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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고 여러 제작사에서 2024년 뮤지컬 라인업이 빠르게 올라왔는데요. 코로나 상황에도 온라인과 영화관을 종횡무진할 정도로 뮤지컬에 빠져살았던 적이 있는데, 요새는 물가도 오르고 덩달아 뮤지컬값도 엄청 오르면서 많이 부담스럽더라구요. 심지어 탈덕을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사실 전보다는 상대적으로 열정이 많이 사그라져서 작년에도 라인업 포스팅을 안 했고, 올해도 안 할 예정이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바로 보고 싶은 작품이 생겼기 때문이죠. 이렇게 한 해의 짱짱한 라인업만 보면 또 다시 덕질의 불씨가 피어오르네요. 올해 예정작들이 모두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 보고싶은 작품만 간단히 소개해보겠습니다.

 

 

 

 

2024 뮤지컬 라인업 보고싶은 작품 소개


1. 디어 에반 핸슨

디어에반핸슨

 

3월 28일 - 6월 23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에스앤코


 

드디어 국내에 <디어 에반 핸슨>이 상륙합니다. 그렇게 보고싶다고 애원할 때는 안 오더니 이렇게 갑자기 딱 라인업에 올라오네요.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은 사회불안장애에 시달리는 소년 에반이 심리 치료의 일환으로 쓴 편지가 동급생의 죽음과 얽히게 되며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상을 수상할 정도로 굉장한 화제작입니다. 넘버가 무척이나 좋아서 국내에 공연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마니아층을 두고 있는 작품이죠. 벌써 국내 스케줄과 캐스팅이 나왔는데요. 에반 역에 김성규, 박강현, 임규형 배우가 캐스트 되었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더블캐스팅>에서 봤었던 신예 임규형 배우가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원래 이 작품은 절대 해외에 안 내보낼거라는 말이 많아서 평생 못 보는 건가 싶었는데요. 최근 스토리가 재조명되면서 브로드웨이에서는 막을 내리고, 개봉된 영화 버전 또한 참혹하게 망해버리면서 이렇게 국내에서 볼 기회가 온 건지 모르겠네요. 비록 영화는 아쉬웠지만 뮤지컬은 무대에서 봐야 제대로가 아닌가 싶어서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2. 헤드윅

헤드윅

 

3월 22일 - 6월 23일

샤롯데씨어터

쇼노트


 

꾸준한 인기 덕분에 스터디셀러로 거듭난 뮤지컬 <헤드윅>이 14번째 시즌으로 돌아옵니다. 뮤지컬 <헤드윅>은 독일이 분단되어 있던 시절 동독에서 태어나 자유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성전환 수술을 했으나 실패한 트랜스젠더 로커 '헤드윅'과 밴드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콘서트 형식의 작품인데요.

 

여자도 남자도 아닌 상태에서 많은 시련들을 겪으며 상처로 얼룩진 인생을 살며 방황을 하던 헤드윅이 자신의 삶을 관객들에게 차근차근 들려줍니다. 사실 주인공만 보면 성소수자의 이야기인가 싶을 수 있지만, 자신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모든 사라들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때문에 마니아층에게만 인기가 있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꽤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중점이 되어 자신으 이야기를 하는 연출에 2인극이라 중극장이 잘 어울리는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놀랍게도 이번에는 샤롯데에서 한다고 해서 조금 놀랍습니다. 뭔가 좀 안 어울리는 듯 하기도 한데 과연 어떨지 올라봐야 알겠죠?

 

 

 

3. 그레이트 코멧

그레이트-코멧

 

3월 26일 - 6월 16일

유니버설아트센터

쇼노트


 

소설 <전쟁과 평화>를 각색하여 굉장히 실험적인 연출로 큰 화제를 안겼던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도 재연으로 돌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원작을 인상깊게 봤던터라 더욱 관심이 갔었는데요. 초연에는 홍광호가 캐스팅되면서 엄청 열을 올려 포스팅을 썼던 기억이 있는 아주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무대와 객석 구분이 없는 이머시브 공연인데요. 극중에 악기도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라이브 난이도를 보이는 작품입니다. 사실 성스루 뮤지컬이라 호불호가 있지만 충분히 한 번쯤 볼만한 매력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쉽게도 초연때는 코로나로 인해 극의 자유로움을 제대로 만끽하기 어려웠다는 아쉬움이 있던데, 이번에는 코로나도 마스크도 없기 때문에 더욱 극에 몰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캐스팅에서 인상적이였던 피에르 역에 하도권 배우였는데요. 알고 보니 성악과 출신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과연 어떤 피에르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4. 천 개의 파랑

