안한 시각적 즐거움을 줍니다.
매회 약 25분의 굉장히 짧은 런닝타임에 8부작밖에 되지 않아서 가볍게 보기 좋은데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라 그런지 영상 퀄리티가 꽤 높아서 오히려 적은 분량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줄거리
박하경은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인데요.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고 바쁘고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갈 즈음 그녀는 미치기 전에 딱 하루만 마음되로 되지 않는 일상을 벗어나기로 합니다. 누구나 삶에서 한 번쯤 찾아오는 사라지고 싶은 그 순간, 그녀는 오직 딱 하루 토요일만 여행을 떠납니다.
관광도 머뭄도 없이 그저 떠남 자체의 의의를 두고 무작정 꽃히는 곳으로 향하죠. 그곳에서 그녀는 발길 닿는 곳에 마음이 이끄는 방향으로 계속 돌아다니며 그 곳에서 독특한 사람들을 하나 둘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소소한 기적같은 하루를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죠.
큰 목적없이 일주일에 단 하루의 떠남은 그녀의 삶에 큰 위안과 힐링의 시간을 가져다 줍니다. 그 덕분에 그녀는 다시 또 일주일의 나머지를 살아갈 힘을 얻게 되죠.
4년만의 복귀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 4년에 <박하경 여행기>로 돌아온 이나영 배우의 모습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 자체가 박하경같은 느낌이였습니다.
꾸준히 다작하는 배우가 아니라 자주 보기 힘들지만 늘 본인만의 개성적인 연기력으로 엄청난 캐릭터를 소화했던 배우라 항상 믿음감이 있는데요. 비록 전작은 보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네 멋대로 해라>와 <아일랜드>에서의 모습이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전에는 강력하고 다소 연기하기 쉽지 않은 역할들을 많이 맡았다면, 이번 드라마에서 명량한 유랑기라는 주제만큼이나 힘을 확 빼고 가벼워진 모습이 느껴지더라구요. 덕분에 볼 때도 힘들이지 않고 멍 때리듯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직접 떠나진 않았지만,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서 절로 힐링이 된달까요.
화려한 캐스팅
드라마 속에서는 매회차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이나영만으로도 이미 아우라가 상당한데, 짧게 등장했단 사라지는 조연 캐릭터들을 맡은 배우들도 배우 쟁쟁하게 캐스팅되었더라구요. 진짜 이렇게 한 자리에 모으기도 쉽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에피소드에 따라 굉장히 짧게도 조금 더 연속해서 나오는 캐릭터도 있는데요. 워낙 개성들이 강하다 보니 매회 에피소드마다 확실한 포인트와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고 나면 다음 편에서는 누가 나올까 절로 기대하게 되는 이런 소소한 재미도 있더라구요.
전체적으로 에피소드들은 가벼우면서도 유쾌하게 흘러가는데요. 하지만 생각지 못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다소 뭉클하게 마무리되는 에피소드들도 있어서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어요.
꿈과 세대차이, 생각지 않게 불거진 다툼, 불연듯 여행지에서만 뜻밖의 러브스토리 등 각 에피소드에서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여행지에서의 낭만도 살포시 담겼는데요.
힘들었던 일상에서 위안을 줄 만큼 너무 과하지도 않으면서도 딱 적당히 마음에 파동이 일 정도로의 에피소드여서 단만극을 보는 듯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멍하니 바라봐도 좋은 힐링드라마
요즘 OTT드라마들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는 듯 한데요. 분명 자극적인 작품은 몰입도가 상당해 재미는 크지만, 대신 정신적인 소모력이 너무 커서 후유증이 심한 것 같아요.
더불어 일상이 너무 바쁘고 지친다면 오히려 이런 자극없이 흘러가는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이야기가 힐링하기에는 제격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드라마는 딱 멍때리기 좋은 부담없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엄청난 사건과 서사가 있는 건 아니여서 빅재미를 요하진 않지만, 진짜 즉흥적으로 떠났을 때 여행이 주는 묘한 설렘과 리프레쉬되는 느낌을 가져다 주거든요.
드라마에서는 해남, 군산, 부산, 경주, 제주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가득 나오는데요. 보면서 저도 박하경처럼 하루 날잡아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더라구요. 그동안은 어디를 가고싶다던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다녔던 것 같은데, 가끔은 이런 무계획적인 여행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특정하게 계획이라고 하면 빵을 좋아하니까 빵지순례정도랄까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떠남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미약하나마 자신의 지루한 일상에 변화를 줄 수 있으니 한 번쯤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머리를 가볍게 비우고 싶다면 추천
사실 이런 류의 간단한 에피소드 형식의 드라마는 주로 일본 드라마에서 많이 봤던 것 같은데요. 국내의 경우에는 시청률이나 흥행면에서 유리하지 않은 이런 형식이라 잘 만들지 않았는데, 웨이브에서 이나영을 주인공으로 이런 드라마가 나왔다니 참 반가운 일인 것 같아요.
다만 아쉬운 점은 엄청난 캐스팅과 높은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고작 8부작밖에 안 된다는 점인데요. 딱히 시즌2를 염두하고 만든 것 같진 않아서 다음 편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 하네요. 한편으로는 그저 심플하게 떠났던 박하경처럼 이 드라마의 소박한 에피소드 분량도 어찌보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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