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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책을 봤더니 자꾸 알고리즘으로 관련 책들을 소개해줘서 얼떨결에 연달아 보게되는 요즘인데요. 이번에는 SF장르의 소설인 이윤하 작가의 <호랑이가 눈뜰 때>를 읽게 되었네요.
호랑이가 눈뜰 때 책소개
우리나라 옛 설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맹스러운 호랑이가 주인공이 작품인데요. 늠름한 호랑이가 가득 그려진 표지만 봐도 한국적인 기운이 물씬 납니다.

그동안 미국 작가가 쓴 한국적인 소재의 작품이라고 해도 주로 역사 소설 위주로 봤던터라 과연 SF로는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하더라구요. 자칫 아시아적 소재가 미국으로 넘어갔을 때 굉장히 요상하게 바뀌는 것을 많이 봐서 우려가 동시에 되었지만 그래도 기대가 더 앞섰습니다.
작가 소개
이 소설을 쓴 이윤하 작가는 한국계 미국인인데요. 어릴 때부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성장했던터라 한국 문화를 상대적으로 많이 접한 듯 합니다. 그녀는 주로 한국 문화와 SF 세계관을 결합한 아주 독특한 세계관을 주로 펼친다고 하는데요. 데뷔 소설을 포함해서 꽤 저명한 SF소설 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호랑이가 눈뜰 때>라는 작품 이전에 시리즈 격으로 <드래곤 펄>이라는 작품이 먼저 나왔더라구요. 시리즈의 경우 순서대로 읽는 것이 제일 베스트였겠지만, 개인적으로 호랑이가 들어간 소재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너무 궁금해서 그냥 신간을 먼저 읽기도 했습니다. 읽어보고 취향에 맞으면 <드래곤 펄>도 읽어보려고요.
간단 줄거리
호랑이령의 주황 부족의 일원인 13살 세빈은 환 삼촌처럼 우주군 선장이 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는데요. 호랑이로 변신하는 훈련을 열심히 하던 어느 날 그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동시에 도착하게 됩니다.
좋은 소식은 세빈이 드디어 꿈구던 우주군 생도로 선발되었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그와 동시에 존경하던 환 삼촌이 반역죄로 기소되어 쫓기고 있다는 나쁜 소식도 듣게 됩니다.
기쁨과 슬픔도 잠시 드디어 날짜는 다가오고 세빈은 우주군에 입대하기 위해 떠나게 됩니다. 그곳에 새로운 동료와 더불어 환 삼촌에 대한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되죠.
아쉬운 소재 활용
호기심에서 읽긴 했지만 이 책을 통해 톡톡히 알 수 있었습니다. SF장르가 안 맞다는 것을 말이죠. 개인적으로 SF장르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특히나 우주 소재는 너무 흥미가 안 생기더라구요. 그런데 <호랑이가 눈뜰 때>는 바로 이 흥미롭지 않은 우주 소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과연 호랑이와 설화적 요소를 어떻게 활용할까에 대한 기대와 달리 생각보다 이름이나 지명뿐 특별히 한국적 요소가 엄청 강렬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왕이면 좀 더 강렬하면서도 신박하게 담기기 바랬는데, 생각보다 많이 옅었달까요. 딱 미국인이 썼을 법한 아시아 소재여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때문에 엄청난 호평 일색의 찬사 문구가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진 않더라구요. 아무래도 SF장르를 선호하지 않아서 더욱 재밌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어요.
후기를 보는 저와 달리 아주 흥미롭게 읽으신 분들이 많던데 오히려 그 분들이 부럽더라구요.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밌게 읽고 싶었거든요. 사실 애당초 소설을 잘 읽지 못해서 그런 책이 드물긴 합니다.
그래도 색다른 시도는 굳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기에 확실히 이 책은 제 취향이 아니여서 영 진도가 안 나가더라구요. 하지만 확실히 한국적 설화와 SF의 만남은 이색적이긴 했던 것 같습니다.
거기다 주인공의 성정체성이 논바이너리로 나와서 여러 가지로 새로운 시도가 들어간 만큼 조금은 대중적으로 낯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주인공에게 이러한 정체성을 부여한 이유에 대해 이윤하 작가는 자신의 논바이너리 친구들이 평소 소설을 읽으면서 공감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번쯤 논바이너리 캐릭터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써 보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그 덕분인지 소설에서는 이러한 성별이나 여러 가지를 특정하게 규정하기 보다는 자유로우면서도 존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영상화 확정
읽고 나서 알게 된 사실로 놀라운 것은 벌써 이 작품이 디즈니 플러스에서 시리즈 영상화가 결정되었다는 점인데요. 저에게는 딱히 흥미롭진 않았지만, 첫 출간된 미국에서는 꽤 많은 반향을 일으켰나 봅니다. 그래도 좋은 작품이고 흥행작이니 영상화가 결정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합니다.
우주 배경에 설화적 요소의 결합이라 영상화가 쉽진 않지만, 혹시 나오면 꼭 보게 될 것 같네요. 소설이 완전 취향은 아니였지만 읽고 나니 첫 시리즈 책인 <드래곤 펄>의 내용도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책과 이어지는 인물이 있거든요.
한국계 미국인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전적 스토리를 가득 담은 소설들을 많이 내고 있는 요즘. 그래도 다양한 장르에서 우리 나라 소재가 담기는 것이 신기하기도 해도 괜스레 뿌뜻해지는 요즘입니다. 혹시 SF장르를 좋아하신다면 미국에서 먼저 호평받은 친숙하면서도 독특한 세계관의 소설 <호랑이가 눈뜰 때> 시간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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