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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에서 영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전편에 이어 나머지 소설작품들도 차례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미발행 소설의 경우 해외표지로 대체했으니 이점 참고부탁드립니다.
찰스 디킨스 대표작 소개 (연도순)
8. 데이비드 코퍼필드(1849 - 1850)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찰스 디킨스가 가장 좋아했던 작품이자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가장 많이 담긴 소설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유복자로 태어난 중산층의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어머니와 유모와 함께 행복하게 살지만, 곧 어머니가 재혼하게 되면서 온갖 불행에 처하게 되고, 마지막 희망인 괴짜 고모할머니를 찾아가는 여정에서도 다사다난한 일을 겪게 됩니다.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인 만큼 수차례 영상화가 되었는데요. 제일 유명한 작품은 1999년 버전으로 무려 아역으로 <해리포터>로 유명해진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등장합니다. 2019년에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출연했던 데브 파텔이 주인공으로 한 <더 퍼스널 히스토리 오브 데이빗 코퍼필드>가 개봉했는데요. 아쉽게도 두 작품 모두 국내에선 볼 수 없었습니다.
9. 황폐한 집(1852 - 1853)
<디킨시언>을 보면서 제일 관심이 갔던 작품이 바로 <황폐한 집>인데요. 국내에서는 <황폐한 집>으로 번역되긴 했지만, 원래는 작중 저택의 고유명사인 <블리크 하우스>가 원제입니다. 이 소설은 두 명의 서술자로 이야기가 교차되며 챈서리 법정과 레스터 데들록 경과 레이디 데들록을 둘러싼 사교계에 대한 묘사, 그리고 에스터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는데요.
당대 순종, 겸손, 근면 등을 여성의 이상적인 미덕으로 간주했던 억압적인 여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을 아주 생생하게 다룬 소설로 로맨스와 추리, 법정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명작입니다. 그 덕분에 <어려운 시절>, <리틀 도릿>과 함께 중기 대표작으로 손꼽히고 있죠.
BBC에서 1985년도와 2005년도에 TV시리즈물로 제작이 되었는데요. 2005년도 버전에는 무려 <X파일>의 질리언 앤더슨, <오만과 편견>, <위대한 개츠비>의 캐리 멀리건, <비커밍 제인>과 <남과 북>에서 출연했던 애나 맥스웰 마틴 등 너무 반가운 얼굴들이 많아서 정말 보고싶었는데요. 안타깝게도 볼 수 있는 곳이 없네요.
10. 어려운 시절(1954)
<어려운 시절>은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중 <크리스마스 캐럴> 다음으로 짧은 작품이자 런던으로 배경으로 하지 않은 유일한 소설이라고 합니다. 이야기는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 북부의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산업 혁명 시기의 도시의 분위기와 노동 계층의 현실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자본주의를 강렬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국내에 번역본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많은 인지도가 있는 작품은 아닌데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교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에 등장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BBC에서 1994년 TV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진 버전이 있는데요. <로키>에서 클래식 로키로 나왔던 리처드 E. 그랜트가 주연으로 나왔더라구요.
11. 작은 도릿(1855 - 1857)
<리틀 도릿>은 국내에 <작은 도릿>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줄거리는 가족의 막내로 태어난 주인공 에이미 도릿이 채무자로 런던에 있는 마샬시 채무자의 감옥에서 자라게 되고, 20년이 지난 후 아서 클레넘이 에이미에게 나타나고 그녀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실제 찰스 디킨스의 아버지가 수감되었던 감옥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소설을 통해 죄짓지 않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게 된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면서 당시 무능했던 정부와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이야기입니다. BBC에서는 2008년에 이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었는데요. 무려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 매슈 맥패디언이 출연하네요.
12. 두 도시 이야기(1859)
<두 도시 이야기>는 찰스 디킨스 소설 중에서 종교적 경전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행본이라고 하는데요. 프랑스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 소설로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마네트 박사와 고운 딸 루시, 그리고 스스로 귀족의 신분을 버리고 영국에서 살아가는 찰스와 변호사 시드니 카턴을 중심으로 로맨스와 복수극을 선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높진 않지만 해외에서는 많은 영화와 뮤지컬로 꾸준히 만들어질 정도로 굉장한 대작인데요. 디킨스의 작품들 중 이야기 구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적인 비판이 아니라 개인적인 스토리에 초점이 맞춰져 가장 디킨스답지 않은 작품으로도 평한다고 합니다.
13. 살인자 선장(1860)
<살인자 선장>은 <보모 이야기>라는 단편 소설을 재출간한 소설인데요. 이야기는 화자가 어릴 적 들었던 식인을 즐기는 한 상류층 선장에 관한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시작되는 잔인 호러물인데요. 국내에는 정식 번역은 <세계 호러 단편 100선>이라는 책에 짧게 등장합니다. 그 외에는 전자책 버전으로만 있네요.