천-개의-파랑

 

5월 12일 - 26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서울예술단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대상을 수상한 천선란 작가의 동명 SF소설 <천 개의 파랑>이 뮤지컬로 나온다고 합니다. <천 개의 파랑>은 로봇들이 보편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우연히 인지 능력 칩이 들어간 휴먼노이드 기수 '콜리'가 연골이 무너져 안락사할 위기에 처한 말 '투데이'를 위해 스스로 낙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인간과 동물 그리고 로봇이 종을 넘어 연대하는 아주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합니다. 아직 소설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꽤 서점에 자주 비춰 익숙한 표지라 뮤지컬로 탄생한다는 소식이 더욱 반가웠는데요. 그런데 공연을 만들고 준비하는 데 꽤 오래 걸릴텐데 한달도 안 되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만 공연된다는 게 벌써 아쉬운 느낌입니다.

 

 

 

5. 4월은 너의 거짓말

4월은-너의-거짓말

 

6월 27일 - 8월 2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이 따뜻한 늦봄에 국내에 초연될 예정인데요. 이 작품은 동명 일본 만화 원작으로 일본에서 먼저 뮤지컬로 제작되었는데요. 이번에 EMK에서 2015년 <팬텀> 이후 오랜마에 라이선스 공연 신작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4월은 너의 거짓말> 는 피아노 천재 고등학생 코세이가 엄마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더 이상 피아노를 치지 못하던 어느 날 우연히 자유롭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소녀 카오리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변화를 그리고 있는 청춘물인데요. 뻔한 클리셰적인 스토리이지만 빼어난 연출과 섬세한 감정선으로 명작으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죠.

 

 

이번 작품은 라이선스지만 논 레플리카 방식으로 제작된다고 하는데요. 화려한 연출로 유명한 EMK이라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심지어 <지킬 앤 하이드>, <웃는 남자>등 국내에 큰 인기 넘버를 만든 미국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일본 하이틴 장르에 첫 도전하는터라 더욱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6. 베르사유의 장미

베르사유의-장미

 

7월 12일 - 10월 13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EMK뮤지컬컴퍼니


 

아주 오래된 명작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도 올해 첫 초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도 EMK가 제작을 맡았는데요. 심지어 음악은 <프랑켄슈타인>의 이성준 작곡이라니 더욱 엄청나게 극적인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가 되네요. 

 

<베르사유의 장미>는 슈텐판 츠바이크의 역사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일본 만화인데요. 실존 인물 마리 앙투아네트와 남자로 살아가야 했던 여자 오스칼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만화 자체는 너무 유명한데 실제로 본 적은 없고, 예능에서 영상이나 짧은 짤로서 많이 익숙한 작품인데요.

 

 

이번 뮤지컬에서는 아무래도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와 스토리를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실존 인물인 마리와 페르젠은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가상 인물인 오스칼이 중점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 캐스팅이 더욱 중요하다 느껴지는데요. 바로 떠오르는 인물은 바로 차지연 배우였네요. 오스칼에 너무 찰떡이지 않나요.

 

 

 

7. 하데스타운

하데스타운

 

7월  - 10월

샤롯데씨어터

에스앤코


 

뮤지컬 <하데스타운>도 다시 돌아옵니다. 한국에 최초로 초연 당시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형식의 뮤지컬인데다가 왠지 국내에 또 안 올 것 같아서 엄청 힘겹게 티켓팅해서 본 기억이 있는데요. 이렇게 또 돌아오다니 감격적이네요.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 대한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인데요. 미국의 대공항을 연상시키는 여러 설정에 고퀄리티 재즈 넘버 그리고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연출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송스루 뮤지컬에 무대 전환이 없어 호불호는 있지만 무조건 한 번은 볼 가치가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죠.