14. 위대한 유산(1860 - 1861)
<위대한 유산>은 찰스 디킨스 후기의 대표작인데요. 가난한 고아로 순수했던 주인공 핍이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 후견인에 의해 막대한 유산을 받기로 하고, 런던으로 건너가 신사수업을 받으면 잠시 거만해졌다가 사랑을 통해 진정한 위대한 유산이 무엇인가를 깨달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해외에서는 유산이 아닌 유산을 받고 어떻게 변해가는가에 대한 초점을 맞춰 '막대한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민음사 버전이 가장 유명한데요. 개인적으로 민음사 세계문학 판본을 좋아하지 않아서 읽기 힘들까봐 조금 걱정되긴 합니다.
<위대한 유산>은 워낙 유명한터라 영화와 드라마화가 많이 되었는데요. 1946년작 영화 버전이 원작에 가까워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 하나 유명한 버전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맡은 1998년 영화인데요. 무려 주인공이 에단 호크와 귀네스 팰트로인데 현대 미국으로 배경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 BBC에서는 꾸준히 이 작품을 리메이크해오고 있는데요. 웨이브에서는 찰스 디킨스 200주년 특집으로 3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진 2011년도 버전 <위대한 유산>을 볼 수 있었는데 나름 재밌어서 1999년 BBC 드라마도 봐 보고 싶었는데 볼 곳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네요. 더불어 2023년에는 새로운 버전이 나왔는데요. 해외평은 그다지 좋진 않네요.
15. 우리 모두의 친구(1864 - 1865) - 국내 미번역
<우리 모두의 친구>는 벨라라는 여성과 결혼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은 부유한 상속인이 존 하몬이 어느 날 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결혼과 유산을 둘러싼 감춰진 진실을 찾아 나서는 스토리인데 복잡한 스토리에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들로 인해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인데요. 추후 다시 재평가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번역되지 않았는데요. 초기와 중기작품에 의해 상대적으로 인지도도 매우 낮고, 해외에서도 그렇게 유명한 작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1998년도에 TV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진 버전이 있네요.
16.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1870)
드디어 마지막 작품인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인데요. 국내에는 <로스트>로 번역된 이 작품은 찰스 디킨스의 미완성 유고작이라고 합니다. 내용은 클로이스터 햄 마을에서 미모의 여인 로사 버드를 약호녀로 둔 에드윈 드루드라는 청년이 괴한에 의해 납치되면서 시작되는데요.
수색중 그의 소지품이 발견되고, 경찰들은 살해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마을사람들을 마구 수사하면서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나갑니다. 안타깝게도 중간에 찰스 디킨스가 뇌졸중으로 사망하며 유작이 되어버렸는데요. 그의 사후 영국과 미국에서 미완성 원고를 토대로 여러 버전의 완결본을 내는 그야말로 추리배틀이 벌어지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고 합니다.
결국 이러한 추리배틀 덕분에 이 작품은 더욱 유명해지고, 현재까지 찰스 디킨스 작품 중 최고 걸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게 되었죠.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번역이 잘 안 이루어졌습니다. 유일한 찬섬 출판사 번역본은 끔찍한 번역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그마저도 절판이 되었고, 2017년에 간신히 B612북스에서 새 번역본이 나온 상황입니다.
아마도 완성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출간이 잘 안 되는 느낌인데요. 아마 완성이 되었다면 단연코 많이 출간하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드라마화는 BBC에서 2012년에 TV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졌는데요. 다른 작품들에 비해 그나마 최근작에 가까워서 그런지 퀄리티가 좋아보입니다. 이 작품도 기회가 된다면 꼭 보고싶네요.
이렇게 16편의 대표작들을 모두 소개해보았는데요. 아무래도 영국의 대문호로 유명해서 그런지 BBC에서 거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모두 영상화되었더라구요. 다만 안타까운 점은 국내에서 BBC 작품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죠. 클래식한 느낌을 잘 내는 BBC라 개인적으로는 <리틀 도릿>, <블리크 하우스>,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이 가장 보고싶네요.
사실 마음 같아서는 소개해드린 모든 작품을 다 보고 원작과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큰 데, 아쉽게도 볼 길이 없네요. 국내 미발행과 단편을 제외하고도 11개의 소설을 읽을 생각인데요. 워낙 분량이 많기로 유명한 책들이라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전쟁과 평화>도 무척 힘겹게 읽어서 살짝 걱정되긴 하는데요.
그래도 무거운 전쟁사나 역사물이 아닌 다양한 계층의 다채로운 이야기 형식이라 개인적으로 더 취향에 맞아 재밌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추후 소설과 영상물을 보게되면 차례대로 리뷰를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은 번역본 추천까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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