 

사실 마음 같아서는 돌아온게 반가워서 또 보고 싶지만 텅장이라 볼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하지만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 과연 이번 캐스팅은 어떨지 궁금해서 살포시 들여다는 볼 것 같습니다.

 

 

 

8. 킹키부츠

킹키부츠

 

9월 - 11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CJ ENM


 

개인적으로 정말 보고 싶은 <킹키부츠>도 올해 돌아옵니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동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폐업 위기에 처한 구두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아름다운 남자 '롤라'가 특별한 신발을 만들어 공장을 살려내는 이야기인데요. 

 

 

유쾌하고 즐거운 스토리와 흥겨운 넘버가 매력적인 작품으로 항상 보고싶다 노래를 부르는데 항상 다른 작품에 밀려 못 보고 있습니다. 보통 2년마다 공연이 되는 듯 해서 올해 못 보면 내후년이 되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서 조바심이 나는데요. 과연 올해 볼 수 있을까요? 흥겹고 유쾌한 극을 좋아하신다면 올해 놓치지 말고 꼭 보시길 바랍니다.

 

 

 

9. 알라딘

알라딘

 

11월 중

샤롯데씨어터

에스앤코


 

사실상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바로 이 작품 때문이죠. 디즈니 명작 <알라딘>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초연된다고 합니다. 사실 디즈니 작품이 국내에 공연되는 게 참으로 어려운데요. 심지어 이번에는 한국어 버전이라 더욱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디즈니 작품이라 가격이 또 얼마나 후덜덜하게 측정될지 우려가 되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항상 추천하는 작품 중 하나라 이번 기회에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피켓팅도 어마어마할 것 같아 벌써 겁이 나네요.

 

 

이번 <알라딘>을 계기로 디즈니와 계약한 제작사 측에서 향후 국내에서 선보이지 않은 다른 디즈니 작품도 올라올 예정이라고 해서 내년도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과연 어떤 작품들일지 궁금하네요. 디즈니 작품은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 좋은 대중적인 뮤지컬인데요. 심지어 화려한 볼거리가 더해지니 더욱 이번에 놓치면 안 될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10. 이프덴

이프덴

 

12월 - 2025년 3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쇼노트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바로 뮤지컬 <이프덴>인데요.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공연될 예정이네요. 뮤지컬 <이프덴>은 2014년 브로드웨이 초연되었는데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을 제작한 팀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뮤지컬 <이프덴>은 이혼 후 12년만에 뉴욕에 돌아온 도시 계획가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리즈'와 '베스'라는 다른 인생으로 살아가는 이야기인데요. 미국식 섹드립과 욕설 등으로 높은 관람가에 하드한 극이지만  초연 당시 두 삶을 분리한 매력적인 연출과 진한 감정선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호평 속에 막을 내린 작품입니다.

 

막공까지 매진이 될 정도로 성공리에 끝난 작품이라 그런지 1년 만에 빠르게 다시 돌아왔네요. 스토리만 들었을 때는 얼핏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본 사람들의 후기에 의하면 생각보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고 해서 한 번쯤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탈덕은 잠시 보류

이렇게 10가지 올해의 기대작을 소개해보았는데요. 사실 여기에는 <시카고>, <프랑켄슈타인>, <지킬 앤 하이드> 등 엄청난 유명한 대작들은 다 빼놓은 상황인데요. 사실 너무 유명한 극은 일부러 빼고 새로운 것 위주에 개인적으로 보고픈 작품을 골라놓은거라 보는 분들에 따라서 원하는 작품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더 많은 올해의 라인업들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매거니 <더 뮤지컬> 기사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올해도 정말 쟁쟁한 라인업 공연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데요. 가능만 하다면 다 보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불가해서 보고 싶은 작품 한 개만 봐도 올해는 티켓팅 성공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피켓팅 경쟁에 뛰어드는 것도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닌데요. 비싼 내 돈 주고 왜 이래야 하나 현타가 온 적이 한 두번이 아닌데 거기에 말도 안되는 색칠 좌석을 볼 때면 탈덕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하지만 또 이렇게 새해에 라인업을 볼 때마다 새로운 신작 소식에 마음이 들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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